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영화 <은교>의 개봉을 앞두고 배우 박해일의 인터뷰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 시간씩 쪼개서 신문, 온라인, 전문지 등 다양한 매체들과 종일 인터뷰를 합니다.
몇 일씩 하기도 하구요. 많을 때는 7~80개의 매체와 한다고도 하네요.
배우 입장에서 보면 체력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닐테지요.
비슷한 얘기를 반복해서 하는 것도 스트레스일 겁니다.
배우 아무나 하는 게 아니지요. ^^
이날 경향신문은 마지막 타임에 인터뷰를 했습니다.
삼청동 깊숙이 있는 한적한 카페에서 오후 6시 넘어 그를 만났습니다.
영화에 출연하며 그때마다 주연배우로서 인터뷰를 했을 테지만,
인연이 없었는지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밝게 인사를 건넸건만, 다소 지친 모습에 엷은 미소로 답해 왔습니다.
우리 앞의 매체 인터뷰가 조금 길어지는 바람에 카페 앞에서 사진 찍을 배경을 미리 봐 놓았습니다.
카페 유리에 살짝 기댄 모습이 쓸쓸해 보였습니다.
"미소 살짝 지을까요?"
처음 봤을때 건네오던 엷은 미소 정도만 보여 줬습니다.
골목을 걸어오는 모습도 잔뜩 가라앉았습니다.
벽에 기댄 채 허공에 시선을 던지는 모습에는 어떤 슬픔이 베어 있었지요.
'반복되는 인터뷰에 지쳐서 그럴테지'하고 생각했습니다.
며칠 뒤 인터뷰 기사를 보고 그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영화 <은교>의 노시인 '이적요'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했던 것이지요.
웃으려 해도 웃어질 수 없는 ...
그런 그에게 '웃어라'했으니, 지금 생각하니 좀 민망해 지네요.
그의 사진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찍는 동안 보지 못했던 박해일이라는 배우를 새로 보게 됩니다.
그의 표정과 시선에서 여전히 극중 인물에 젖어 있는, 굳이 그것을 떨치려 하지 않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박해일'이라는 배우에 대한 경외감 같은게 생겨 나더군요.
어쨌든,
마지막 사진은 벤치 컷!!
기념사진을 위해 나름 치밀하게 계산을 해 봐둔 자리였지요.
"거기 그대로 앉아 계세요"
카메라를 매니저에게 덥석 안기고 달려가 앉았습니다.
얼굴 크기가 비교되지만, 어쩌겠습니까.
저는 배우가 아닌 것을...
멋진 배우 박해일과의 기념사진.
참 잘 찍었구나, 생각했습니다.
영화<은교>를 꼭 봐야겠습니다.
그러고보니, 가장 최근에 극장에서 본 영화가 박해일 주연의 <최종병기 활>이었네요. ㅎㅎ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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