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그림만 전해온 희귀새 '붉은배 오색딱따구리'

나이스가이V 2006. 5. 19. 18:22
게재된 지는 약 한 달이 지났지만
최초 발견자가 이 새를 관찰할 시간이 필요했고,
새가 떠났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지금 올리는 겁니다.^^



새에 관한한 문외한인 제가 자연다큐 카메듀서인 친구의 제보를 받았습니다.

 "모처에 붉은배 오색딱따구리가 나타났다"
 "그래서?" 지극히 자연스런 대답이었죠.

설명을 듣다보니 귀한 새인것 같긴했고 데스크에 보고를 했습니다.
일단 찍어봐라는 얘기에 긴 렌즈를 들고
모처 그러니까 서울시내 한 야산에 자리를 잡았지요.
이리저리 살펴보다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가 들리면 움직이자는
안일한 생각을 하게되었지요.

'설마 찍을 수 있겠지'하는 건방진 생각이 마감시간이 다가오자 초조함으로
바뀌었지요. 그러던중 망원경을 든 한 무리가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던중
저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더니, 망원경을 통해 저를 아래위로 살피는 겁니다.
'저 사람들이~'살짝 화가 나데요. 탐조동아리 학생들이었지요. 그러니까
이 새의 제보자인  제 친구에게 제보를 한 사람에게 제보한 제보자 정도 될겁니다. 최초 발견자 이지요.

낯선 사진기자의 출현은 '이 귀한새에 대한 보호는 물건너 갔다'는  걱정을 갖게 했고 순수하게 관찰 기록하려는 이들에게 불안감을 더해줬죠. 최초의 제보자의 정보을 냅다 받아먹는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사진기자의 모습으로 보였을 겁니다. 들어보니 그런 경우가 꽤 있다는 군요.

이 친구들의  움직임을 따라 망원경이 향한 방향으로 렌즈를 들이대서 이 귀한 새를 찍을 수 있었습니다. 굉장히 미안했었지요. 그래서 장소를 밝히지 않을것과 되도록 게재 날짜를 미뤄보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 약속을 제가 먼저 제안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취재를 하다보면 이렇게 빚을 지는 경우가 많더군요.
술한잔 산다고 말은 해놓고도 찾아갈 타이밍을 못잡고 있습니다.
그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아래는 지난달 게재된 사진과 기사


지구상에서 몇마리 남지 않은 새인 붉은배오색딱따구리 수컷 한 마리가 20일 서울 도심 한 야산에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배오색딱따구리는 유일하게 1961년 경기도 광릉에서 잡혀 박제로 보관돼 있으나 살아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보도되기는 처음이다. 더구나 북방계통으로 중국 동북지방과 북한지역에서도 드물게 관찰되는 이 새가 서울 도심에서 발견된 것은 아주 희귀한 일이다.

붉은배오색딱따구리는 아랫배가 장밋빛 붉은 색을 띠고 있으며 등 전체에 흰 줄무늬가 있는 게 특징이다. 이번에 촬영된 새는 머리가 붉은 수컷으로 길을 잃고 도심으로 날아든 것으로 보인다. 삼육대 응용동물학과 이정우 교수는 “붉은배오색딱따구리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크낙새만큼이나 희귀한 새”라며 “남북한이나 세계 조류학회에도 이 새를 관찰했다는 기록은 있으나 한반도 중부지역에서 살아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새의 보호를 위해 촬영장소는 밝히지 않는다.

〈강윤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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