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살라말라이쿰”
엉성한 발음으로 인사를 건네자 아이들이 웃습니다. 수줍은 듯 혼잣말 같은 답인사가 돌아옵니다. 피부색과 옷차림이 다른 아저씨의 등장에 아이들의 호기심이 커졌습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비행기로 40분 거리의 라즈샤히주에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의 눈에 빠져들었습니다. 크고 또렷한 눈에 시선을 뺏기지 않을 도리가 없었지요. 게다가 그 안에 궁금증이 잔뜩 들어앉았습니다. 카메라는 반사적으로 작동합니다. “척! 척! 척!”셔터 소리는 “아, 저 눈 좀 봐”하는 감탄사처럼 울려 퍼졌지요.
꼬마들의 눈에 사진을 찍고 있는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들어있지요. 때 묻지 않은 선한 눈에 ‘사진 찍는 아저씨’에 대한 느낌이 드러나는 것 같아 재밌습니다. 어쩌면 저를 통해 마을 밖, 나라 밖의 세상을 상상할 수도 있겠지요. 바깥세상을 향한 아주 작은 창이 열리는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기획의도에 충실한 멋진 그림을 찍고 모아서 돌아가야 할 해외 출장의 강박과 긴장 속에서 아이들의 눈망울은 제가 찾은 휴식처요, 위안이었지요.
앞서 머물렀던 케냐에서 ‘길’이, 방글라데시에서는 아이들의 ‘눈’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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