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 2

사람이 먼저

공구상가로 잘 알려진 을지로 일대의 재개발이 진행되는 과정에 논란이 빚어졌습니다. 을지면옥 같은 오래된 가게(노포)를 없애야 하느냐는 등 반대여론이 일자 서울시는 재개발을 다시 검토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요. 이 과정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습니다. 서울시의 입장이 발표된 뒤 논란은 조금 잦아들었습니다. 많은 기사들이 이미 나왔습니다만, 을지로를 사진으로 기록해보고 싶었습니다. ‘무엇을 찍어 의미를 담을 수 있을까.’ 무작정 골목을 걷고 또 걸었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띈 ‘무엇’은 손 글씨 간판이었습니다. ‘칠 벗겨진 낡은 간판 위에 정성스럽게 쓴 글씨와 점포의 작명과 역사에 담긴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이리저리 재다가 결국 ‘사람’으로 방향을 슬쩍 돌리고 말았습니다. 골목 안에는 30~..

사진다큐 2019.03.25

버터링쿠키와 아메리카노가 문득 그리워진 날에

1년 전 이맘 때 평창동계패럴림픽 출장에서 돌아왔습니다. 이후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만, ‘1년 전’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순간 그 사이의 많은 것들이 뭉텅 잘려나가 버리고 1년 전의 기억으로 즉시 빨려듭니다. 사진과 함께 기록된 기억은 좀 더 구체적인 기억으로 남는 모양이지요. 지난해 평창에서 올렸던 블로그를 찾아봤습니다. 하루하루의 단상을 써 모았던 글이 출장의 기억을 또렷하게 살렸습니다. 글의 시작은 “두서없이 떠오르는 생각을 일기처럼 모았다. 훗날 사진과 함께 돌아볼 때 입체적으로 기억이 소환될 것”이라 써 놓았네요. 동계올림픽에 비해 관심이 덜한 패럴림픽, 개회식 전에 이미 찾아든 피로, 미투·MB소환 등 굵직한 뉴스에 묻힌 대회, 규칙도 모르는 낯선 종목들, 동료 사진기자..

사진이야기 2019.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