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큐

행복 파종하는 초보농부들의 귀농학교

나이스가이V 2012. 5. 14. 09:13

요즘 귀농·귀촌이 다시금 화두로 떠올라 귀농학교를 다녀왔습니다. 사진다큐을 위해서 말이지요. 찾은 곳은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유촌리 '화천현장귀농학교'입니다. 이곳에서는 은행지점장, 관세사, 제빵사, 자영업 등 도시에서 각 기 다른 삶을 살았던 12명의 초보농부들이 5월 따가운 햇살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슬쩍 끼어 삽질도 해보고 잔일을 좀 해보았습니다만, 온 종일 땡볕을 받아들이는 몸의 노동이 쉽지 않았습니다. "다 때려치우고 농사나 지어야 겠다"라는 가볍고 무책임한 말을 이제는 장난으로라도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돌아왔습니다. ^^  

 

 

귀농을 준비하는 예비농부들의 손길이 분주하. 밭을 갈고 흙을 쌓아 올린 두둑에 골을 만들어 희망을 담아 더덕 씨앗을 뿌린다. 막 농사를 시작해 아직은 고운 손과 팔뚝은 5월의 강한 햇살에 까맣게 그을려 있다.   

 

                                                         정성껏 씨앗을 뿌리는 손. 도시인의 고운 손이 강한 햇살에 까맣게 그을려 있다.

 

 강원도 화천군에 있는 ‘화천현장귀농학교’의 풍경은 건강하면서도 아늑하다. 도시를 떠나온 20~60대 12명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은 씨 뿌리고 수확하기까지 8개월 과정으로 진행된다. 요즘엔 서툰 솜씨로 관리기(농기계)를 운전해 밭에 두둑을 만들고 그 위에 검정 비닐을 덮어 호박, 오이, 고추 등의 모종을 심고, 두둑 위에 골을 내어 조, 수수, 더덕 등의 씨를 뿌리는 과정을 밟고 있다.

 

 

 

                                                               귀농학교 학생들이 밭에서 관리기를 이용해 흙을 쌓아 두둑을 만들고 있다.

 

                                             박기윤 교장(오른쪽)이 이날 심을 농작물의 특징과 모종을 심는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뙤약볕 아래서 한번도 경험한 적 없는 힘든 일을 하면서도 교육생들의 표정에는 여유가 묻어났다. 새참으로 빵과 막걸리를 먹으며 귀농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나눠 갖는다. 도시에서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은 어느새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었다. 

 

                                                  새참은 막걸리와 빵이다. 한 뼘의 그늘도 없는 밭 가장자리에서 여유로운 모습이다.  

 

12명중 가장 연장자라 '큰 형님'이라 불리는 허영씨(61)가 동기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며 활짝 웃고있다. 5년 전 은퇴하고 귀농을 준비하고 있는 허씨는 "신기하고 재밌다"면서 "도시에 살며 받던 스트레스가 없어 건강이 좋아졌다"고 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입학한 김형중씨(32)는 “행복해지기 위해 귀농을 결심했다”면서 “(교육을 받으며)생각했던 것과 다른 현실도 절감하지만 꿈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화천현장귀농학교 박기윤 교장(44)은 “귀농교육은 귀농인과 지역사회 모두에 도움이 되도록 유도하는 과정이며 귀농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이들에게 일종의 예방주사가 된다”고 말했다. 

 

젊은 예비농부 김형중(32)씨와 김승현(23)씨가 하루 일과가 끝난 뒤 트럭에 기댄 채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고된 일을 하고도 표정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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