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468

욕하신건 아니시죠? ^^

방한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 6자회담 관련해 연일 바쁜 행보를 보이는 분입니다. 천영우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에 앞서 잠깐 카메라기자들에게 공개된 시간. 2~3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요. 기자들의 취재시간이 길어지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힐 차관보가 안경을 벗어 눈을 비볐습니다. ㅎㅎ기자들한테 욕하신건 아니시죠?

사진이야기 2007.07.16

그녀의 정체는?

여성유권자대회가 열린 서울시청 앞 광장. 무대 뒤 검은 정장의 한 여성이 외로이 서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흐트러짐 없는 꼿꼿한 자세로 말이죠.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표와 무대 주변을 주시하고 있었죠. 그렇습니다. 박 대표의 보디가드 입니다. 더운날씨에 미동도 없이 서있는 모습이 당당하고 멋져 보이데요. ^^* '나보다 싸움 잘 하겠지?'하는 유치한 질문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사진이야기 2007.05.30

Re 프러포즈~

결혼 10년이 넘은 부부들이 다시 '프러포즈'를 하는 행사가 송파구 장지동 아이코리아에서 열렸습니다. 정신없는 세상살이에 결혼전 했던 약속이 무엇인지도 잊었고 서로에 대한 고마움조차도 제대로 된 말로 표현하지 못한채 살아온 다양한 사연의 21쌍의 부부가 참여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사랑의 서약'을 하고 앞으로 남은 인생에서 서로를 위한 '달콤한 약속'도 하는 '메니페스토 Re 프로포즈'라는 이름의 이벤트였지요. 말끔한 정장차림의 나이든 신랑들이 꽃다발을 들고 섰습니다. 조금은 긴장된 표정이지요. 문밖의 신부들도 긴장과 수줍음이 적당히 섞인 모습이었죠. 무슨 생각을 하는지...옛 생각이 스쳐지 않았을까요. 순서대로 신부를 맞이하는 남편들은 꽃다발을 바치며 새로이 사랑을 고백합니다. 무릎을 꿇고 꽃..

사진이야기 2007.05.29

축구사진에는 축구공이...

스포츠 사진의 묘미는 순간 포착과 역동성에 있습니다. '우연'한 그림이 주는 흐뭇함도 만만치 않은 재미지요. 어떠한 연출의 여지를 주지않는 솔직하고 깨끗한 사진이기도 하지요. 스포츠를 전문으로 하는 사진기자가 좋은 사진을 찍을 확률이 높겠지만, 초짜도 의외로 훌륭한 사진을 찍을 수 있지요. 수습때 찍은 축구사진으로 여러차례 칭찬 받았던 기억도 있습니다. ^^* 수습때는 스포츠 취재를 많이 나갔습니다. 순발력, 순간포착에 대한 훈련이지요. 특히, 축구는 사진기자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훈련 종목이지요. 축구사진을 잘 보시면 왠만하면 '공'이 있습니다.(골 세리모니 같은 경우는 예외지만요) 앵글안에 볼을 다투는 두 명 이상의 선수들과 공이 들어가야 하는게 정석이지요. 사진이 좋아도 공이 없어 사장되는 사진도..

사진이야기 2007.05.15

즐거운(?) 영정사진 찍기

발대식을 가진 송파구청 공무원봉사단 사진동호회가 관내 독거노인 등 어르신들의 영정사진을 찍어주었지요. '죽음'이란 단어와 자연스레 연결되는 '영정사진'을 찍는 노인들의 마음이 그다지 가볍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봉사자들의 해주는 화장에 할머니들은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했습니다. "너무 이쁘다"는 여기저기서의 찬사는 할머니의 입을 귀에 걸어놓았습니다. 수줍은듯 카메라 앞에 앉아 어색한 표정을 짓다가도 사진사의 "까꿍" 한마디에 활짝웃으며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멋진 표정을 지어 보였지요. 한복의 윗저고리만 입고나와 옷고름 부분까지만 찍어달라는 센스까지... '사진이 잘 나왔나?' 궁금해 하는 모습은 호기심 가득한 어린아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영정사진을 찍는 행사조차도 재밌고 즐겁게 소화..

사진이야기 2007.05.01

민망한 일도...

