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야권 단일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됐습니다.
선거기간 동안 양 후보를 오가며 사진 취재했습니다.
하루하루가 그렇게 길고 지겹더니, 막상 끝나니 언제 지나갔냐 싶네요.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일인 26일에는 박원순 희망캠프 개표 상황실을 지켰습니다.
아침 일찍 투표장 취재갔던 선배께 부탁해 상황실 자리를 맡았습니다.
출구조사 발표는 투표가 종료되는 밤 8시.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아침 9시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취재경쟁이 워낙 심했고, 이에 지레 겁을 먹은 것이 일찌감치 영역을 표시하도록 한 것이지요.
그리고 오후에 상황실로 갔습니다. 제 자리는 북새통 속에서도 얌전히 자리잡고 있더군요. 선배의 명함이 청테이프에 발린 채로. ^^
TV화면으로 보셔서 아시겠지만 팔다리를 제대로 못 움직일 정도로 취재진이 가득 찼습니다.
각 방송의 'LIVE' 중계카메라, 새로 등장한 종편 카메라들, 온오프라인 신문 매체 카메라 기자들까지.
투표시간이 종료될때까지 조금 초조하고 조금 불편하게 그렇게 시간을 때우며 기다렸습니다.
저녁 7시 50분 경 기다리고 기다리던 박원순 후보가 입장합니다. 먼저 자리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 선대위원장단과 지지자들이 박 후보를 맞아주었습니다. 간단한 포옹과 악수가 오갔습니다만, 곧 발표될 출구조사 결과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지요. 한명숙 전 총리만이 밝은 표정으로 '3, 2, 1'하고 손가락을 꼽으며 카운터를 세었지요.
예상보다 큰 격차로 상대후보를 누를 것으로 예상되자 장내는 박원순! 박원순! 연호의 물결. 카메라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존재하는 것. 박 후보를 주시했습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어떨떨한 표정이었습니다. 오차범위를 뛰어넘는 큰 차이에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기를 바라지는 않았지만, 거의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에 기자들은 적잖이 실망을 했습니다. '기자들이 뭔데 머릿속으로 그린 표정까지 바라느냐?' 하실지 모르겠네요. 카메라 쥐어 보세요. 안그러나? ^^
마주보고 있는 기자들의 표정을 읽은 것인지 베테랑 정치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박 후보의 손을 잡으며 표정을 유도 합니다. 그 순간 두 사람이 잡은 손은 많은 의미가 내포되는 것이지요. 손 대표가 이를 모르실 리 없지요.
당선이 확실시 되면 다시 상황실로 돌아와 세리머니를 할 예정으로 박 후보는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두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뒤로 돌아서서 말이지요. 등 뒤에서 기자들이 "후보님~ 후보님~ 여기요~ 이쪽 좀 봐주세요~" 목이 터져라 외칩니다.
기자들의 외침에 '당선'이라고 확정되지 않는 상황에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는 박 후보가 주춤하는데...그리고 카메라를 향해 두 손을 들려하는데... 손 대표가 박 후보의 손을 잡아챘습니다. 아직은 아니라는거죠. 그리고 함께 퇴장. 사진기자들은 답답해 합니다. 마감은 해야는데 당선 '유력' 내지는 '확정'되기까지 서너 시간이 남았고... 시간때마다 있는 판은 마감해야되고. 비슷한 느낌의 사진을 미리 담아두자는 것이지요. 만에 하나 새벽까지 개표가 이어지면 이 개고생은 수포로 돌아가거든요.
그리고 4시간 가까이 흘러, 밤 12시 께.
4시간 전보다는 여유있는 표정의 박원순 후보가 상황실로 들어왔습니다. 박영선 의원, 손학규 대표, 유시민 대표 등을 차례로 끌어안았습니다. 이런 여유로운 제스처를 박 후보도 배워가나 봅니다. 그러나 역시 등을 돌린 모습만을 보이는 박 후보에게 기자들은 "여기요~"하고 외칩니다.
