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 2

밥 두 그릇

김의정씨(가명)는 홀로 사는 50대 남성입니다. 그는 가난하고 아픕니다. 이틀을 함께 보냈습니다. 다친 다리에 통증을 느끼면 12개의 알약을 털어 넣었습니다. ‘식후 30분’이라 써 있는데 식사는 먹는 둥 마는 둥 했지요. 애초에 ‘50대 고독사가 많다’는 뉴스에서 시작한 다큐였습니다. 고독사를 찍을 수 없어, ‘고독사 위험군’에 속하는 대상으로 섭외를 했습니다. 혼자 밥 먹는 모습을 찍고 싶었습니다. “평소 어떻게 드시냐?” 물었더니, “뭐 대충 고추장에 비벼서 먹는다”고 했습니다. 밑반찬도 없이 말이지요. 취재를 마무리할 무렵, 그가 쌀을 불려 밥을 지었습니다. ‘마지막 사진 컷이 되겠구나.’ 그는 반쯤 남은 카레 가루를 들어보더니 야채를 사왔습니다. 10500원을 썼습니다. 그에겐 가볍지 않은 지출..

사진다큐 2018.10.22

"당신이 가난을 알아?"

제가 사는 집 가까이에 백사마을이 있습니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는 곳이지요. 이사 와서 자주 다녔습니다. 끊어진 듯 연결되는 골목을 무작정 따라 걷는 게 좋았습니다. 골목이 주는 묘한 위안이 좋더군요. 미로 같은 골목을 뛰며 놀던 어릴 적 추억이 소환되곤 했습니다. 13년 전 ‘포토르포’라는 기획면에 사진과 글을 실었습니다. ‘달동네 골목골목 꿈이 익는다’는 제목으로 나간 기삽니다. 고단한 삶이 드러나는 곳이지만 골목마다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 속에서 꿈을 읽으려했습니다. 마지막 문장은 이랬습니다. “중계동 산104번지에는 여느 해바라기보다 고개를 더 길게 빼고 있는 해바라기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달’동네의 ‘해’바라기는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주민들이 심은 꿈이 아닐까.” 좀 오그라들지요..

사진다큐 2018.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