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축구대표팀에 박수를

나이스가이V 2014. 6. 29. 22:43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알제리전과 벨기에전을 연달아 광화문 광장에서 봤습니다. 그 새벽에 잠 못 자고 본 것은 경기가 아니라 거리 응원이었습니다. 수만의 시선이 대형 전광판을 일제히 주시할 때 전광판을 등지고 그 시선들을 바라봐야 하는 것은 약간 서러우면서 민망한 일입니다. 그렇게 경기 중 변하는 시민들의 다양한 분위기를 담았습니다. 꼭 골이 터지지 않더라도 그 표정으로 경기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일이다 보니 경기 자체를 즐길 수 없고, 경기를 제대로 볼 수도 없어서 그런지 대표팀의 16강 탈락이 확정되자 응원나온 시민들의 실망과는 다르게 그저 '빨리 퇴근하자'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16강 탈락으로 또 한 번의 광화문 거리 응원 기회가 사라졌다는 것은, 제가 뜬 눈으로 광장의 새벽을 지켜야 하는 피곤한 도 없어졌다는 것이지요. 아쉬움과 안도가 묘하게 교차합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각종 매체들과 SNS는 16강 탈락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선수 선발과 전술 부재, 감독의 고집 등 다양한 비난의 재료를 도마에 올려놓고 요리를 해댔습니다. 조별리그 러시아와의 첫 경기 후 골의 주인공 이근호와 그를 기가 막힌 시점에 교체 투입한 홍명보 감독에 대한 찬사가 떠올라 이른 아침부터 이어지는 비판이 참 가혹하다 느껴지더군요.

 

 

 

기대가 커서일까요. 국민들은 우리 사회에 깊이 드리운 슬픔과 불안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국가와 정부 대신에 축구를 통해 작은 위안이라도 받고자 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객관적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승리를 염원했고, 바짝 타버린 국민들의 가슴을 적실 한 줄기 기쁨을 위해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뛰었습니다. 

 

이 나라가 하지 못하는 '국민 위로'이라는 묵직한 미션을 어깨에 얹고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빈 축구대표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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