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리마리오'의 '장~난꾸러기~~'

나이스가이V 2005. 2. 15. 17:25
사과 먼저 드려야 겠군요.
경향신문 1면 사진캡션이 엉뚱하게 나갔습니다.

일단 사진과 캡션이 처리되는 과정을 얘기해야 겠네요.
사진을 고르고 거기에 맞는 설명은 사진기자가 직접 붙힙니다.
당연한 거죠.

하지만 사진이 넘어가면서 문장이 다듬어지거나, 편집상의 이유로
길게 쓴 캡션이 줄어들기도 하지요.

어제 제가 넘긴 캡션이 초판엔 거의 그대로 나왔더군요.
신문을 확인하고 퇴근했죠.

새벽에 집으로 배달된 신문을 집어드는 순간 잠이 확 달아났습니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라고 초판에 실었던 내용이
'인기 개그맨 '리마리오'의 연기를 흉내내고 있다'라고...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사진속 동작은 이종규의 '장~난 꾸러기' 동작이죠.
망신스러웠습니다.

전날 초판이 나가고 동작의 의미를 궁금해 한 윗분들의 얘기로
캡션이 대폭 수정됐더군요.(깔끔한 처리를 못한 1차적인 잘못은
물론 제게 있습니다.) 수정되는 과정에서 확인이 되지 않은 게
전 이해가 안되더군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사진을 볼때마다
얼굴이 달아오릅니다. 사진밑엔 강윤중기자라고 유난히 또렷이 보이는군요.

사진과 캡션....
말이 필요없는 사진이 있죠.
말이 좀 필요한 사진도 있죠.
사진으로 표현이 되는데 일일이 설명하는 것은 자신없음을 얘기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신문사진도 스트레이트 사진처럼 명확한 사진이 있지요.
물론 그런 사진조차도 선거판 등에서는 정치적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요.

하지만 아래같은 웃음이 있는 사진은 독자들의 해석여지도 조금
남겨두는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몸을 뒤로 젓치고 엄지손가락을 펴든 동작을 나름대로 해석해 볼 수 있는 그런
여유 말입니다. 

서비스차원의 설명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나마 엉뚱한 캡션이어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런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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