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큐

조용한 도전, 전국장애인제육대회

나이스가이V 2011. 10. 24. 10:51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요?
개막 당일 경향신문 스포츠면에서도 단 한줄의 개막소식을 접할 수 없었습니다.
개막 다음날 포토다큐를 위해 미안한 마음으로 경남 진주로 향하게 되었지요.

장진수군
(19.부산)13.87의 기록으로 100m 결승선을 통과한 뒤 코치에게 물었다. “나 몇 등 했어요?” “7등 했어. 뒤에 한 명 더 있다” “나이스~” 기뻐하는 모습만 본다면 1위를 차지한 것 같다. 지적장애인인 장군은 더없이 행복해 보였다.
 

 

진주시를 비롯한 경상남도 일원에서 제3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열려 5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주경기장인 진주종합운동장 관중석에는 노인들이 경기장 지붕이 만든 그늘 아래 띄엄띄엄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텅 비다시피 한 관중석을 배경으로 활활 타오르는 성화가 묘한 대비를 이뤘다.

트랙과 필드에서는 각 시와 도를 대표하는 장애인 선수들이 묵묵히 경기에 임했다. 두 팔이 없어 옷소매를 바람에 날리며 달리는 선수, 의자에 몸을 단단히 고정한 채 창과 포환을 던지는 선수, 비장애인 가이드와 끈으로 손을 묶고 질주하는 선수, 온전히 가눌 수 없는 몸으로 위태롭게 트랙을 뛰는 선수, 날렵하게 생긴 휠체어로 레이스를 펼치는 선수 등 장애인 육상의 여러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는 16개 시.도를 대표해 선수와 임원 및 보호자 7000여명이 참가해 27개 종목에서 실력을 겨뤘다. 절단장애, 척수장애, 지적장애, 뇌성마비, 시각장애, 청각장애 등 다양한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같은 장애유형과 장애정도를 가진 이들과 조를 이루어 경기를 펼쳤다. 비장애인의 경기보다 조금 느리고 느슨하지만, 선수들 사이에 오가는 배려와 경기를 통해 얻는 자기만족은 비장애인들의 그것에 비해 월등해 보인다. 선수와 가족, 자원봉사자와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모든 이들이 대회의 구호처럼 다함께, 굳세게, 끝까지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이현옥 대한장애인체육회 홍보부장(46)장애인들이 건강하게 체육활동을 즐기는 것은 그 사회 선진화의 척도라면서 관중석이 썰렁한 것이 아쉽지만, 대회 유치를 자랑스러워하는 지자체의 열의에서 희망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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