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소심한 저의

나이스가이V 2021. 3. 31. 08:43

서울 여의도 벚꽃 2021.3.30

신문 1면에 여의도 벚꽃 사진이 실렸습니다.

 

사진 제목은 여의도 벚꽃대궐오늘부터 윤중로 보행통제뒤 이은 사진설명의 첫 문장은 서울 여의도 윤중로를 찾은 시민들이로 시작합니다. 마지막 바이라인 강윤중 기자.”

 

경향신문 3월31일자 1면

, 맞아요. 바로 접니다. ‘윤중이라는 그리 흔하지도 않은 단어가 두세 줄 되는 글에 세 번씩이나 등장하니 좀 낯설다가 민망해지기까지 하더군요.

 

윤중로를 검색하면 여의서로로 뜹니다. “여의서로의 일부 구간이라는 설명도 있지만 어쨌든 여의서로를 찾은 시민들이로 시작되어야 하는 사진설명이지요. 그럼에도 사람들 입에 붙어 익숙한 여의도 윤중로 벚꽃이 계속 쓰이고 있는 겁니다.

 

사실, 사진설명을 쓸 때 멈칫했습니다. 여의서로로 써야할까. 하지만 윤중로로 쓰기로 했습니다. 다들 그렇게 쓰고 있는데다가, 굳이 여의서로라는 서먹한 도로명을 쓰기도 꺼려졌습니다. 다른 꿍꿍이도 있었습니다. 길 이름과 기자이름이 같다는 걸 발견한 이들의 입가에 걸린 웃음을 상상했습니다. 코로나 확진 보도를 하던 YTN의 나확진 기자 만큼의 파괴력(?)은 없겠지만요. ㅎㅎㅎ 

 

여의도 벚꽃사진을 예전에도 여러 차례 찍어봤지만, 이번만큼은 사소한웃음에 마음을 썼습니다. 사진제목에 굳이 윤중로를 집어넣은 1면 편집자도 같은 생각이었을 겁니다.

 

지면이나 온라인에서 본 사진의 설명과 바이라인까지 꼼꼼하게 살필까 싶습니다만, 만약 읽은 분들이 이 '소심한 저의'를 눈치 채고 잠깐이라도 미소를 머금었다면, 이날 사진은 값을 톡톡히 한, 성공적인 사진일 겁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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