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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작가 '나꼼수' 멤버와 함께

'나꼼수 비키니 논란'의 가운데 있던 공지영 작가가 지난 8일 밤 트위터 활동 중단을 선언했지요. 홍성교도소에 수감중인 정봉주 전 의원을 면회한 뒤 정 전 의원이 '삼국카페'에 사과편지를 보냈다는 소식을 전한 뒤 잇따른 악성댓글 때문이라고 했지요. 10일 민주통합당 등 야당과 나와라정봉주 국민운동본부 주최로 국회 본관 앞에서 정봉주법(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관한 법에 대한 개정) 통과 촉구 결의대회가 열렸습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노회찬 의원, '나꼼수' 김용민 평론가 등이 차례로 발언했습니다. 결의대회 후반부 많은 기자들이 자리를 뜬 뒤 사회자가 결의문 낭독자로 공지영 작가와 안민석 의원을 소개했습니다. 뒷줄 구석에서 구호를 외치던 공지영 작가의 존재를 그때까지 알지 못하고 ..

사진이야기 2012.02.13

당 대표들의 개콘 패러디

통합진보당의 총선승리 전진대회가 일산 킨텍스에서 5일 열렸습니다. 어디쯤이 사진 포인트일까,하고 일정표를 읽어 내려가다 '당대표 공연'이라는 곳에 시선이 멎었습니다. 무얼까? 굳이 공연이라는 표현을 썼다면 노래에 율동 정도 되겠지 생각했습니다. 심상정, 유시민 대표와 노회찬 대변인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눈에 익은 간단한 무대소품이 무엇을 하려는지 쉽게 짐작하게 합니다. 심상정 대표가 브리핑을 통해 '대회장 폭파'를 알렸습니다. 보고를 받은 유시민 대표. "안~돼~~~" 그의 경상도 억양에 과장된 몸짓이 대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이어지는 연기는 막힘없이 술술 흘러나왔습니다. 애드리브 같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이어지는 노회찬 대변인 "고~래~~"를 반복해 외치며 대사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시선을 ..

사진이야기 2012.02.06

"박근혜 위원장님, 전 아닙니다"

지난 27일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 관련 기사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공식일정은 없었습니다. '박 위원장을 찍어야 하는데...' 사진기자를 가장 답답하게 만드는 상황이지요. ^^ 이날 국회에서는 김종인 비대위원(정책쇄신분과 위원장)주재로 국민희망찾기 정책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간담회가 시작하는데 박근혜 위원장이 불쑥 간담회장으로 들어섰습니다. 일정에 없던 참석이었습니다. 박 위원장은 방청석 맨 구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를 비롯해 많은 사진기자들은 자연스럽게 박 위원장 주위로 모여들었습니다. 방청석에 앉아 참석자들의 발언을 메모하는 박 위원장의 모습을 담기 위함이지요. 기자들이 앞뒤좌우 자리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는데... '누가 건드렸을까. 그냥 오가는 걸음의 진동 때문일까..

사진이야기 2012.01.30

잠복근무(?)

'잠복근무'를 했습니다. 기자들의 일상다반사이기도 하고 제게도 익숙한 '뻗치기'와는 조금 다른 것이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숨어서 뻗치기'지요. 사회부를 통해 한 대부업체가 불법대출 자료를 긴급히 폐기하려 한다는 내용의 제보가 있었지요. 서류를 차에 싣는 장면을 포착하는게 미션이었습니다. 착탈식 회사로고를 떼어내고 차는 멀찌감치 댔지요 현장에 먼저 도착한 후배는 업체의 출입문과 마주보고 있는 커피숍에 앉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품듯이 안고 들어가 우아하게 모닝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출입문을 주시했습니다. 제보 내용이 구체적이다 보니, 모든 움직임을 의심하며 보게 되고, 괜히 비밀스럽고 긴박해 보이기도 했지요. 직원들로 보이는 이들이 들락거리고 차량 몇 대가 오가는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도..