사회이슈의 현장에 사진기자들이 있지요. 역사의 기록자니 뭐니하는 거창한 표현을 빌지 않아도 당연한 일이지요. 하지만 사진기자의 카메라 셔터는 이슈가 아닌 주변부에서도 끊임없이 터집니다. 경제면 사진이 대표적인데요. 백화점 사진이나, 각종 신제품 홍보행사 사진이 자주 등장하지요. 아니, 거의 매일 등장합니다. 뻔한 사진 아닌, 좀 다른 사진을 해보자는 얘기는 주기적으로 나오지만 인원부족과 아이템의 한계에 부딪쳐 번번히 제자리로 돌아오고 말죠. 사진의 재료가 되는 정보는 업체의 홍보담당자나 홍보대행사가 제공하는 자료에 많이 의지합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시각적으로 잘 소구하는 소위, '그림'되는 행사를 위한 홍보담당자들의 노력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 노고는 사진기자를 조금은 민망한 상황에 처하..

사진이야기 2007.04.04

봄에 만나는 눈

남도에는 이미 봄의 전령들이 예년보다 일찍 노랗고 하얀 꽃들을 피웠지요. 지난 주말 매화가 절정을 이룬 광양에 갔습니다. 원래 다른일로 출장중이었으나 출장지와 가깝다는 이유로 '한번 보고 올래'라는 완곡한 표현의 선배 전화를 받았지요. '정말 보고만 하면 됩니까?'라고 말하고는 싶었으나...^^ 바람이 불고 꽤나 추웠지만 아침부터 관광객들이 몰렸습니다. 인파가 더 몰리기 전에 빨리 찍고 떠나자는 생각으로 매화농원을 거칠게 헤매고 다녔지요. 됐다싶어 차에 오른뒤 전송을 하며 서울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함박눈이 내렸지요. 다시 돌려가기는 막막하고...오다 말겠지 하던 눈은 계속 쏟아지데요. 단순한 '봄스케치'에서 봄에 내리는 눈이라는 '스트레이트 뉴스'가 되는 순간이지요. 수년전 ..

사진이야기 2007.03.16

막은 손 뒤엔 무슨일이..

사진을 찍다보면 이런 상황이 간혹 있습니다. 빤히 눈에 보이는 상황이지만 사진을 찍는것에 너무 심하게 반응하는 대상이 있지요. 명령체계가 있는 동생같은 이 친구들을 이해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정도까지되면 화를 안낼 수 가 없지요. 정작, 명령을 내린 간부는 딴청을 피웁니다. 몸싸움을 좀 했더니, 허리가 아프네요. 삼성에스원 해고 노동자 강제연행 현장에서.

사진이야기 2007.01.19

답답~하기만 했던...

고건 전 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이 서울 연지동 여전도회관 14층에서 예정됐었지요. 보통 각사에서 2명씩 나와 건물 로비와 14층 승강기 앞을 나눠 지켰지요. 혼자 간 저는 과감히 로비를 버리고 14층을 선택했습니다. 14층에 내리니 기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저를 향했습니다. 뻘쭘하데요. 혹시 고 전 총리가 타고 있을지 모르기에 엘리베이터이가 14층에 멈추기만 하면 긴장된 카메라의 일사분란한 시선이 내리는 사람들을 계속 뻘쭘하게 만들고 있었지요. 고 전 총리를 기다리는 기자들과 역시 고 전 총리를 기다리며 기자회견을 막으려는 지지자들이 엉겨 넓지않은 승강기 앞 공간은 발디딜 틈이 없었지요. 겨우 사다리를 받쳐놓고 끼어 들었습니다. 한 10분 뒤 쯤, 고 전 총리가 도착했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기자들..

사진이야기 2007.01.17

금메달을 따는 이유

한국 쇼트트랙 간판 안현수 선수의 인터뷰가 있었지요.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맹훈련 중이었습니다. 일단 스케이트 타고 트랙을 도는 훈련 모습을 찍었습니다. 스케이트 훈련이 끝나고 곧바로 지상체력훈련에 들어가더군요. 인터뷰는 훈련이 다 끝난뒤 예정됐었지요. 지상훈련에 들어가기 전 막간을 이용해 잠깐 포즈를 부탁했습니다. 매 경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안 선수지만 헬맷을 벗고 찍는 사진은 어색한듯 수줍어 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체력훈련이 시작됐습니다. 훈련모습을 담으려는 의도였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막간을 이용해 한번더 포즈를 요구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호시탐탐 셔터타이밍을 노리며 두시간 가까이 훈련을 지켜봤습니다. 중간중간 탈진할 듯 힘들어 하는 표정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막간이라도 감히 사진포즈를 요구..

사진이야기 2007.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