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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찍어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다녀왔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각 사가 앞다투어 봉하마을을 찾았지요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한, 다양한 사진이나 영상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사저 인근의 봉화산에 올라 이른 아침부터 해질때까지 종일 카메라를 들여다보며 언제나 나오시려나 기다립니다 기약도 없는 소위 '뻗치기'를 글을 쓰는 지금 이 시간에도 사진기자들은 하고 있을 겁니다 체력소모도 많고 하루가 무척이나 길지만 신기하게도, 첫날보다는 두쨋날이, 두쨋날 보다는 셋쨋날의 길이가 짧게 느껴지더군요 인간의 몸이라는게 시간에도 이렇게 적응을 하나 싶었습니다 산 위에서는 사저 안과 밖의 여러 상황들이 다 조망되지만 노 전 대통령 내외가 포착되지 않는다면 그냥 시큰둥한 사진이라 여겨지지요 하루종일..

사진이야기 2009.04.22

축구 취재의 진화

예전처럼 축구사진을 자주 찍지는 않습니다만 월드컵예선이나 A매치는 주로 챙기는 편이지요 2000년에 입사하고 그 해 여름 선배따라 축구사진을 처음 찍을때 도대체 이걸 어떻게 찍어야 할 지 헤매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필름 카메라 시절이었고, 게다가 렌즈는 모두 수동이라 포커스 링을 손으로 일일이 돌려가며 찍었지요. 필름이라 바로 확인할 수 없었기에 답답한 마음으로 손목이 시큰 거릴정도로 힘이 들어가고 눈이 빠져라 파인더를 들여다 봤었지요 찍으면서도 포커스가 맞기는 하고 있나? 신문에 쓸만하게 찍혔나? 계속 찍는 제 자신을 의심하였지요 조마조마하면서 한편으로 설레는 마음으로 필름을 현상하고 그림될만한 사진을 건졌을때 희열이 있었지요 초짜때라 "잘 했어"라는 선배의 멘트에 욱신거리는 눈알의 아픔도 금세 사라..

사진이야기 2009.04.02

무지개...꿈

솟구치며 바람에 날린 물 조각들의 등에 투명한 햇볕이 내려앉아 조그만 무지개를 만들어 냈습니다. 불순한 것 하나 끼어들지 않은듯 무지갯빛이 유난히 선명해 보였습니다. 높은 하늘을 가로지르며 그 끝이 어디인지 가늠할 수 없고, 보일듯 잡힐듯 하다 금세 흔적을 감춰 버리는 거대한 무지개 보다, 눈 앞에서 물과 바람과 빛의 어울림이 만들어내는 과정을 모조리 보여주는 작은 무지개. 연주인 듯, 소박한 꿈인 듯... 한참을 바라보게 합니다. 꿈과 희망이 있기라도 했었냐는 듯 하루하루 삶을 살아내는 것만도 힘겨운 이들에게 작은 무지개 하나가, 조그만 꿈 하나 품어보게 할 수 는 없을까요? 2009. 3. 1 서울 청계천에서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3 (1/5..

사진이야기 2009.03.04

사진전 보러 오세요!!

신문 등 각 종 매체에 보도되는 사진은 참 친근하지요 영상으로 익숙한 장면들도 정지된 한 장의 사진으로 보게되면 다른 느낌이지요 현장의 긴박한 상황을 적확하게 표현한 사진, 일반적인 뉴스에 기자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한 사진, 인물의 직업, 성격, 특징을 잘 살린 사진, 생활속에서 발견한 재미있는 사진, 이미지에 의미를 부여해 예술적으로 승화한 사진, 스포츠의 역동적인 사진, 우리 주위의 삶을 끈기있게 들여다 본 사진 등... 한 장 한 장의 보도사진에는 사진기자의 고민이 스며있습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생각의 공간을 갖게 하는 이유이겠지요 보는 이 역시, 사진을 곧이곧대로 해석하지는 않아서 멈춰진 사진이지만 '사진은 살아있다'는 표현을 하나 봅니다 여하튼 2008년 한해 취재한 신문, 잡지, 통신사 사진..

사진이야기 2009.02.23

황량한 북녘

남한에서 바라본 북한의 모습은 참 쓸쓸합니다. 여전히 찬바람을 품은 겨울이라 그 황량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접경지대 마을은 온통 흙빛 입니다. 집도 들도 산도 다 짙은 흙색입니다. 아무리 겨울이라지만 선명한 푸른 빛 하나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선전문구가 써진듯한 탑과 간판에 빨간색, 하늘색, 노란색 정도의 컬러가 들어 있습니다. 식량난에 점심이란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남한 기준의 그 점심시간이 지났을 무렵, 무리를 지은 마을 주민(혹은 군인)들이 허허벌판을 가로질러 어딘가로 향했습니다. 금강산관광, 개성관광 등 북으로의 여행이 중단된 채 교류의 끈조차 흐릿한 가운데 남북관계는 나아질 줄 모릅니다. 갈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린 북을 렌즈를 통해 한참이나 들여다보고 있으니 그 황..

