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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아중을 찍으면서...

여배우를 촬영하는 것은 참 설레는 일이지요 "앉으세요" "이번엔 서볼까요" "기대세요" "손을 올려 볼까요" "웃으세요" "카메라 보세요" "좋습니다" 포즈를 끌어내기 위한 제안에 그대로 따라 줍니다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둘 만의 시간이지요 앵글 안에 어느 누구도 들어오지 못합니다 가끔 코디가 들어와 옷이나 머리를 만져주는 것 빼고는요 사각의 앵글 안에 있는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면 그 매력에 푹 빠지기도 합니다 누구라도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배우 김아중을 신사동 모처에서 촬영했습니다 두 시쯤 밥을 먹으면서 인터뷰 하고 있었지요 다음은 우리 차례, 김아중은 옷을 갈아입고 나왔습니다 이날 7개의 매체와 인터뷰를 한다고 했으니 옷도 7번 갈아입어야 하고, 같은 말들을 7차례나 해야하는 중노동이지요 다음날..

사진이야기 2011.03.20

개들은 두렵지 않았을까?

연평도 마을을 돌아다니다보면 개들이 참 많습니다. 인적없는 골목에 서너 마리의 개들이 흘깃 쳐다보며 지나가면 개들의 마을에 사람인 내가 들어온 것 같은 착각도 일더군요. 연평도의 개들은 짖거나 위협적이지 않고 그저 순하기만 합니다. 마을의 주인행세를 하는 모양입니다. 만나는 개들은 대부분 북의 연평도 포격이후 유기됐던 개들입니다. 개들은 공포스럽지 않았을까요. 밥을 챙겨주던 주인들이 급히 섬을 벗어나는 것을 지켜 보았을 겁니다. 어쩌면 포격의 공포보다 사람들이 일제히 떠나버린 텅빈 마을의 낯선 공포가 더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개들은 사람이 빠져나간 석 달 간의 고립과 외로움, 배고픔을 견디고 있었던 겁니다. 주민들이 다시 마을로 돌아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동안 개들은 지난 몇 달 동안 그랬듯이 마을을 ..

사진이야기 2011.03.09

몸 좀 사립시다!!

MBC 조의명 기자가 해빙기 익사사고 보도중 물에 빠지는 아찔한 영상이 화제군요 익사사고의 위험을 이보다 더 적나라하게 보여줄 순 없겠지요 말이 아니라 몸으로 위험성을 보여줬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좀 미안하지만, 사실 'NG'영상이지요 이를 과감하게 내보냈다면 '위험경고'의 극대화를 꾀한다는 뉴스 편집자의 의도가 있는 것이지요 문화방송의 차별화된 주말 뉴스에 맞는 영상이라 생각도 했을 테구요 또 이런 아찔한 영상과 조 기자의 이름이 온라인 뉴스를 통해 일파만파 번질 것이라는 소위, 또 한 명의 스타기자 탄생을 머릿속에 그렸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폭설 뉴스를 전하던 박대기 KBS 기자를 기억하듯이 말입니다 현장에서 접하는 방송기자의 보도도 조금 변하고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지요 시청자가 보기엔 고만..

사진이야기 2011.02.09

미리 촬영한 작전성공 기념사진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이 해군의 군사작전으로 전원 구출이 됐습니다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 작전' 성공에 박수를 보내는 바 입니다 아울러 석해균 선장의 조속한 쾌유를 빕니다 청해부대의 작전시 현장 사진을 애타게 기다리고 전적으로 군이 보내주는 사진에 기댈 수 밖에 없는 것이 신문사의 현실입니다만, 작전이 있은 후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던 중 이상하다 싶은 사진을 보게 됐지요 청해부대 특수전 요원들의 기념사진이었습니다 몇몇 신문은 이를 주요 지면에 실으면서 '피랍선원 구출한 뒤 찍은 기념사진'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작전 다음날인 22일이라고 날짜를 명시한 신문도 있었구요 사진을 본 첫 느낌이, 극도의 긴장과 생명의 위협 속에 이뤄진 작전 후에 이렇게 편안한 포즈의 기념사진이 어울리..

사진이야기 2011.01.26

별 좀 보고 사십니까?

별 좀 보고 사십니까? 별 볼 일 없으시지요? 해마다 한 해를 정리하는 송년호 사진을 위해 경북 상주에 갔습니다 4대강 공사가 한창인 낙동강이 시작하는 곳입니다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경천대 인근의 절경을 아쉬워 하며 카메라를 받쳐놓고 해가 지자마자 별을 돌렸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별이 돈 것이지요 깨끗한 하늘에 쏟아질듯 떠있는 별을 보면 많은 생각이 스칩니다 무섭도록 적막한 곳에서 별을 대하면 참 겸손해 집니다 자연스레 한 해를 돌아보게 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저 넓은 우주에 뜬 수 많은 작은 별이 보낸 빛은 수 십년, 수 백년을 날아온 것입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이거나, 나의 먼 조상들이 태어나기 전에 반짝였던 빛이 지금 나의 눈이 인식하는 것이지요. '나는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내 안의 욕심과 ..

