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회가 열리는 날은 부산스럽습니다. 국가정보원장이 출석하는 ‘비공개’ 회의이기 때문입니다. 국정원장이 회의장으로 입장하는 모습을 찍기 위해 기자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습니다. 지난 27일은 이병호 국정원장이 국정원의 해킹 의혹과 관련한 보고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국정원장이 오기 전, 요원(국정원 직원)이 확실한 이들이 기자들 사이에 섭니다. 동선을 확보하고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물리적 마찰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더위에 땀을 삐질 흘리며 좁은 복도에 촘촘하게 선 기자들은 예민해 집니다. 요원들이 동선을 확보하고자 시야를 가릴라치면 “안 보이니 뒤로 좀 붙어 달라” “안으로 안 들어 갈테니 앉을 수 없나”하고 살짝 신경전을 벌입니다. 사실 요원들이 아니더라도 국회 소속 경위들이 기자들과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