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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으로 오는 풍광

사진으로 밥을 버는 자에게 사진 찍기가 휴식일 리 없습니다. 멋진 풍광을 앞에 두고 이것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를 고민해야하는 것은 고통입니다. 강원도 양양으로 1박2일 트래블(여행)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서울 시내와 국회를 오가며 반복하던 일상에서 잠깐 벗어나는 것이 나쁘진 않습니다. 제게 주어진 미션, 즉 여행면의 메인사진은 ‘낙산사 홍련암’이었습니다.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낙산사의 여러 모습을 담았을 겁니다. 참고삼아 낙산사와 홍련암의 이미지를 검색해 보려다가 말았습니다. 잘 찍어 놓은 사진을 보면 그 사진에 연연하게 될 것 같았지요. 무엇보다 발품 팔아 ‘딱 이 포인트’를 찾는 즐거움을 앗아가 버립니다. 겨울바다의 칼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시린 발로 그 ‘포인트’를 찾아 섰습니다. 의상대(정자)..

사진이야기 2016.02.03

아이들이었을까

새들이 날아올랐다. 새들은 공중에서 배회했다. 왜 하필 그 장면이 카메라에 들어왔을까. 장소의 특수성과 연결 지을 수밖에. 지난 12일 안산 단원고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시 2학년이었던 생존 학생들의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식이 열리던 그 시간 새들은 학교 건물 위를 맴돌고 있었다. 어딘가로 날아가지도 그 무리가 흩어지지도 않았다. 그저 날고 있는 새로 보이지 않은 이유다. 사고로 희생된 아이들의 넋이라도 실어왔을까. 아이들의 메시지라도 전하러 왔을까. 물의 부자유와 대비되는 하늘의 자유를 누리는 새들을 보며 아이들도 그랬으면 하고 바랐다. 354명이 입학했지만 이날 86명이 졸업했다. yoonjoong

고개 못 든 이유

‘부끄러웠을까요’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찍었습니다. 전날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 현안보고와 북한 핵실험 규탄 및 핵 폐기 촉구 결의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요.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한·일 정부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주도한 윤 장관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이 합의에서 일본이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 일본 기시다 외상은 배상금이 아니라는 10억 엔을 “정부 출연이라 배상금”이라는 것, 소녀상 이전에 동의한 것, 국제사회에서 상호 비난·비판을 자제한다는 합의, 위안부 기록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에 “민간에서 하는 일”이라는 태도 등을 일일이 추궁하며 몰아세웠습니다. 장관의 답변에 심 의원은 “그런 추접한 소리 하지 말라...

국회풍경 2016.01.09

'새해 다짐 추가요'

창당을 준비 중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잇달아 더불어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의원들이 지난 4일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에게 새해 인사를 하기 위해 동교동 사저를 찾았습니다. 응접실에서 이희호 여사를 기다리던 중 유성엽 의원이 안철수 의원을 향해 “김병관을 아느냐?”고 물었고 안 의원은 “처음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을 영입한 것에 대한 얘깁니다. IT 기업인인 김 의장은 안철수의 대항마라 기사 제목이 달리기도 했지요. “(입당시켜) 기업인을 망하게 하면 되나?”하고 유 의원은 덧붙였습니다. 함께 자리한 탈당파 의원 모두 “허허허”하고 웃었습니다. 한 기업인의 입당과 그를 영입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를 비꼰 것이지요. 인재영입 관련 기사에..

국회풍경 2016.01.06

새해에는...

2016년 들어와 오늘(4일) 첫 출근한 사진기자들은 아마도 ‘새해 첫 출근’ 사진을 어떻게 찍을까 고민했을 겁니다. 저 역시 출근길 지하철에서 제가 맡을 것이 거의 확실한 첫 출근 스케치를 생각습니다. 머릿속에는 이미 익숙한 사진이미지가 자리 잡고 있지만 ‘다른 거, 뭐 새로운 거 없나’ 싶은 거지요. 새해 새 각오로 시작하는 건 기자라고 다를 리 있겠습니까. 여러 다짐 중에는 새로운 사진에 대한 갈증도 포함됩니다. 그러다보니 새해 첫 출근길 사진을 생각하자마자 떠오르는 매번 보던 사진에 대한 거부의 몸부림이 살짝 일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결국 다른 것을 떠올리지 못하고, 매년 그랬던 것처럼 세종로네거리로 향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했을 사진기자 동료들이 횡단보도에 모여 새해 인사를 나눴습니다. ..

