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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의문의 1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정농단’ 묵인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했습니다. 우 전 수석은 차가운 표정으로 법원에 들어섰습니다. 질문을 하는 기자에 대답 없이, 시선도 주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습니다. 그 특유의 ‘노려봄’도 없었습니다. 사진 데이터를 보니 3층 법정으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모습을 감출 때까지 30초쯤 걸렸습니다. 늘 그렇듯 긴 기다림에 비해 허무한 취재지요. 카메라를 내려놓자마자 노트북을 펼쳐 '우병우 출석' 사진을 마감하던 한 후배가 말했습니다. “비교되네. 양복을 입어도 저렇게 다를 수가 있나.” 비교의 대상이 있다는 얘기지요. 두어 시간 앞서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받고 있는 그룹 ‘빅뱅’의 탑(최승현)이 그 자리에 섰다가 법정으로 들어섰습니다. 청년 ..

사진이야기 2017.06.30

매번 실패하는 기념사진

인터뷰의 주인공을 앉힐 의자를 세심하게 놓으며 슬며시 미소를 지었습니다. 인터뷰 장소인 카페를 둘러보며 사진 찍을 세 군데쯤의 공간과 동선을 미리 머릿속에 그렸습니다. 열린 문 사이에 둔 의자는 마지막 사진을 찍을 공간이었지요. 이날 주인공 이미지의 완성은 의자에 앉은 채 찍은 컷이었으면 했습니다. 자신만만한 ‘지존’의 모습을 연출해 담고 싶었습니다. 계산대로 3층 테라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그리고 의자에 앉혔습니다. 강렬하고 깊은 눈빛이 참 좋은 배우였습니다. 시간 단위로 반복되는 인터뷰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그였지만 스스로 연출하는 포즈엔 여유와 근성이 느껴졌습니다. 한 시간 주어진 인터뷰 시간에 사진기자의 시간은 10여분. 결과물이 그럴듯하다 할지라도 영혼 없는 사진을 찍을 가능성이 큰 ..

사진이야기 2014.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