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날들입니다. 지난 몇 개월 개운하게 하루를 시작했던 날이 있었는지 가물거립니다. 이 비정상의 상태를 벗어날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는데 그 고민도 강박처럼 죄어옵니다. 어수선한 시국과 허무하게 먹고 있는 나이가 보태져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딘가로 좀 떠나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해법을 던져보지만 매인 몸이라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외장하드를 뒤졌습니다. 1년 전 요맘때 큰 맘 먹고 다녀온 파리 사진을 넣어둔 폴더를 찾았습니다. 문득 그때 찍었던 사진이 보고 싶었던 겁니다. 여행 갔다와서 ‘사진 몇 장 골라 뽑아야겠다’ 해놓고 그렇게 한 해를 무심히 처박아 두었습니다. 인화할 사진도 고를 겸 사진들을 다시 훑었습니다. 여행 전, 여행지에서 카메라를 내려놓으면 더 가까이,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