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저 멀리 '파월'이 있었다.

나이스가이V 2004. 10. 26. 22:55
파월 미 국무장관이 25일 방한했습니다.
미리 국정홍보처를 통해 받아놓은 비표를 가지고
성남 서울공항으로 향했습니다.
파월같은 초특급 울트라 인사는 일반이용객들로 붐비는
인천공항으로는 절대 들어오지 않죠.

왠지 모르겠지만 도착시간도 여러차례 바뀌었습니다.
오후 5시 30분에서 오후 7시 30분에서 다시 오후 6시 40분으로...

공항에 도착하니 입구에서 부터 비표와 소속사 이름을 확인합니다.
차량은 공항 밖으로 나가라더군요. 운전하시는 분의 신상이
통보되지 않았다는 이유입니다. 이미 공항 밖은 파월이 탄 차량이
신속하게 움직이도록 교통경찰들이 나와 신호를 잡을 준비를 하고 있었죠.
언론사 차량이 공항밖에 나가서 서있을라치면 경찰의 통제를 받아야 할 상황이죠.
캄캄한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있는게 왜 안되는지?

이동버스를 올라타면서 다시 비표를 보이고, 버스안에서 다시 소속사와
이름을 확인했습니다. 입국장에 들어서면서 'PRESS'라 찍힌 행사완장을 받고
검색대에서 장비 검사를 받았습니다. 철저한 검사가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검사의 대상자가 되면 조금 화가 치밉니다.

이거까지 다 참을 수 있었습니다.
파월이 전용기에서 내리는 곳에서
사진기자들이 서서 찍는 곳의 거리가 대략 50m 쯤 떨어져 있는겁니다.
낮도 아니고 깜깜한 밤에 말이죠. 플래시의 광량을 높여 한컷을 찍으면,
다음 서너컷은 깜깜하게 나오고, 또 한컷 터지면 다음 서너컷은 깜깜하게 나오고.
화가 나더군요. 차를 타기전 파월은
저~ 먼곳에서 환영(?)의 플래시를 터뜨려 주는 한국사진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습니다.

그순간에도 플래시가 안터져 시커멓게 찍히는 사진을
연신찍어대는 사진기자들의 당혹스러움과 불안감을 알리가 없죠.

파월과의 거리는 심할 정도로 멀었습니다.
초강대국 미국의 초고위층 인사에 대한 예의라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진을 찍어 보도해야하는 당사자가 되면 화가 나지요. 몹시.
약한나라의 일개 사진기자가 당연히 감내해야 할 거라면...할 수 없지요.

팔에 찬 완장에는 '미국 국무장관 방한 PRESS 환영행사'라 적혀 있습니다.
환영행사에 주한미대사 등 몇몇 인사들이 나왔지만, 대부분이 사진기자였던,
사진기자들이 해준 환영행사였습니다.



 

 전용기 문이 열리고 내리는 사람들을 찍었더니
경호원이더군요. 깜깜해서 다 파월같아 보였습니다.
 
 
계단을 내려오는 파월장관.


크게 찍힌거 같지만 이 사진이 원본사진의 8분의 1쯤 될
겁니다.


앞뒤 사주경계를 하는 경호원들이 앵글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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