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

연기 경연장 된 청문회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누렸던 권세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해줍니다.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 재벌 총수 9명이 한꺼번에 출석했지요. 국회에서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취재진의 규모였습니다. 대통령이 국회에 와도 이날 규모의 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취재진의 규모로 권력의 크기를 가늠한다면 대통령 위에 재벌이 있는 것이지요. 이런 재벌들을 대거 출석시켰으니 최씨의 권력이 대통령 위에 있다 할 수 있겠지요. 의원들은 대기업 총수들에게 최순실의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의 대가성 등을 따져 물었습니다. 수없이 지켜본 청문회의 학습효과겠지만 재벌 총수들의 답변은 “잘 모른다” “보고 받지 못했다” “송구하다” 등의 발뺌과 변명의 말이 대부분이었지요. 특히 이날은 이재용 삼성전자 ..

국회풍경 2016.12.12

몸싸움

취재현장의 ‘몸싸움’은 사진기자들에게 일종의 '취재 기술'입니다. 몸싸움이란 것은 정당한 것이고 어깨를 부딪치면서도 동료를 배려합니다. 좁은 현장에서 어깨를 밀어가며 사진을 찍다가도 위치가 좋지 않은 동료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기도 하는 암묵적이고 신사적인 룰입니다. 밀려서 좋지 못한 결과물을 얻었다고 동료를 탓하며 화내면 쪼잔하고 무능한 자가 되어버립니다. 몸싸움은 거칠다기보다 밀고 밀림이 유연한 물의 흐름과 같았습니다. 최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롯데 집안의 사람들을 취재하면서 더 이상 '고상한' 몸싸움은 불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들어오던 모습을 뉴스 화면을 통해 봤습니다. 화면은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경호원과 취재기자, 사진기자, 영상기자들이 서로 엉겨 붙어 ..

사진이야기 201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