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아스팔트 위 작은 틈에서 이름 모를 풀이 고개를 내밀었다. 지나치지 못하고 그 앞에 발길이 멈췄다. 가만히 들여다보며 그리 자란 사연을 생각했다. 수시로 지나는 차량의 바퀴에 밟히면서도 꿋꿋하게 그 생명을 견뎌냈다. 보잘 것 없는 풀의 생명이 더 없이 커 보이는 건, 이 곳이 수 많은 죽음이 기려지고 있는 현충원이어서 일까. 쉽고 가볍게 스러지는 숱한 삶들의 세상에서 연약한 풀의 질긴 생명력은 경외감마저 들게 했다. 그 작고 고독한 생명이 뜨거운 아스팔트에서 나날히 숭고해지고 있었다. yoonjo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