여기저기서 기자들은 소리지르며 이래주세요 저래주세요 하는데,
당선 축하 꽃다발을 안아든 박원순 당선자은 어쩔줄을 모릅니다. 한 사람씩 말하는 것도 아니고, 당선 감격에 고무돼 정신이 얼얼하기도 할 터인데 기자들의 얘기가 귀에 감겨 들리 없지요. '꽃다발을 들어달라는 말이군'
드디어 당선축하 꽃다발을 번쩍 들어 올렸습니다. 플래시 세례가 이어집니다. 왼쪽, 가운데, 오른쪽을 골고루 바라 봅니다. 또 이어지는 기자들의 정신없는 외침. '또 뭘?' 이때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한 수 거들어 줍니다. 꽃다발 하나를 놀고 있는 나머지 한 손에도 슬쩍 쥐어 줍니다.
그래서 결국 양손으로 꽃다발을 흔드는 모습까지 박 당선자는 해냈습니다.
기자들을 향해서 말이지요. ^^
"야권 통합 시민후보 박원순은 오늘 이 자리에서 서울시민의 승리를 엄숙히 선언합니다. 시민은 권력을 이기고, 투표가 낡은 시대를 이겼습니다. 상식과 원칙이 이겼습니다. 오늘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선택한 것입니다..."
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읽었고,
두 손을 흔들어 주는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
그리고 덤으로 플래카드 세리머니까지.
카메라의 시선에 밝지 못하고 어색해하는 박원순 당선자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면서도 좋습니다.
그렇게 따라다니면서 기념사진 한 장 못남기는 게 사진기자들 입니다.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캠프에서 박 후보와 기념사진 한 컷 남겼습니다.
yoonjoong
선거기간 동안 양 후보를 오가며 사진 취재했습니다.
하루하루가 그렇게 길고 지겹더니, 막상 끝나니 언제 지나갔냐 싶네요.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일인 26일에는 박원순 희망캠프 개표 상황실을 지켰습니다.
아침 일찍 투표장 취재갔던 선배께 부탁해 상황실 자리를 맡았습니다.
출구조사 발표는 투표가 종료되는 밤 8시.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아침 9시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취재경쟁이 워낙 심했고, 이에 지레 겁을 먹은 것이 일찌감치 영역을 표시하도록 한 것이지요.
그리고 오후에 상황실로 갔습니다. 제 자리는 북새통 속에서도 얌전히 자리잡고 있더군요. 선배의 명함이 청테이프에 발린 채로. ^^
TV화면으로 보셔서 아시겠지만 팔다리를 제대로 못 움직일 정도로 취재진이 가득 찼습니다.
각 방송의 'LIVE' 중계카메라, 새로 등장한 종편 카메라들, 온오프라인 신문 매체 카메라 기자들까지.
투표시간이 종료될때까지 조금 초조하고 조금 불편하게 그렇게 시간을 때우며 기다렸습니다.
저녁 7시 50분 경 기다리고 기다리던 박원순 후보가 입장합니다. 먼저 자리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 선대위원장단과 지지자들이 박 후보를 맞아주었습니다. 간단한 포옹과 악수가 오갔습니다만, 곧 발표될 출구조사 결과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지요. 한명숙 전 총리만이 밝은 표정으로 '3, 2, 1'하고 손가락을 꼽으며 카운터를 세었지요.
예상보다 큰 격차로 상대후보를 누를 것으로 예상되자 장내는 박원순! 박원순! 연호의 물결. 카메라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존재하는 것. 박 후보를 주시했습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어떨떨한 표정이었습니다. 오차범위를 뛰어넘는 큰 차이에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기를 바라지는 않았지만, 거의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에 기자들은 적잖이 실망을 했습니다. '기자들이 뭔데 머릿속으로 그린 표정까지 바라느냐?' 하실지 모르겠네요. 카메라 쥐어 보세요. 안그러나? ^^
마주보고 있는 기자들의 표정을 읽은 것인지 베테랑 정치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박 후보의 손을 잡으며 표정을 유도 합니다. 그 순간 두 사람이 잡은 손은 많은 의미가 내포되는 것이지요. 손 대표가 이를 모르실 리 없지요.
