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 2

크리스마스 선물

제주 출장 나흘째 밤입니다. 밤마다 다음날 아침 날씨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내일은 해가 떠 줄까. 새해 지면에 게재할(수도 아닐 수도 있는) ‘신년호’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매일 해 뜨기 전 시간쯤에 바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아침 날씨는 연일 ‘흐림’을 예보하고 있지만, 극적으로 하늘이 열리고 여명의 기운이 카메라 안에 들어오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지요. 제주에 오기 전 주간 날씨예보를 체크했고, 수요일(어제) 아침에는 원하는 느낌의 사진을 찍으리라 기대했습니다. 정작 당일 아침엔 구름이 잔뜩 끼었습니다. 뭐, 그런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출장 일정을 연장했고, 코로나에 들뜰 일 없는 크리스마스이브를 출장지에서 홀로 보내고 있습니다. 꼽아보니 송·신년호 사진을 찍기 위한 출장을 꽤 오랜만..

사진이야기 2020.12.24

마라도나를 위한 작은 애도

10년 전 2010남아공월드컵 한국과 아르헨티나전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일찌감치(아마도 경기시작 10시간 전쯤ㅎㅎ) 경기장에 도착했습니다. 좋은 사진취재석을 잡으려면 한발이라도 먼저 도착해야 합니다. 선착순으로 자리를 고를 수 있거든요. 그렇다고 내내 서 있는 건 아니고요. 모노포드나 가방 등 자신의 물건으로 줄을 세워놓습니다. 나쁘지 않은 자리를 잡았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물론이고 메시, 이과인, 테베스 같은 유명 선수들이 저의 카메라 앞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는데 그 현장성이 문득 사진기자의 행복이라 생각했습니다. 카메라는 대체로 축구공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선수들의 다툼에 주목합니다. 메시가 공을 잡는 순간 손에는 더 힘이 들어가고 렌즈는 바짝 긴장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고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달..

사진이야기 2020.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