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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을 찾아라

블로그 만들어 놓고 일주일에 하나 업데이트하기도 버겁습니다. 머리가 맑은 날이어서 집중한 취재가 뒷얘기를 가져야하고, 이것이 ‘블로그 쓰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스치고, 이후 ‘뭘 쓸까?’ 생각할 때 다시 떠올리게 되면 블로그 하나가 써집니다. 여러 가지 조건과 박자가 맞아줘야 겨우 하나 건지는 것이지요. 긴 시간 블로그를 방치하다보면 조바심이 생깁니다. 꼭 술 때문은 아니지만 대체로 머리가 맑지 못하여 새로운 것은 떠올리지 못하고 대신 자꾸 지난 사진을 꺼내게 됩니다. 앞서 올린 ‘중2의 여행사진’에 이어 또 파리여행사진을 올리려 합니다. 제가 국회 출입기자이니 국회의원들 사진을 내보이며 ‘썰’을 푸는 것이 도리이나, 방문자를 유인하기에는 ‘파리 사진’이 훨씬 영양가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수..

사진이야기 2016.06.13

중2의 여행사진

지난 2월에 다녀온 파리여행의 사진 폴더를 열어보았습니다. 똑딱이 카메라로 1000장쯤 찍었더군요. 그중에 딸래미 사진이 시선을 붙들었습니다. 딸래미는 지금 ‘중2’입니다. 아내가 돈 모아 파리에 꼭 가야겠다고 했을 때 애써 외면했습니다. 잊을만하면 파리를 들먹이던 아내가 딸아이와 추억을 만들 마지막 기회라며 반쯤 협박을 했습니다. 이미 엄마아빠랑 어디 같이 다니기 싫어하는 나이고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없다는 의미였지요. ‘아빠와 함께하는 파리여행’... 제목부터 근사하다 생각했습니다. 마음을 고쳐먹고 통장 잔고를 탈탈 털어 파리로 향했습니다. ‘남는 건 역시 사진’ 비싼 돈 들였으니 아이의 추억이라도 부지런히 기록해주자며 카메라를 꼭 쥐었습니다. 사진 속엔 늘 없는 아빠, 그 아빠의 시선이 담긴 사진..

사진이야기 2016.06.03

10년 기록, 새만금 갯벌

10년 전 새만금 방조제의 물막이 공사가 끝나고 2주일쯤 뒤에 새만금을 찾았습니다.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새만금 개발 반대의 목소리도 잦아드는 때였습니다. 정보도 없이 ‘뭔가 있겠지’하고 새만금을 향해 떠났었지요. 물이 막힌 뒤 갯벌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갖고 말이지요. 당시 그 넓은 새만금 갯벌을 돌아다니다 덜컥 겁이 났습니다. 마감일이 정해져 있는 지면을 메울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조급함에 여기저기 전화하던 끝에 전북 부안군 계화도로 찾아들게 됐습니다. 갯벌을 살리자는 어민들의 목소리가 남아있던 곳이었지요. 어민들은 평생직장인 갯벌을 잃게 될 불안감 속에서 ‘그레질(조개 캐는 도구)’을 이어갔습니다. 자연의 물때에 따른 것이 아니라 방조제 공사의 필요에 의해..

사진다큐 2016.05.24

총선 취재의 뒤끝

총선 취재를 했습니다. 두 달 같은 두 주일을 보냈습니다. 당 대표들은 “한 달 같은 하루”라고 표현하더군요. 진짜 선거는 공천부터라는 말이 있듯 사실 일찌감치 총선 취재는 시작됐던 것이지요. 공천과정에서 진을 빼다보니 막상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을 때 한숨이 나오더군요. 게다가 매너리즘이라는 놈도 슬며시 고개를 듭니다. 그놈은 ‘이만하면 됐다’는 식으로 몸과 마음을 지배합니다. 뭐 극복하는 법은 간단합니다. 몸을 고되게 하는 겁니다. ㅠㅠ 하루 열 서너 개나 되는 당 대표의 지원유세 일정을 모두 챙길 순 없지만 최소한 오후 신문 마감 시간까지는 되도록이면 많은 일정을 챙기려 했지요. 한 시간 단위의 유세 일정을 취재하기 위해 다음 유세장으로 달리는 취재차 안에서 사진을 마감합니다. 미뤄두면 귀찮아지는 ..

국회풍경 2016.04.19

그 손 내가 잡을 뻔

정계를 떠나 전남 강진에서 칩거하던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고문이 뜨고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고 있지요. 손 전 고문은 7일 경기도 남양주 다산유적지에서 열린 ‘정약용 선생 180주기 묘제’에 참석해 ‘다산 정약용에게 배우는 오늘의 지혜’라는 주제의 특강을 했습니다. 때가 때이니 만큼 기자들이 몰렸습니다. 더민주당의 선거 지원 요청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지요. 몸이 단 양당에 비해 느긋한 손 전 고문. 정치인의 말과 행동에 있어 ‘실학적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치인이든 연예인이든 매체의 시야에서 사라지면 잊히기 마련이지만 시야에 늘 머물러 있는 이들의 정치놀음에 신물이 나다보니 칩거하고 있는 손 전 고문의 몸값을 바짝 ..

