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430:40:0

나이스가이V 2012. 6. 7. 19:14

남들 다 논다는 일요일날 출근하는 게 이젠 너무 익숙한 연차입니다.

일을 하면서도 신기하게 몸은 휴일이라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요일 국회는 대체로 평일보다는 한가합니다. 몸도 그 정도의 일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지난 3일 아침, 국회 기자실로 출근해 커피를 한 잔 마시며 들어온 일정을 확인했습니다.

세상에 일이 오전부터 오후까지 줄줄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버릇처럼 먹던 달달한 커피 맛이 갑자기 써 지더군요.  

먹다 만 커피를 버리고 첫 일정을 챙기러 나섰지요.   

 

10시 27분 국회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실.

18대 법사위원 및 19대 법조인 국회의원의 대법관 추천 관련 성명 발표.

 

 

 

 

10시38분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비박(비박근혜) 김문수, 이재오, 정몽준 후보의 대리인 신지호 전 의원, 안효대 의원, 권택기 전 의원의 조속한 경선 준비위 구성 촉구 기자회견.

 

 

 

 

 

11시00분 국회 정론관.

민주통합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해찬 후보 기자회견. 김한길 후보에 정책대결 제안하는 한편, 정체성 문제제기. 

 

 

 

11시53분 국회 앞의 한 식당.

민주통합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한길 후보 기자간담회. 이해찬 후보의 앞 선 발언 비판.

 

 

 

 

13시30분 새누리당사 앞.

대련 소속 대학생들 반값 등록금 실현 촉구 기습 시위.

 

 

 

 

14시02분 국회 통합진보당 의정지원단.

사퇴 거부한 비례대표의 출당 등 징계 논의 위한 통합진보당 서울시당 당기위원회 회의.

 

 

 

 

14시17분 통합진보당 국회 의정지원단.

김재연 의원 서울시당 당기위원회에 소명 연기 신청.

 

 

 

 

14시45분

소명 연기 신청 뒤 기자 질문에 답하는 김재연 의원.  

 

 

요즘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 경선, 민주통합당의 대표 경선, 통합진보당의 내홍 등 국회 출입하는 기자들은 정신이 없지요. "완전히 기계다, 기계"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지요. 일하는 틈틈이 사진을 전송해야하지만, 엉덩이를 붙일 시간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ㅎㅎ투덜대도 어쩌겠습니까. 밥줄인데.

 

이날 통합진보당 당기위원회 위원들과 소명 연기 신청한 김재연 의원을 '한 앵글'에 넣지 못해 제 사진이 아닌 통신사진을 썼습니다. 몸싸움에 밀리고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휴일을 기가 막히게 인식하고 있는 몸이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았지요. 정신 없었던, 그리고 보람도 없었던 하루였습니다. 아니 땀을 제법 흘렸으니, 살이 조금 빠졌을 거라는 보람 정도는 건진 건가요? ㅎㅎ

 

오늘의 스코어는,

430:40:0

순서대로 이날 찍은 총 사진 컷수:마감 사진 컷수:게재 컷수

 

남들 다 쉰다는 일요일에 이게 뭡니까? ^^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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