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580

장애인의 삭발

활동보조인의 제도화를 요구하는 중증장애인들이 29일째 서울시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장에 대해 면담을 요구했고 반응이 없자 오늘 40명의 장애인들이 삭발을 감행했습니다. 강력한 항의를 한 것이죠. 지난 한달여 동안 불편한 몸으로 시청 앞에서 지샌 이들에 대해 대화조차 할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장애인 관련 포토르포를 두 차례 하며 그 불편을 간접적으로 나마 경험해 그들의 절박함을 조금 이해합니다. 사실, '이해'라는 말을 쓰는것조차 민망한 일이지요. 활동보조인 등 장애인 편의에 대한 제도화의 실권자들 역시 '이해한다. 그러나...'라는 말을 얼마나 반복했겠습니까? 수 년전 취재하며 만난 한 장애인의 소원은 '단 하루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바꿔 살아보는 것'이었..

사진이야기 2006.04.17

윤중로에 봄 왔네요!

벌써 두어달째 신문사진에 봄관련 사진들이 게재되고 있습니다. 겨울 지나면 당연 봄이 찾아오건만 유난히 봄관련 사진, 특히 산수유, 개나리, 벚꽃 등 꽃사진이 많이 등장하지요. '봄'이라는 단어에 희망, 새로움, 설렘 같은 메시지가 읽혀져서인지 매년 반복되는 아이템이지만 제법 큰 사진으로 지면을 장식합니다. '잘 찍는 봄스케치 사진 한 장 열(사건, 사고, 정치)사진보다 훨~ 영양가 있다'라는 소신도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벚꽃축제가 한창입니다. 서울 윤중로에도 벚꽃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My way'라 부르는 곳이죠. ^^ 제 이름의 길이라 그런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제가 나가게 됐네요. 요 며칠 추워서 그런지 아직 제대로된 벚꽃길의 느낌을 만끽하기엔 부족하더군요. 나름 몇 그루가 피..

사진이야기 2006.04.09

목에 힘뺀 청장

지은 죄도 없으면서 경찰이 다가오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기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직 거리감이 남아있는게 사실이지요. 최근 경찰이 친근하고 편안한 경찰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듯 합니다. 그 일환으로 경찰청에서 점심시간대를 이용, 제1회 나눔음악회를 열었습니다. 이웃과 동료들간의 사랑을 나누자는 취지로 매월 정기적으로 연다는데요. 초청가수가 나와 박수소리가 적다며 바람을 잡으며 "청장님 어디계세요?"라는 말에 이택순 경찰청장이 벌떡 일어났습니다. 가수가 시키는대로 만세삼창과 박수를 유도하는 바람잡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지요. 초대한 이웃과 경찰동료들을 위해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었습니다. 목에 힘뺀 청장. 시민속의 경찰로 다가오는 좋은 징조라 봐도 되겠습니까? ^^

사진이야기 2006.03.28

대학 홍보전

최근 각 대학별로 홍보 경쟁이 치열합니다. 입사 초에는 어느 대학이 가장 먼저 졸업식을, 혹은 입학식을 하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각 학교 홍보실이나 입학관리처 등에 전화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후로 수 년이 지나면서 대학도 시장논리 앞에 내던져지다보니 기업마인드가 생존을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된 듯 합니다. 최근 졸업, 입학, 동아리 페스티벌 등 많은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자료를 보내옵니다. 자료를 만들어 보내는 일 자체가 경쟁적으로 이뤄진다는 생각도 들만큼 많을 때도 있지요. 자료를 잘 보내지 않던 학교들도 가세하기 시작합니다. 학기초 연일 타대학들의 사진이 신문에 게재되니 홍보담당자들에게 자극이 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오늘 서울 삼선동 한성대에서 '한성대 홍보도우미 선발 오디션'행사가 열렸습니다. ..

사진이야기 2006.03.22

[경향신문기사] [포토 르포]웃음이 가득한 강동야학

출처 : 경향신문 돋보기 너머 불타는 향학열 책을 볼 땐 돋보기안경을 써야 할 나이. 수업 중에 수십 번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한다. 김형래(57,암사동)씨가 돋보기 너머로 강의하는 교사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초롱초롱한 눈빛이 사뭇 진지하다. “삶의 힘과 용기를 얻습니다.” 어린시절 배움의 기회를 놓친 늦깎이 학생들에게 ‘야학’은 삶의 소중한 에너지였다. 서울 천호동 강동야학. 시장골목 내 한 건물 지하에 자리 잡은 이 곳은 캄캄한 주변에 비해 유난히 환한 불빛을 쏟아내고 있었다. 가방을 들거나 맨 4,50대 주부들이 서둘러 교실로 들어섰다. 교실안의 대화가 교실 밖까지 들렸고 수업 내내 웃음이 흘러나왔다. 89년 문을 연 이 야학은 현재 중학교 과정인 가람반과 고등학교 과정인 동녘반을 운영하고 있었..