당선이 확실시 되면 다시 상황실로 돌아와 세리머니를 할 예정으로 박 후보는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두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뒤로 돌아서서 말이지요. 등 뒤에서 기자들이 "후보님~ 후보님~ 여기요~ 이쪽 좀 봐주세요~" 목이 터져라 외칩니다.
기자들의 외침에 '당선'이라고 확정되지 않는 상황에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는 박 후보가 주춤하는데...그리고 카메라를 향해 두 손을 들려하는데... 손 대표가 박 후보의 손을 잡아챘습니다. 아직은 아니라는거죠. 그리고 함께 퇴장. 사진기자들은 답답해 합니다. 마감은 해야는데 당선 '유력' 내지는 '확정'되기까지 서너 시간이 남았고... 시간때마다 있는 판은 마감해야되고. 비슷한 느낌의 사진을 미리 담아두자는 것이지요. 만에 하나 새벽까지 개표가 이어지면 이 개고생은 수포로 돌아가거든요.
그리고 4시간 가까이 흘러, 밤 12시 께.
4시간 전보다는 여유있는 표정의 박원순 후보가 상황실로 들어왔습니다. 박영선 의원, 손학규 대표, 유시민 대표 등을 차례로 끌어안았습니다. 이런 여유로운 제스처를 박 후보도 배워가나 봅니다. 그러나 역시 등을 돌린 모습만을 보이는 박 후보에게 기자들은 "여기요~"하고 외칩니다.
여기저기서 기자들은 소리지르며 이래주세요 저래주세요 하는데,
당선 축하 꽃다발을 안아든 박원순 당선자은 어쩔줄을 모릅니다. 한 사람씩 말하는 것도 아니고, 당선 감격에 고무돼 정신이 얼얼하기도 할 터인데 기자들의 얘기가 귀에 감겨 들리 없지요. '꽃다발을 들어달라는 말이군'
드디어 당선축하 꽃다발을 번쩍 들어 올렸습니다. 플래시 세례가 이어집니다. 왼쪽, 가운데, 오른쪽을 골고루 바라 봅니다. 또 이어지는 기자들의 정신없는 외침. '또 뭘?' 이때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한 수 거들어 줍니다. 꽃다발 하나를 놀고 있는 나머지 한 손에도 슬쩍 쥐어 줍니다.
그래서 결국 양손으로 꽃다발을 흔드는 모습까지 박 당선자는 해냈습니다.
기자들을 향해서 말이지요. ^^
"야권 통합 시민후보 박원순은 오늘 이 자리에서 서울시민의 승리를 엄숙히 선언합니다. 시민은 권력을 이기고, 투표가 낡은 시대를 이겼습니다. 상식과 원칙이 이겼습니다. 오늘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선택한 것입니다..."
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읽었고,
두 손을 흔들어 주는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
그리고 덤으로 플래카드 세리머니까지.
카메라의 시선에 밝지 못하고 어색해하는 박원순 당선자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면서도 좋습니다.
그렇게 따라다니면서 기념사진 한 장 못남기는 게 사진기자들 입니다.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캠프에서 박 후보와 기념사진 한 컷 남겼습니다.
yoonjoong
'사진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문사진 이렇게 다르다 (3) | 2011.11.11 |
---|---|
뻗치기..그 허무함에 대하여 (2) | 2011.11.09 |
아이는 일단 안고 보는 겁니다 (0) | 2011.10.13 |
"자유롭고 싶다" (0) | 2011.09.27 |
피켓 든 시장님 (0) | 2011.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