사진이야기 2016.01.04

2015 내가 만난 사람들

2015년이 지나갑니다. 올해도 제 카메라는 수많은 사람을 담았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저와의 인연이었던 이들이라 믿습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면 잊힐 테지요. 지난 2014년에 이어 몇몇 사람들은 이 블로그에 남겨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훗날 저의 2015년 기자 생활을 떠올리는 의미있는 자료가 되겠지요. 월별로 모아 놓았던 사진을 빠르게 훑어보다 눈길이 머문 사진을 두서없이 골라냈고 거기서 몇 장 추렸습니다. 사건 속 인물도 있고 제 추억에 기댄 인물도 있습니다. 순전히 제 카메라에 담겼던 ‘2015 내 멋대로, 내가 만난 인물 정리'입니다. *삭발하는 엄마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원고 희생자의 어머니들이 삭발을 했습니다. 카메라 뒤에서 저도 눈물을 떨궜었지요. 세월호 이후..

사진이야기 2015.12.28

악수를 위한 변명

지난 12월22일자 1면 사진 얘깁니다. 가십 같은 사진이지만 눈에 익숙한 관행적인 사진이 아니라서 1면에 골라 쓴 것 같습니다. 지면에 쓸까 싶었지만, 재밌는 장면이다 싶어 마감한 사진이었지요. 설명을 하자면 이날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이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되었습니다. 국회 출입기자들이 유 내정자가 머물고 있는 국회의원회관 사무실로 달려갔습니다. 기자들이 소감과 경제정책 등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문답이 이어지던 중 기획재정부 간부들이 인사청문회 준비 등을 이유로 사무실을 찾아와 기다렸습니다. 인터뷰가 마무리되자 저를 포함한 사진기자들은 유 내정자와 기재부 간부들의 자연스러운 악수 모습을 담으려 파인더를 주시했습니다. 하지만 유 내정자의 보좌진은 이어지는 기재부 간부들과의 일정..

국회풍경 2015.12.23

'진박 성골' 최경환의 '버럭'

짬밥을 꾸역꾸역 먹다보니 촉이라는 게 생겨 ‘뭔가 그림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일입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석했습니다. 시종 굳은 표정을 짓고 있던 최 부총리가 발언을 시작하면서 촉이라는 게 발동했습니다. ‘음~ ‘설전’이 예상되는군.’ 사실 이날 사진으로는 중요도가 밀린다고 판단해 부총리 발언 사진 몇 컷만 신속히 찍고 회의장을 떠나려 했지요. 발언 기회를 잡은 최 부총리가 작심한 듯 뱉은 말에 결국 설전을 불렀습니다. 부총리는 서비스산업발전법 처리지연에 대한 불만이었습니다. “7~8년째 발목 잡힌 법이다. 이런 법이 대체 어디 있느냐. 합리성을 따져보고 결론을 내야지 무작정 시간을 끄는 건 정부로서 안타깝다”..

국회풍경 2015.12.12

'사진도, 정치도 생물'

새정치민주연합 당내 ‘문(재인)·안(철수)’ 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안 전 대표가 문 대표가 거부한 혁신 전당대회를 재차 요구한 뒤 장고를 위한 칩거에 들어갔습니다. 문 대표를 향한 최후통첩이며 탈당 수순이란 말도 나옵니다. 며칠 전 같은 당 이종걸 원대대표는 아침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감동적인 사진을 기억한다. 후보였던 안 전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후보에게 목도리를 걸어주었다. 오늘 날이 찼다. 당은 더 냉랭하다. 문 대표가 두꺼운 외투를 안 전 대표에게 입혀주어야 한다. 분열을 통합으로 만들 책임이 두 분에게 있다”고 했습니다. 이 원내대표가 언급한 ‘감동적 사진’이 무엇인지 단박에 떠올랐습니다.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저는 안철수 후보를 전담해 사진 취재를 하다 안 후보가 ..

국회풍경 2015.12.08

"집사람 손보다 자주 잡아요"

국회의원들은 주중에는 여의도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보통 지역구를 챙깁니다. 총선이 가까워져 몸은 여의도에 있지만 마음은 지역으로 달려가 있을 것 같습니다. 휴일 국회는 보통 한가하지만 지난 일요일에 출입기자들은 바빴습니다. 한·중 FTA 비준안과 예산안 등 쟁점 현안을 두고 여야가 협상을 하고 있는데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에 미뤄뒀던 몇몇 일정이 이날 진행됐습니다. YS의 서거에 밀렸던 국회발 뉴스가 다시 정치 뉴스의 중심 자리로 돌아왔기 때문이지요. 이날 아침부터 일정이 돌발적으로 생겼는데요. 며칠 외부에서 현안을 놓고 비공개 협상을 이어오던 여야 원내지도부가 국회에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상임위 간사들이 원내대표실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 협상 파트너를 기다렸..

국회풍경 201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