사진이야기 2016.04.08

'어이쿠!!'

총선을 앞둔 국회는 지금 총성없는 전쟁텁니다. 공천이 막바지로 치닫자 분위기가 격앙돼 있습니다.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릅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는 바람에 아침부터 바빴습니다. 김 대표의 사진이 최선이지만 최선을 챙기지 못하면 더 분주해지기 마련입니다. 국회로 출근하자마자 대표실 앞에서 뻗치기에 들어갔습니다. 대표가 올 일은 없었지만 비대위원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어 다른 분위기를 스케치하려 한 것이었지요. 그때 K선배의 전화. “국민의당에 가봐라. 좀 시끄러웠던 갑더라.” 잽싸게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의원회관으로 가 회의가 끝나기를 기다렸습니다. 공천에서 배제된 예비후보와 지지자들이 회의실 문이 열릴 때마다 “투표 결과를 공개하라”며 구호를 외쳤지요. ..

국회풍경 2016.03.21

몸싸움의 계절

출근길 지하철 승강장에서 종종 제 뒤에 섰던 사람들이 잽싸게 자리를 차지해 서서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낀 채로 도착한 환승역에서 내리는데 이리저리 밀립니다. 갈 길 급한 여성들에게도 쉽게 밀립니다. 자리 못 잡고 잘 밀리는 저는 자리싸움과 몸싸움에도 능해야하는 사진기자입니다. 요즘 정치판이 분주합니다. 이세돌 사범과 알 사범의 바둑 대결이 시선을 상당히 돌려놓고 있음에도 여의도 기자들은 그냥 정신없습니다. 일에는 선택과 집중이 있어야 한다지만 현장에선 그럴 상황이 못 됩니다. 변수가 많아 일단 해놓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지요. 그래서인지 어디를 가나 기자는 많고 장소는 좁습니다. 요즘 아침부터 자리싸움,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아시겠지만 치고 박는 날선 싸움이 아니라 은근한 싸움입니다. 그러나 정신 줄을 살..

국회풍경 2016.03.15

삔 나간 사진

메모리 카드에서 사진을 지우려다 초점이 안 맞은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흔히 카드에는 선택돼 골라내어진 사진보다 몇 배 많은 사진이 주목도 받지 못한 채 남게 마련이지요. 그 중에 초점이 나간 사진이 곳곳에 있습니다. 사진을 지우기 전에 한 번 빠르게 훑어보다 이런 사진들이 눈에 든 것이지요. 지난달 28일 함박눈이 내리던 날 스케치 사진입니다. 흐릿한 사진을 가만 들여다보니 수채화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좀 억지를 부리자면 인상파 화가 끌로드 모네의 그림을 연상케 합니다. 느낌이 있어도 경험적으로 이런 사진이 지면에 실릴 리 없고 그래서 버림을 받는 것이지요. 무엇보다 의도를 갖고 찍은 사진이 아니기 때문에 가치를 부여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버려지려다 지금 이 블로그를 위해 선택이 되었으니..

사진이야기 2016.03.09

'생 라자르 역에서'

파리를 다녀왔습니다. ‘언제 또 오겠나’ 싶은 곳에서 강행군하며 과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그림을 좋아하는 아내를 말없이 가만히 따라다녔기 때문입니다. 부부가 같이 가는 여행의 기본 마음가짐이라고 하더군요. 그날은 파리 북부 ‘어느 곳’에 있는 벼룩시장부터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따라갔으니 지명이 기억에 남을 리 없지요. 벼룩시장에 벼룩 한 마리 사지 못하고 몽마르뜨로 향했습니다. 언덕을 올라 성당과 인근의 피카소가 살던 집, 고흐가 살던 집 등을 확인(기념사진)하고 미술관이 된 모로의 집까지 둘러봤습니다. 대부분의 일정을 걸어 다녔으니 해가 기울 무렵 몸에 힘도 기울었습니다. ‘생 라자르역’. 그때 기차역 이름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지도를 보니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여행 와서 제 의지로 찾아간 첫 장소..

사진이야기 2016.02.29

삼청동에서 만나는 행운

연예인을 가끔 찍습니다. 인터뷰 장소를 확인할 때면 “또 여기군”하는 곳이 있지요. ‘삼청동 한 카페’라는 사진설명으로 나가는 곳입니다. 사실 이곳은 8명의 판서가 살았다는 유래의 ‘팔판동’인데 그 일대를 통칭 ‘삼청동’이라 씁니다. 배우 강하늘을 찍었습니다.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깍듯한 친구였습니다. 드라마 ‘미생’의 장백기 정도로 알고 갔었지요. 영화 ‘동주’의 주연을 맡아 진행된 인터뷰였지요. 구조가 익숙한 카페입니다. 몇 안 되지만 제가 최근에 찍은 배우 인터뷰 사진 중 세 번에 두 번은 이곳에서 찍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다양하게 또 개성있게 찍지 못해 늘 아쉽지만, 이곳에서 저에게 부여하는 ‘미션’이 있습니다. 잘 몰랐는데 은연중에 '이 미션'을 수행하고 있었던 것을 강하늘을 찍으면..

사진이야기 2016.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