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자의 첫 일정은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였습니다. 조 당선자가 현충원에 공식적으로 참배하는 것은 처음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보통 대통령이나 당 대표 등이 새로 선출되면 당선자를 중심으로 좌우에 큰 무리를 이루어 현충탑 앞을 향해 걸어옵니다. 그런 그림에 익숙한 제게 조 당선자와 수행팀장 단 둘이서 걸어 오는 단출한 모습은 좀 어색해 보이더군요.
조 당선자는 참배 후 현충문 앞에서 방명록을 썼습니다. 대여섯 명의 사진기자들이 그를 둘러쌌습니다. 많은 눈이 지켜보는 중에 쓰는 글이 어색한 지, 극적인 당선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았는지 방명록 글이 흔들렸습니다. ‘아이들과 교육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는 글은 떨리듯 방명록에 새겨졌습니다. 이도 제겐 낯설었습니다.
차에 탑승하는 그를 찍기 위해 사진기자들이 승합차 옆에 섰습니다. 차에 타려던 그가 주춤 주춤 카메라를 향해 돌아섰습니다. 돌아섰으나 카메라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난감했던 모양입니다. “축하드립니다”라고 기자들이 인사하자, 기자들에게 손을 불쑥 내밀어 악수를 청했습니다. 그리고 “고생 많았습니다”라고 기자들을 격려합니다. 카메라를 향해 손 한 번 들어 달라는 부탁을 하자, 손을 들며 “카메라 앞에서면 쑥스러워서...”라고 말보다 더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지요.
조 당선자는 차 문을 닫으려다 다시 열고 고개숙여 인사를 하며 다음 일정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그를 이런저런 정책 토론회 등에서 여러 차례 보았지만, 저는 학자의 모습 이상은 읽어낼 수 없었습니다. 학자의 양심일까요? 그를 만만치 않은 서울시 교육의 수장 자리에 불러낸 것이. 참 묘하게도 그의 어색해 하는 모습에서 호감과 신뢰가 생겨 나더군요.
대한민국 교육행정이 뜻처럼 그리 쉽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아버지의 인지도를 폭발적으로 끌어 올린 당선자 아들의 글을 보며, 그 어렵다는 '자식 농사' 하나 끝내주게 지은 사람이라면 '괜찮은 선택'이라는 믿음을 가져 봅니다.
사랑하는 제 딸래미가 조희연 당선자의 임기 동안 고스란히 영향을 받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yoonjo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