사진다큐 2006.03.19

아드보카트 감독, 월드컵 트로피 보다

월드컵 우승팀에게 수여되는 'FIFA 월드컵 트로피'의 국내 첫 공개행사가 있었지요. 전세계 28개국을 돌며 전시하는 투어행사인데요. 행사 관계자는 우승국 선수 외에 누구도 만질 수 없다고 취재진에 몇번이고 되풀이하며 권위있고 '신성한(?)' 무엇임을 필요이상으로 강조했지요. 행사엔 딕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도 참석했습니다. 월드컵을 앞두고 지난 대회 4강팀의 감독으로서 부담이 많을 테지요. 외면하다, 마른기침 한번하고, 이내 한참동안 트로피를 바라보았습니다. 무슨 생각 했을까요? ㅎㅎ 우승컵을 봤으니, 우승하는 상상도 했음직 합니다. '우승삘'을 받았으면 더없이 좋을텐데. 트로피에 손을 대는 시늉을 하며 아트감독 특유의 장난기도 보여줬습니다.

사진이야기 2006.02.27

'꼭지점 댄스'의 물결

영화배우 김수로가 한 방송사 오락프로에 출연해 보여준 일명'꼭지점 댄스'가 장안의 화제를 넘어 생활 곳곳 깊숙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오늘자 신문에 강원 철원의 군장병들이 아침 점호시간에 피라미드 대열로 늘어서서 꼭지점 댄스를 추는 사진이 나왔지요. 절도와 단합, 재미가 가미된 이 춤이 부대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했음직 하네요.^^ 오늘 한 패션몰 행사장에 갔더니 모델들이 워킹한 뒤 모여서 꼭지점 댄스를 추며 고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었습니다. 'YMCA' 노래에 맞춘 이 댄스는 기존에 팔로 Y.M.C.A 를 그리며 따라하는 전세계적인 율동을 바꿔 놓을것 같습니다. 월드컵 공식댄스로 지정하자는 움직임도 있는데요. 앙골라와 벌이는 축구국가대표 평가전이 열리는 다음달 1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꼭지점 댄스 ..

사진이야기 2006.02.24

할아버지의 코디!!!

덕수궁에서 한 할아버지의 인터뷰 사진을 찍고 있었지요. 한 서른 컷쯤 찍었을 무렵, 할아버지와 같이 나온 할머니께서 제게 무언가 수신호를 보내시더니 갑자기 할아버지에게 다가갑니다. '왜가셨을까'했지요. 할아버지의 옷 매무새를 고쳐주시더군요. 방해할 수 없는 순간이라 먼발치서 지켜보다 몇 컷 눌렀지요. '저정도 연세면 할아버지가 저만큼 앞서 걷고 할머니가 부지런히 뒤따라가는....뭐 그런 나이 아닌가'하는 발칙한 생각을 하면서요. 옷매무새를 고쳐주시고 황급히 자리를 피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연예인들의 코디나 매니저를 연상케 했지요. ^^* 성기찬 할아버지.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선발한 '궁. 능 관람안내 지도위원'에 뽑히셨죠. 선발되신 분들 중 최고령자 팔순이십니다. 덕수궁에 가시면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사진이야기 2006.02.15

축구대표팀 새유니폼의 비밀

축구대표팀의 새 유니폼이 나왔습니다. 아셈타워 그랜드볼룸에서 발표회를 가졌는데요. 한복의 미와 호랑이의 용맹, 투혼 등을 담았답니다. 90분동안 4리터의 땀을 흘리는 선수들이 쾌적한 상태로 경기를 치를수 있는 첨단 섬유로 된 유니폼이라는군요. 확 바뀌었다는데...그렇게 보이시나요?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와닿지 않는군요. ^^ 한복의 미는 목 부위에 적용된거 같구요. 호랑이의 용맹은 유니폼 옆구리에 있는 사선으로 표현됐구요. 문제는 이 '투혼'이라는게 어디에 표현됐냐는 겁니다. 유니폼 어딘가에 '투혼'이라는 글씨로 아예 노골적으로 써있습니다. 다음달 1일 평가전부터 선보인다는데요. 잘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사진이야기 2006.02.13

한화갑을 사랑하는 아이들(?)

