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올릴 게 참 없었구나”하는 방문자들의 의심과 염려를 감안하고 올립니다. 제겐 의미 있는 사진입니다. 보도사진이 아니니 객관성을 담보할 필요도 없지요. 우격다짐의 주관적 사진에도 관대해진 사진 환경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카메라 파인더를 들여다보고 나름 진지하게 기록한 숱한 사진 중에서도 몇 장만 골라지고 나머지는 지워져야할 운명을 맞습니다. 메모리카드를 열어보면 대체로 규칙적이고 가지런하게 배열된 사진 중에서 유독 거슬리듯 눈에 띄는 사진이 있습니다. 내가 눌렀지만 내가 누르지 않은 사진입니다. 나의 것도 아니면서 나의 것인 사진입니다. 대게 이런 사진은 카메라를 드는 중에 눌리거나, 걸어가다 골반 즈음의 살인지 뼈인지 모를 어정쩡한 부분에 건들려 찍힌 것이지요. 젤 먼저 삭제될 운명의 사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