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달동네 104마을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사진 좀 찍어봤다는 이들은 한 번쯤 걸었을 곳이지요.
운동이라도 하려고 나설 때면 일부러 이 동네를 지나갑니다.
거미줄처럼 얽힌 골목이 꽤 매력이 있습니다.
막다른 골목이다 싶으면 극적으로 또다른 골목과 연결이 되지요.
7년 전 중계동으로 이사 온 뒤 수도 없이 다녔던 동네가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낯설게 느껴집니다.
오래돼서 낯선 것들이 눈을 즐겁게 합니다.
카메라가 없어서 아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요.
지난 4일 눈 많던 날, 104마을에는 골목골목마다 매캐한 연탄냄새가 떠다니고 있었지요.
연탄재를 찍었습니다.
<연탄재>
서울 중계본동 104마을 골목에 정성껏 쟁여놓은 연탄재가 쌓인 눈 속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연탄재는 폭설이 쏟아진 이날 가파른 골목길 빙판에 골고루 뿌려졌다. 어느 시인의 기우처럼 '연탄재 함부로 차는' 이 없는 곳이 달동네다. 한때 뜨거웠던 연탄의 '헌신'은 겨우내 계속되고 있었다.
yoonjo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