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딸아이는 잠이 많습니다. 토요일이면 어지간해 12시 전에 일어나는 일이 없습니다. 보통 낮 한두 시가 되어야 부스럭거리며 일어납니다. 지난 토요일 10시가 좀 넘은 시간에 눈 뜬 아이가 친구와 약속에 늦었다며 서두릅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날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에 가기 전에 친구랑 피켓을 만들기로 했다더군요. 딸래미가 주말 ‘오전에’ ‘스스로’ 일어나는 것은 저희 집에서는 사건입니다. 집회에 다녀온 아이의 손에는 현장에서 만들었다는 피켓이 들려있었습니다. 가상 ‘한국사’ 국정교과서 표지에 낙서한 피켓이었지요. ‘한국사’ 글자 위에 덮어 쓴 문구가 재밌습니다. 초등학생 때 국어책에도 ‘국어’를 ‘꿇어’로 바꿔 써 놓았던 것을 본 기억이 났습니다. 웹툰을 많이 봐서 다소 만화적인 표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