사진이야기 2012.01.11

남쪽 하늘에 내리는 대북 전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이 열리던 시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북한인민해방전선 등 탈북자 단체 회원들이 모여 대북전단살포 행사를 열었습니다. '2천만 동포여 일어나라'라는 제목의 호소문 20만장을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보내는 행사였지요. 전단에는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는 내용 등을 담았습니다. 풍선 속을 보니, 카다피와 김정일 위원장,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의 사진 등이 담겼습니다. 주최측은 묵직한 전단을 담은 대형 풍선 열 개를 준비했다고 했습니다. 북한 취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내신과 외신들에게 이만큼 적절하고 흡족한 취재가 없겠지요. 대한민국 언론과 세계의 유수 언론들이 취재경쟁을 펼쳤습니다. 10번째 풍선에 바람이 가득 찰때까지 회원들은 풍선을 잡고 줄..

사진이야기 2012.01.03

철거민, 손주름, 눈물

지난 2일 서울시청 앞에서 강제철거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무자비하게 철거 당하는 모습을 행위극으로 보여주던 한 철거민이 북받치는 듯 연방 눈물을 찍어댔다. 얼굴을 감싸쥔 두 손이 눈에 띄었다. 불거진 손마디, 거칠고 주름진 손이 신산한 삶을 웅변하고 있었다. 추위 속에 내쫓기는 철거민의 서러움과 한숨이 전해져 왔다. yoonjoong

유지태와 김효진 결혼식장에서

지난 금요일 배우 유지태와 김효진이 백년가약을 맺었습니다. 연예인 결혼식에는 입사 후 처음으로 갔습니다. 한 10년 전 쯤 기억으로는 결혼식 취재를 미리 신청한 매체에 공개했지만, 지금 결혼식을 공개하는 연예인들은 없습니다. 소중한 결혼식을 수많은 매체들의 산만함으로 망쳐버리고 싶지 않는 것도 이유중 하나겠지요. 결혼식 포토세션 1시간 전에 신라호텔 영빈관 앞에 도착했습니다. 영빈관 입구에는 대략 150명이 넘는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지요. 뭐 예상 못한 건 아니지만, 알만한 12년 차 기자인 저도 기가 질려 버렸습니다. 프레스가 적힌 카드를 받으려 명함을 내밀었더니, 미리 신청을 했냐고 물었고, 신청하는 것 몰랐다 하니, 원래 이러면 안되는데 하며 붉은 색으로 프레스가 적힌 목걸이를 건네 줍니..

사진이야기 2011.12.05

물대포, 정말 차더라

설마 했습니다. 설마 이리 추운날, 게다가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가 영하로 뚝 떨어진 날, 물대포를 쏠 줄은 몰랐습니다. 23일 밤 한미FTA 비준안 강행 처리에 반발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습니다. 이날 밤 마감은 이랬습니다. 오랜만에 많은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그 규모를 보여주려 했지요. 서울광장이 내려보이는 곳에서 서둘러 사진전송을 했습니다. 10여분 뒤 다시 광장을 내려다보니 참가자들이 더 늘어 있었지요. 다시 찍었습니다. 그리고 마감...'그새 또 늘었군'...다시 찍고 마감. 여하튼 어젠 그랬습니다. 본 집회가 끝나고 광장에서 을지로와 무교동 쪽으로 빠져나가는 집회 참가자들. 날이 추워 이쯤에서 끝나겠지, 싶었습니다. 그런 바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곳곳의 길목을 막아선 경찰. 이에 항의하는 시민...

