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을 찍었습니다.
서울을 비롯 전국의 날씨가 연일 매서웠기 때문이죠.
혹시나 해서 가본 한강 유람선 선착장.
애초부터 주렁주렁 내걸린 고드름을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유람선의 이곳저곳 구석진 곳을 살폈습니다.
안보이더군요.
혹시나 싶어 선착장 옆쪽으로 가보니,
정박중인 유람선 앞쪽으로 조그만 고드름들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기뻤지요. 그게어딥니까? ^^
밑으로 쭉쭉 길게 뻗은 처마끝 자세좋은
고드름을 기자 역시도 머리에 그립니다.
그러나, 현실은 대부분이 그렇지가 않습니다.
큰 기대없이 찾아가
막상 조그만 놈들을 보니,
어떻게 찍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돌아오는 대답은 '어떻게든 자~알'
아래 사진을 보시고
'왜곡이닷!!!!'이라 말씀하실 분들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집회 같은데서 시위대가 지른 불의
'크기'가 집회의 과격성 정도를 은연중에 보여준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기사와 캡션이 어우러지면서 그런 의미로 쓰일 수
있는건 사실이지요. 왜곡의 여지는 그런 곳에 있지요.
고드름이라는 자연이 피사체니 '그런 왜곡'의 소지는 없지요?
사진기자들은 '왜곡'의 의지를 가지고
찍는게 아니라 명쾌한 '강조'를 염두에 두고 일하죠.
그래서 상당히 위험할때가 많구요.
사진은 힘! 강하게 끄는 무언가가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는거죠.
그냥 봤을땐 그저그런 풍경(사진 위)이지만
렌즈로 과감한 강조(사진 아래)를 하게되면...
그럴듯 하죠. ^^
선배가 말씀하시는
"산좋고, 물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다."는
말씀이 불현듯 생각납니다.
현장에 임하는 기자들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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