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반려견과 꿀잠대회...'개'의 사전적 의미는 바뀌겠지요?

나이스 야자 2026. 6. 1. 14:14

꽤 오래전 지하철 안에서 한 여성이 "우리 아가~"라며 애지중지하던 대상이 ''라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라는 따가운 눈총을 그 혼자 다 받아내고 있었습니다. '아기'가 아기띠에 폭 안긴 채 그와 함께 지하철에서 내릴 때 수많은 불편함의 시선이 일제히 그의 뒤통수에 박혔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라고 부르는 일보다, '반려견'이라고 부르는 일이 더 많아졌지요. 반려동물의 대표인 개는 우리 삶 속에 깊숙이 들어온 지 오랩니다. 아침저녁으로 반려견과 산책을 하는 건, 끼니마다 밥을 챙겨 먹는 것처럼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의 풍경이 되었습니다.

숲속 개꿀잠대회. 2026.5.31 서울숲

지난 531일 반려견과 함께하는 '개꿀잠'대회가 서울숲에서 열렸습니다. 사전 행사로 진행된 반려견 마사지 프로그램 강사가 '아가' '댕댕이' 등의 사랑스런 호칭을 쓰는 동안 반려인들은 그보다 더 찐득한 시선과 표정으로 각자의 아가를 어루만졌습니다. 그 자리의 누구도 그 옛날 지하철의 눈총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행사 주최 측은 숲이 주는 치유의 힘을 반려동물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습니다.

숲속 개꿀잠대회. 2026.5.31 서울숲

세상은 더디게 변하는 것 같지만 세월이 쌓이면 놀라울 정도로 바뀌어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 동물과 식물 같은 인간 외 생명과의 관계는 다시 써야 할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애초의 자리, 공생하며 서로 위로하는 본래의 자리를 찾아간 것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대중의 시선과 정서가 변하면 언어도 따라 변하는 것이 이치입니다. 이미 변화가 시작되지 않았을까요. ''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 1 포유류 갯과에 속한 동물. 2 성질이 나쁘고, 행실이 좋지 않은 자를 욕하여 이르는 말. 3 권력자나 부정한 사람의 앞잡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제 'XX' 같은 욕도, '개'로 시작하는 부정적 비유도 사라질 것 같습니다. 반려견 인구 1200만 시대에 용납이 안 될 사전풀이 아닌가요. 개꿀잠대회 사진을 찍고 든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