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매우 슬픈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워하며 보낸 날이었습니다.
일나간 아빠, 엄마 없이 잠자던 삼남매가
불에 질식사 한 사건입니다.
오후에 영안실 취재가 제게 떨어졌죠.
늘 꺼려지는 취재 중 하나죠.
어느 기잔들 좋아서 하겠습니까 마는...
영안실 입구에는
라고 씌여 있었구요.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감당하기도 힘든 시간에
기자들의 취재는 화를 돋우죠.
이런 현장에서는 가끔씩 뺨을 맞거나, 발에 차이기도 하죠.
접근하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서성거릴 수 밖에 없었죠.
꼭 부모들의 얼굴을 찍어야 하는건 아니지만
그 슬픔을 담아내려면 결국 렌즈는 부모를 향하게 되죠.
상심해있는 어머니를 향해 기자들의 카메라가 향하자
아버지가 나가 달라고 합니다.
여러 매체에 보도되는게 불편하셨을 테죠.
굉장히 죄송스러웠습니다.
영안실을 나오는데
딸아이의 친구들이
국화 한송이 씩을 손에 쥐고 조심스레 들어왔습니다.
취재거부하는 부모들의 사진을 쓰는건
안된다는 생각을 하던차에 아이들이 들어온거죠.
셔터를 연신 눌렀습니다.(세명의 사진기자가 있었는데요. 플래시를
터뜨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진기자들의 입장에선 그게 예의라는 암묵적 합의가 있죠)
헌화한 아이들의 흐르는 눈물에 저도 모르게 울컥 하더군요.
비명에 하늘로 간 아이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부모님께는 다시한번 죄송하구요.
부축을 받으며 걸어가는 아이들 어머니의 그림자가
무척이나 길고 슬퍼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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