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집회풍경!

나이스가이V 2004. 6. 14. 17:29
지금 서울 신라호텔에서는 세계경제포럼 아시아회의가 열리고 있구요. 어제는 그 포럼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있었습니다. 이 회의의 성격을 아시아의 신자유주의 정착, 기업의 이익추구와 군사주의 강화로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인도, 네팔, 일본 등 아시아의 NGO회원들도 참여한 대규모 집회였습니다.

시위대가 대학로에서 출발, 신라호텔로 행진하는 동안 경찰의 움직임을 보면서 신라호텔인근에서 기다렸습니다. 호텔 주변에는 수 백대의 경찰버스가 깔리고 소방차와 방송차량들이 정렬해 있고 전경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시위대의 선두가 보이자 경찰 버스들이 움직여 대로를 가로질러 막아 섰습니다.다년간 각종 시위, 집회에 단련된 경찰들이 내부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진입저지 및 진압방법이란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길을 막은 경찰버스 위엔 나무판자로 짜서 만든 바리케이트와 방패를 든 경찰, 앵글을 고려, 버스로 올라간 사진기자들과 사진기와 캠코더를 든 경찰(주로 사복을 입고 있지만 짧은 머리 때문에 경찰 티가 남)들이 올라가 있습니다. 바리케이트엔 두 손바닥만한 구멍이 있는데요. 거기엔 지난 농민집회때 선보인 물대포의 포신이 나오는 곳이지요. 어제 물대포 진압은 없었지만 준비는 돼있었습니다. (아래에 보이시죠?)




버스로 막지 못하는 인도 양끝에는 전경들이 몸으로 시위대를 막습니다. 그 한걸음 앞에는 선봉대가 전경과 마주보고 서있습니다. 그 사이에 비집고 서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사진기자입니다. 전경과 학생들이 위험한 만큼 기자들도 위험한 곳에 위치하고 있죠. 사다리를 밟고 서있기 때문에 주로 떨어져서 일어나는 부상이 많습니다. 가까이에서는 좁을 뿐 아니라 그림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기자들은 곳곳의 높은곳에 눈칫것 위치합니다.










시위대의 노래, 춤 공연, 구호와 대표발언 등이 한 사이클 정도 돌면 선봉대와 전경들의 한바탕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수차례의 진퇴가 있은 후,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한걸음을 사이에 두고 서 있습니다. 사진기자들은 격렬한 몸싸움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며 앵글을 잡고 있습니다. 리얼하고 가장 힘이 있는 사진을 얻기위한 경험에서 온 기다림이죠.(참 얄밉죠?)

 




하지만, 집회 과정에서 학생들과 전경들이 다치는 걸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이 역시, 사진기자입니다. 가장 가까이서 피흘리는 모습을 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치하고 있는 전경이나 학생들 모두 동생이나, 후배같거든요. 사진기자 역시 피흘리는 당사자가 될 수 있기에 전경과 학생, 기자 사이엔 왠지 끈끈한 전우애(?)가 흐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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