사진이야기 2011.11.24

행복

수능 시험 가채점 하던 날. 서울시내 한 여고 교실 외벽에 붙은 급훈이 시선을 끌었다. '우리는 행복해야 한다' 여고생들은 어른들의 모습이 행복해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부모님의 모습에서 행복을 발견하지 못한 것일까. 곧 펼쳐질 대학생활과 취업에 대한 두려움도 녹아 있는 듯했다. 수능 가채점을 하며 희비가 엇갈리는 수험생들을 보며 '수능 점수'가 '행복'의 척도라 믿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나'는 행복한가? yoonjoong

4년 만에 만난 원기

원기를 처음 만난건 4년 전 장애인그룹홈입니다. 포토다큐를 하기위해 찾았던 '개봉공동체'라는 가정에서였지요. 무연고의 장애인들이 훗날 홀로 설 수 있도록 가정을 이뤄 살며 자활능력을 기르는 곳입니다. 피 한방울 섞어지 않은 장애인들이 가정을 이루었지요. 원기는 그 당시 8살로 구성된 5남매중 막내였습니다. 땡깡을 부리다 엄마(사회복지사인 지도교사로 '엄마'라 불린다)의 불호령에 벌을 서기도 했지만, 막내 특유의 재롱으로 누나, 형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었지요. 일주일 정도를 그 집으로 출퇴근 했으니 정이 들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을 못하고 살면서도 원기는 지금 잘 적응하고 살고 있을까, 삶의 기술을 제법 습득 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기도 했지요. 지난 주말 두산베어스가 샘물지역아동센터 아이..

사진이야기 2011.11.14

신문사진 이렇게 다르다

오후 한가한 시간에 테이블 위에 있는 일간지 9종을 펼쳐 보았습니다. 각 사가 1면 사진을 무엇으로 썼나를 보는 겁니다. 전날 '수능'이라는 '거사'가 있었기에 수능 사진을 어떻게들 썼는지 보려는 것이지요. 예년 같으면 시험치느라 고생한 자녀를 안아주는 부모 사진, 혹은 수험생 기도+부모의 기도를 엮은 사진 등으로 전 신문이 도배를 했을 겁니다. 거의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습니다. 각 사가 주목한 이슈를 사진으로 내세웠습니다. 어제는 수능시험도 있었지만,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크레인에서 309일 만에 내려왔구요. 국회 앞에서는 한미FTA반대 집회도 열렸습니다. 먼저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김진숙 위원이 크레인에서 내려오는 사진을 썼습니다. 물론 톱기사도 마찬가지구요. 조선일보..

사진이야기 2011.11.11

뻗치기..그 허무함에 대하여

"나온다~" 주변의 작은 분위기 변화에 무리속에 누군가가 외치고 삼삼오오 얘기나누며 시간을 죽이고 있던 기자들은 부산을 떨며 카메라를 급히 들고 자세를 잡습니다. 5초도 안되는 시간에 이뤄지는 것이지요. 흡사 "늑대가 나타났다"는 양치기 소년의 외침에 동네사람들이 몰려드는 것 처럼 신속합니다. 금세 "에이~뭐야"하는 소리들이 이어서 흘러나옵니다. 보통 이런 상황들이 세 차례쯤 지나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요. 바로 압수수색 현장입니다. 취재를 위해 무작정 기다린다는 은어 '뻗치기'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현장이지요. 어제 검찰이 SK그룹 본사를 압수수색 했습니다. 오전 9시경부터 오후 7시까지 약 10시간을 사다리에 앉아 기다렸던 선배와 교대를 했습니다. 압수수색한 수사관들이 그..

사진이야기 2011.11.09

"원순씨, 여기 좀 봐주세요"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됐습니다. 선거기간 동안 양 후보를 오가며 사진 취재했습니다. 하루하루가 그렇게 길고 지겹더니, 막상 끝나니 언제 지나갔냐 싶네요.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일인 26일에는 박원순 희망캠프 개표 상황실을 지켰습니다. 아침 일찍 투표장 취재갔던 선배께 부탁해 상황실 자리를 맡았습니다. 출구조사 발표는 투표가 종료되는 밤 8시.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아침 9시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취재경쟁이 워낙 심했고, 이에 지레 겁을 먹은 것이 일찌감치 영역을 표시하도록 한 것이지요. 그리고 오후에 상황실로 갔습니다. 제 자리는 북새통 속에서도 얌전히 자리잡고 있더군요. 선배의 명함이 청테이프에 발린 채로. ^^ TV화면으로 보셔서 아시겠지만 팔다리를 제대로..

사진이야기 2011.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