사진이야기 2011.01.01

개가 개고생 하던 날

연일 한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겨울이면 이정도 추위 쯤은 늘 경험합니다만, 해가 갈수록 조금씩 더 춥게 느껴지네요. 내복을 꺼내입어야지 하면서도 내복을 입는 순간, 겨울내내 내복 없이는 못 살것이다는 생각에 버티기로 했습니다 아니, 내복을 입는 행위가 더이상 젊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 버리는 것같다는 생각에 버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신문사진기자는 추운 날은 추위를 찾아 떠돌아야 합니다 가장 추운 곳에서 추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주요일정 중 하나입니다 물론 더운 날은 더위를 찾아 헤매지요 한파스케치를 하기위해 한강으로 향하며 종로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천막도 없이 달리는 트럭 위에서 개 한마리가 얼얼한 바람을 맞으며 어디론가 가고 있었습니다 찬바람에 눈을 감기도 하고 몸을 움츠리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일면식 없..

사진이야기 2010.12.26

이거 뭐 어처구니가 없어서...

G20을 앞두고 한미FTA 추가협상이 8일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진행됐지요 일찌감치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국측 대표단이 들어서는 것을 찍기위해 청사 로비에서 기다렸습니다. 협상단이 타고 오를 엘리베이터 앞에 가장 먼저 사다리를 놓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보통 제가 잡은 자리부터 포토라인이 시작되거든요. 미국에서부터 동행한듯 보이는 협상단의 안전담당자와 미 대사관 직원 등이 사다리를 멀찌감치 뒤로 빼줄것을 요구했습니다. 왜냐고 물으니, 안전상의 이유라고 합니다. 한국기자들은 늘 이렇게 라인을 잡아왔고 어떤 사고도 없었다고 했더니, 자기들 안전상의 규칙이자 관행이라고 했지요. 우리 기자들의 관행도 있다고 버티니, 이번에는 양쪽으로 라인을 잡고 서면 안된다고 합니다. 한쪽으로만 줄지어 서고..

사진이야기 2010.11.08

뻗치며 산다!!

'뻗치기'라는 기자들이 쓰는 은어가 있습니다. 군대에서의 얼차려를 연상케하는 단어인데요. 단어의 뉘앙스가 그러하듯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약이 없지만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어떤 상황이나, 뉴스의 중심에 있는 인물을 마냥 기다리는 조금은 무식하고 단순한 취재방법이지요. 지겹습니다. 하지만 왠만큼 간이 크지 않으면 자리를 떠서 다른 무엇을 할 수도 없습니다. 꼭 자리를 비운 잠깐동안 상황이 발생해 버릴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이지요. 그제 태광그룹 회장의 어머니 집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다는 뉴스를 보고 바로 장충동으로 향했습니다. 기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고 있었지요. 그저 '압수수색 영장발부'라는 사실에 '설마 이 늦은 밤에 하겠나'하는 의심을 가지면서도 모여든 것이지요. 집 앞에 도착하자..

사진이야기 2010.10.22

붉은악마, 역사를 가르치다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축구국가대표 평가전이 열렸습니다. 선수들이 입장하는 동안 붉은 악마들이 앉은 골대 뒤에서 대형 플래카드가 파도처럼 밀려올라 갔지요. 서둘러 올라가는 게 사인이 안맞았나 싶었지요 보통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동안, 대형 태극기가 올라가는 것이 익숙한 모습인데요. 두 군데서 밀려 올라간 플래카드. 하나는 안중근 의사, 다른 하나는 이순신 장군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날 한일전은 양국 동시 생중계가 예정되었지요. 한국축구가 일본축구보다 한 수 위임을 상징하는 퍼포먼스이자, 역사를 왜곡하고 과거에 대한 반성없는 일본에 대한 붉은 악마의 경고였습니다.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의 기를 받아 경기는 시작됐고... 허우적된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지요. 그나저나, 일본 ..

사진이야기 2010.10.18

조화들의 힘겨루기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빈소가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습니다. 빈소에는 각 계에서 보내오는 조화가 줄을 이었습니다. 오는 순서대로 차례차례 조화를 놓으면 얼마나 수월하겠습니까 하지만, 그게 보통일이 아니더군요 먼저 와서 영정 가까이에 자리했지만, 조금 센 사람이 보내온 조화에 이내 밀리고 맙니다. 힘과 서열의 우위에 따라 차지하는 자리가 영정 가까이에서 좌우에서 멀어져 가지만, 그 우위가 애매할 경우에는 혼란이 초래되기도 합니다. 박희태 국회의장과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보내온 조화가 황 전 비서의 영정 오른쪽에 일찌감치 자리했습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조화가 도착하자, 먼저 두 조화의 사이에 둘 수도 없었는지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다가 반대쪽편 상석에 자리했습니다. 조화가 늘어날때마다 점점 입..

사진이야기 2010.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