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나와 매일 친해지고 있습니다

나이스가이V 2021. 6. 21. 11:12

여기저기서 제주 제주노래를 해서 선택의 여지없이 오게 된 제주였습니다.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저 역시 그 노래의 대열에 합류할 이유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와서 며칠은 그저 한달살이라는 유행을 좇아 온 것인지 스스로 묻다가, 느슨한 루틴’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나만의 제주살이가 만들어졌(다고 믿)습니다.

일어나면 동네 바닷가를 산책하고, 마음 가는 대로 걷거나 걸으며 사진을 찍고, 평소 무심히 지나치던 것에 시선을 던지고, 음악을 듣게 되고. 다 열거할 수 없는 것들이 여기 제주에서 저의 삶에 들어왔습니다. 새로운 생활의 가능성에 대한  발견이기도 하고, 내 안에 잠재된 무언가를 더듬어보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제주로 오던 날, 나와 더 친해지는 시간을 보내라는 친구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멋지면서도 막연한 말입니다. 나와 친해진다는 건 어떤 걸까. 걸을 때마다 되뇌곤 했습니다. 이젠 알 것 같습니다. 낯선 환경에 나를 던져놓고 내 안의 질문과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이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말이지요.

한 달 살겠다고 와서 이제 20일이 지났습니다. 저물녘의 바다와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이 익숙해졌습니다. 그게 참 좋습니다. 그리고 나와 좀 더 친해졌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

 

'사진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모부의 일기장  (0) 2022.04.26
한 사람의 세계를 만나는 일  (0) 2021.09.27
매일 걷고 있습니다  (0) 2021.06.11
하늘과 바다를 매일 보고 있습니다  (0) 2021.06.08
문 앞에서  (0) 2021.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