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아씨는 사진다큐를 하며 만났습니다. 그는 상업사진을 찍는 작가입니다. 코로나 이후 일거리가 줄자, 지난 4월부터 배달노동에 뛰어들었습니다. 스쿠터에 올라 음식배달을 하다 보니, 새로운 시선을 얻게 됐습니다. 노아씨는 시대를 기록하겠다는 소명으로 배달현장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그간 작업을 모아 사진전을 열기도 했지요. 그는 필름으로 찍고 직접 현상·인화하는 아날로그방식을 고집했습니다. “더 무겁게 책임을 지기 위해 선택한 자세”라고 하더군요. 한 컷 한 컷 셔터를 누를 때마다 질문을 던진다고 했습니다. 노아씨를 취재하면서 ‘내가 찍는 사진에 난 어떤 책임감을 느끼고, 어떤 질문을 하고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진기자가 사진작가를 카메라에 담는 건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사진을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