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빈단이란 단체가 있다. 단장은 홍정식.
회원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대외활동은 거의 홍씨의 1인 시위가 대부분이다.
홍씨는 전직 공무원으로 알려져 있다.
수 년 전부터 이 양반을 봐 왔지만 정말 '괴짜'다. 사회의 각 종 이슈의 현장에는 항상 홍씨가 있다. 비리, 부패사건, 일본의 독도, 교과서 망언 등 어김없이 나타나 고함을 지르며 액션을 취한다. 소위, 선수들(사진기자)이 말하는 그림되는 액션. 일본망언엔 일장기를 태우거나, 주한일본대사관 철제문에 매미처럼 달라 붙어 구호를 외치고, 부패사건엔 '이태리 타올', '몸빼바지' 등 기발한 물건들을 들고 나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젠 그의특허가 됐다.
비슷한 형식의 1인 시위를 반복적으로 하다보니, "또 활빈단이냐?" 며 사진취재를 자제하는 현상까지 일어났다. 작년인가 한참을 잠수탄다 싶더니 홍씨는 여름 어느날 강릉 앞바다에 나타나 '휴가철! 정조를 지켜라'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외치는 사진이 통신사진으로 올라왔다. 며칠 차이를 두고 속초, 부산 등 지방투어 사진들을 볼 수 있었다. 주무대인 서울에서 취재자제 대상이 되자, 지방으로 눈을 돌리며 호흡을 가다듬는 것이다.
한참만인 오늘 그를 봤다. 쓰레기 만두소로 사회가 들썩이자, 식약청과 경찰청 앞에서 단속소홀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구호를 외치는 틈틈히 "어디 신문이냐?" 물어보는 여유도 있고, 셔터가 터지는 타이밍에는 구호와 함께 거친(막는 경찰을 세게 밀치는 등)액션을 보여준다. 얄미울 정도로 언론을 이용하지만, 독특하고 열정적으로 세상을 사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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