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선택해야하지만...

나이스가이V 2004. 9. 13. 18:02
현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사진기자의 중요한 덕목입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과감한 선택이 필요하죠.  

오늘 서울대에서 개교이래 첫 채용박람회가 열렸습니다.
체육관과 문화관 두 군데에서 열렸는데요.
이때부터 선택이 시작됩니다. 아니, 오후까지 이어지고 내일까지 하는 행사에,
아침에 왔으면 그게 선택의 시작이죠.

체육관을 선택했죠. 일단 규모가 있기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는 학생들이 많이 오겠지 했습니다.
여러가지 상황으로 봐서 그럴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는거죠.

하지만 학생들이 없더군요. 있는 학생중심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이럴땐 진지한 표정등이 중심이 되는 사진이죠.

일단 점심을 먹었습니다. 오후엔 많을것 같아서.
그래도 없었습니다. 없으면 없는데로 의미를 부여합니다. 반대의 선택이죠.
왜 없지? 라고 궁금해하면서...딱히 물어볼 사람도 없더라구요.

사진기자는 렌즈의 선택과 앵글의 구사로 없는 가운데서도 있게,
있는 가운데도 없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한 체육관에서 찍어도 아래와 위의 사진은 전혀 다르게
해석되죠. 위사진은 '학생들이 진지하게....'정도의 캡션이
떠오르고 아래는 '...썰렁하다...'류의 캡션이 생각나죠.
렌즈의 차이로  반대상황을 얘기합니다.



 
한 자리에서 렌즈와 앵글을 달리해 조금 붐비는(위) 아니면,
썰렁한(아래)  것을 보여줄수도 있죠.

사진기자가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같은장소에서 전혀 다른 사진과 캡션이 여러신문에 천차만별로
실릴 수 있습니다.

관련 기사가 있을땐 기사에 맞춘 사진을 싣기도 하죠.
어렵습니다.  이런 모호한 상황이 모든 현장에서 일나난다면
머리에 쥐나죠. ^^

실컷 체육관에서 찍고, 한번 둘러나 보자며 또 다른 채용설명회장인
문학관으로 갔더니 학생들이 몰려 있더군요.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기업들이 채용에 나섰기 때문이죠.

선택의 기로에서 많은 고민을 합니다만은
대체로 여러상황, 여러 경우의 수를 두고 다양하게 찍는게
기본이라고 배웠습니다.

중소기업 중심으로 채용설명을 한 체육관은 썰렁,
대기업 중심으로 한 문화관은 북적... 이 두장을 붙여써도
되는 이야기죠.



수없이 선택의 갈등을 하지만 결국 과감한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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