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첫 눈'이 싫은 사람....

나이스가이V 2004. 11. 26. 16:15

서울에 첫 눈이 내렸습니다.
쌓일 정도는 아니였지만
잠깐잠깐 제법 굵은 눈발도 보였죠.
많은 분들이 설레였을테고
첫눈기념 이런저런 약속을 하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입사전 저 역시도 첫눈에 설레고 옛 추억도 그려보는 그런
평균적인 낭만을 가진 사람이었죠.

그러나...
사진기자로 입사 한 뒤 '눈'이라는
낭만자극 매개체가 정내미 떨어지는 성가신 그것으로 전락했죠.
일기예보에 눈이라는 말이 나오면
일단 어디가서 눈을 찍어야 하나? 하는 걱정부터 하는 직업병이 생겼죠.

첫 눈이라 기상청에 공식적으로 기록되더라도
함박눈이라면 모를까 
싸락눈, 진눈깨비라면 사진으로 잘 표현이 안돼죠.
그림으로 말해야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닙니다.

눈도 성격이 있습니다.
보통 첫눈에서 두 세번 정도의 눈은 착하게 표현됩니다.
우산을 받쳐들고 지나는 사람, 좋아하는 아이들,
장독에 편안하게 쌓인 눈. 보통 이런 류의 사진들이 많죠.

첫눈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눈은 조금씩 나쁘게 표현이 됩니다.
눈때문에 꽉 막혀버린 도로, 좀 더 세게 내리면
폭설 피해, 고립 등.(반드시 그런건 아닙니당)

눈이 고와 보일리가 없죠? 
 
어쨌든, 눈에 관련된 찢어지는 추억이 있지 않은
보통 사람들이라면 첫 눈이 반가웠겠죠.
그래서 신문사진의 아주 중요한 소재가 되는가 봅니다.

오늘밤 좋은 추억들 많이 많으시길 바랍니다. ^^*

아래는 실패한 눈사진.


행사기다리다 갑자기 날린 눈발에 몇 컷.
첫 눈인데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네요. 배경도 지저분하고.
이런 사진 안써 줍니다.




눈발이 기습적으로 날려 차에서 뛰어내려 몇 컷을 찍었더니, 노출이 엄청나게 오버됐네요.
결정적일때 이런 실수를 하는건 아직 역량이 부족하다는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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