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남성적 시선 '비포 & 애프터'

나이스가이V 2017. 2. 3. 11:15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 바이!’에 걸린 작품 더러운 잠이 논란입니다. 작가는 마네의 작품 올랭피아를 패러디해 대통령의 얼굴을 누드화 위에 합성했지요. “풍자와 표현의 자유여성 혐오와 비하라는 주장이 맞섭니다. 보수단체 회원이 전시된 작품을 떼어내 내동댕이쳤고, 새누리당은 이 논란을 빌미로 정치공세를 펼쳤습니다. 결국 전시를 주관했던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당 윤리심판원에서 징계를 받았지요. 개인적으로 여성 혐오보다는 무능한 권력자에 대한 풍자가 더 와닿았습니다. 남자라서 그렇겠지요. 

 

논란을 보면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사진을 떠올렸습니다. 공교롭게도 , 바이전은 블랙리스트 예술가들의 시국비판·풍자 전시였습니다. 조 전 장관은 현직 장관의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하고 또 구속됐지요. 요즘 구치소와 특검을 수시로 오갑니다. 몇 번을 와도 호송차에서 내리는 조 전 장관을 향한 플래시는 쉴 새 없이 터집니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특검 소환 사진을 매번 쓰기가 그랬는지 편집된 형태의 사진이 등장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비포 & 애프터사진입니다. 장관의 신분으로 특검에 첫 출석할 때의 모습과 구속 이후의 모습을 붙여 비교해 보여주는 사진이지요. 한 장의 사진으로 처리해도 무방할 텐데 여러 장의 사진으로 변화의 추이를 친절하게 보여줬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 YTN 캡쳐

 

화려한 이력의 잘나가던 여성 장관에서 지치고 초라해진 50대의 여성으로의 변화를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목적에 맞게 가장 대비되는 사진을 골랐을 테지요. ‘초췌해진...’ 또는 점점 더 초췌해지는...’ 등의 수식어를 붙인 비슷한 제목도 눈에 띕니다. 박탈감이 일상인 이들에게 어쩌면 통쾌함을 선사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이 아닌 사진을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이것이 부각되어야 할 본질이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여성 비하와 조롱은 오히려 이 친절한 사진에서 읽습니다. 

 

이제껏 남성 소환자의 사진을 여러 장 붙여 그 모습이 변해가는 걸 보여주는 사진은 제 기억에는 없습니다. 사진도 편집도 남성적 시선을 담고 있다고 새삼 느낍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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