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지율스님 단식풀던 날

나이스가이V 2005. 2. 6. 17:12
지율스님이 단식중인 정토회에서
종일 뻗치기 하던 후배와 저녁이 다 돼서 교대했습니다.
이미 총리가 지율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간 터라, 다른 어떤 고위인사가 와도
총리사진만큼의 상징적인 의미는 갖지 못하는 상황이었죠.
만에 하나, 지율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됐을 경우를 대비해 마냥 지키는거죠.

그러던 중 총리실의 한 비서관이 '지율을 살리자'는 
정부의 의지를 담은 중재안을 전달하기 위해 정토회로 들어섰습니다.
비서관의 표정도 앞장선 생명평화운동의 대부, 도법스님의 표정도 굳어있죠. 
 

조금뒤 비서관이 웃음을 띤채 기자의 질문에 대답없이 걸어나갔습니다.
무슨얘기가 오간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 웃음에 의미를 부여할 순 없었죠.



나와서 정부중재안을 재조율한 뒤 다시들어간 비서관을 수많은
기자들이 추위에 떨며 기다렸죠. 약 3시간 정도 떨었지요.
플래시가 터지는 사이로 도법스님이 웃으며 나왔지요.
대충 느낌이 왔습니다. 들어갈때와는 사뭇 다른 표정이었기 때문이죠.

 

세시간 떨며 포토라인을 지키며 기다린 끝에
"법당 안에서 기자회견 있습니다"라는
말엔 좀 허무했죠.
^^

법륜스님이 "지율스님이 단식을 풀기로 했다"고 발표하자
법당에 모여 도롱뇽을 접던 신도들이 환호성을 질렀구요.
며칠을 잠도 제대로 못자며 뻗치기에 임했던 기자들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았죠. 






이날 밤 12시에 마감한 사진중에서 1면사진을 포함, 세장의 사진을 썼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있기에 지루한 기다림이더라도 그 끝은 보람되고 짜릿한가
봅니다. 고생스런 뻗치기가 저를 끝으로 마감돼서 다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