기업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던 한화갑 민주당 대표의 항소심이 8일 열렸습니다. 법원 안팎이 당원들과 한 대표 지지자들 목소리로 가득했었지요. 한 대표가 들어올 무렵, 법정 앞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은 지지 문구가 적힌 종이를 일제히 들어 한 대표가 들어오는 길목에 줄을 지어 섰습니다. 무리의 가장 앞자리는 아이들이 차지했죠. '한화갑 할아버지 사랑해요'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구요. 일부는 아빠 엄마의 글씨체 더군요. 의원직 상실의 위기 상황에 까지 몰린 한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과 지역민들 입장에서 가만 두고 볼 일이 아니라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아이들이 동원되어 어른들과 같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지켜보니 왠지 씁쓸했습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서 세상을 알게될 즈음..

사진이야기 2006.02.09

하늘이 도와주기도 하는...

그제가 입춘이었죠. 입춘을 하루 앞두고 스케치를 나가야 했습니다. 이날 올겨울 가장 추운날씨를 기록하고 있던 터라 '봄을 시샘하는 추위'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에 대한 것에서 고민에 빠져듭니다. 봄+추위.... 이 두 이미지가 같은 앵글 속에 담겨야 한다는데 까지 생각이 확장 됩니다. 봄과 추위라...머리를 쥐어뜯은 끝에 '입춘대길' 등 입춘서 써주기 행사에 착안했습니다. 입춘이라는 글과 글쓰는 이의 추운모습(입김, 장갑, 귀마개...)을 매치시키면 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죠. 한국민속촌에서 다행히 행사가 있더군요. 갔지요. ^^ 머릿속에 그린것은 보통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경우 '그림이 안된다'는 표현을 쓰죠. 지나치게 연연하다보면..

사진이야기 2006.02.06

인파사진 찍을때마다...

설을 앞두고 재래시장의 상징인 남대문 시장 스케치를 하는 것은 정형화된 사진 혹은 영상 아이템입니다. 십 수년 고참 선배부터 막내까지 시장 어느건물 옥상에서 보면 시장의 전경을 찍을 수 있다는 나름 노하우가 전수될 정도입니다. 몇 년 전만해도 타사에 남대문시장 사진이 먼저 나가면 '반성'^^하고 새벽마다 근무자들이 시장을 누비곤 했습니다. 지금 그정도는 아니지만 명절 즈음 한번은 쓰는 아이템인건 확실합니다. 흔히 시장을 향할땐 명절을 앞뒀으니, '북적이는 인파'를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형할인점들이 동네 곳곳에 파고든 이후, 이곳 상인들은 "사람이 없다, 장사안된다, 이렇게 힘든적 없다"는 말을 몇 년 전부터 되풀이하고 있죠. 그러다보니 '북적이는 인파'에 포커스를 맞추기도 힘들지요. 심지어 우연히 같은 ..

사진이야기 2006.01.17

두 전 장관의 만남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나란히 당으로 복귀를 했습니다. 연초부터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대권에 도전할 유력인사들의 지지율이 발표될때 빠지지 않는 두 분이죠. 대권까지 여세를 몰아갈 당권에 대한 도전도 이 두 분에 시선을 뗄 수 없는 이유죠. 열린우리당 전국 여성위원회 신년 인사회에 나란히 모습을 나타낸 두 분. 언론의 포커스는 당연 두 사람에게 향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눕니다. 수많은 취재진의 출현에 그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는 당 관계자가 취재진을 위해 포즈를 요구했습니다. 악수를 나눈 채 한참 동안 사진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습니다. 기자들에 대한 배려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 정동영 전 장관이 먼저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 옆 빈자리..

사진이야기 2006.01.12

옛 생각...

이젠 떠올리려해도 몇몇 단편적 기억뿐인 시절. 그시절 친구들의 이름도 얼굴도 다 잊혀졌지만 막연한 그때를 흐뭇하게 그릴수 있는 행사가 코엑스에서 열렸습니다. 짝꿍의 물건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열심히 금을 그어 움푹파진 책상이며 손바닥만한 걸상... 온갖 불량스런 식품들이 유혹하던 학교앞 문방구. 겨울내 손이 터서 피가 나도 열심히 쥐었던 종이딱지. 참 다양한 게임법이 있었는데...열다섯 글자모으기...뭐 이런거였지 싶습니다. 100원에 열발씩 팔던 구슬도 있더군요. 옛날을 그리는 행사가 열리고 그때먹던 불량식품이 다시 인기를 끄는걸 보면 그때보다 훨씬 풍요로워 진 삶속에서 마음은 그만한 크기만큼 가난해지나 봅니다. 옛 생각에 함 빠져 보심이...

사진이야기 2006.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