사진이야기 2009.02.16

살인범의 자식사랑

부녀자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자신의 범죄행위를 바탕으로 책으로 내 아이들에게 인세를 받게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 많은 이들의 가슴에 지울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안겨놓고 책 발간을 얘기하는 여유에 치가 떨립니다 짐승의 짓을 서슴지 않았음에도 아비로서 자식에 대한 일말의 정은 있었나 봅니다 지난 2004년 21명을 살해한 유영철 기억나시죠? 검거된 유영철이 유치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찍었었지요 얼굴을 가린 마스크에 희미한 글씨가 보였습니다 '아빠'라고 써 있었습니다 조사를 받으며 아이 생각에 직접 써 넣었던 겁니다 그가 누구인들 자식사랑이야 말릴수야 있겠습니까마는 누군가의 지극한 사랑을 받고 있는 딸을, 그 자식이 너무나 사랑하는 어미를 그렇게도 무참하게 살해한 살인범이 드러내는 자식사랑은.....

사진이야기 2009.02.06

'진알시'여러분 감사합니다!!

'진실을 알리는 시민'(진알시) 이라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습니다. 국민들의 소중한 성금으로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을 구입해 무료로 배포하며 바른 언론 알리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요.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3일. 신문이 배포되는 여러 곳 중 서울 강남터미널로 취재갔습니다 진알시 회원이자 카페 '소울 드레서' 회원들이 배포하는 곳이었지요 강추위의 냉기가 고스란히 들어오는 지하상가 유리문 앞에 한 여성 회원이 산더미 처럼 쌓인 신문 앞에서 다른 회원들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회원들이 한명씩 한명씩 모여 6명이 왔습니다 모두 여성들이며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었지요 서로 초면들이었지만 자주 만났던 이들인양 자연스럽게 어울렸습니다 진알시 특보 1호를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에 삽지하고 신문을 배포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많..

사진이야기 2009.01.29

가족,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전우-포토다큐2009

1월 포토다큐를 맡았습니다 모두가 힘들게 시작하는 기축년이기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으려 했습니다 포항 해병 1사단이 운영하는 겨울 캠프에 '가족반'이 운영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려운 시기, 힘든 훈련을 이겨내는 가족의 모습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했지요 어떻게든 정해진 날 정해진 지면에 소화해야 하는 다큐이기에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이게 아니다 싶으면 낭패입니다 생각하던 것과 다르게 흐르는 상황이라 조바심이 생기더군요 그 조바심을 자제하지 못하면 굉장히 추해집니다 속은 타들어가도 표정과 태도는 느긋해야 합니다 정성을 다하면 운도 따른다는 경험칙을 믿었습니다 메인 사진으로 쓴 아버지의 시선은 그런 결과물이란 생각입니다 군복을 입고 같이 구르지는 못했지만 포항 칼바람 ..

사진다큐 2009.01.2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산뜻하거나 개운치 않게 시작하는 기축년입니다 온통 '절망'을 연상케 하는 단어들이 지난해에 이어 쏟아지고 있네요 '힘들다'며 긴 한숨만 짓기에는 아침마다 맞는 신년 햇살이 너무 좋습니다 지친 몸과 무거운 마음의 깊이가 더할수록 오히려 햇살이 상쾌하게 느껴지는게 아이러니군요 눈치없는 햇살을 탓하고자 함은 아니구요 '절망'적인 지표와 상황들을 보고 듣고 확인하지만 햇살처럼 그 속에 '희망'이 도사리고 있음 또한 믿고 싶네요 올해는 소띠 해 입니다 제가 소띠지요 ^^ 신년호에 쓸 요량으로 강원도 대관령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한우시험장'에서 추운 날씨에 최고급 한우들을 고생 좀 시켰습니다 신문에 쓰지는 못했지요 떠오는 태양아래 풀을 뜯는 우직한 소가 힘들어도 열심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

사진이야기 2009.01.05

향수 달래는 송년잔치

신혼여행지인 필리핀에서 한국인 가이드는 여러차례 겁을 줬습니다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하다 임금체불에 분노하고 신체 일부가 절단돼 고통받고 게다가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쫓겨난 이들을 주위에서 봐온 이들과 피해 당사자들이 한국에 대한 혐오와 분노가 극에 달해 있어 범죄의 주요 대상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필리핀에서 사고당하는 한국인들의 소식이 가끔 전해졌지요 세월이 좀 흘렀습니다 그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식과 대우에 어느정도 변화는 있었다는 생각이지만, 떳떳하고 편안한 동남아시아 여행을 자신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여전합니다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주관으로 서울 성동구청 대강당에서 '외국인 노동자 송년잔치'가 열렸습니다 연말, 낯선 타국 땅에서 고향의 부모형제에 대한 그리움 말로 다할 수 없겠지요 심신이 지쳤을..

사진이야기 2008.12.08

겨울진객 재두루미

철원 민통선 내에 재두루미를 찍고 왔습니다 겨울을 나기위해 우리나라를 찾았지요 군사지역이라 한 주 전쯤 그 지역을 맡고 있는 사단에 공문을 넣어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막 들어갈 수는 없구요 공보장교가 취재끝날때까지 따라다니는 수고를 해줍니다 곳곳에 군사시설이 있기 때문이지요 나를 못 믿나? 뭐 그런 시설 다 아는거 아니냐? 망원렌즈라 아웃포커스되면 형체도 알아보지 못하는데...라는 건 순전히 제 생각이구요 담당장교는 조용히 따라다니며 렌즈가 향하는 곳에 찍혀서는 안될 시설들을 설명해 줍니다 "아까 그 방향은..."이라고 하면 "보실래요?"하고 확인을 시켜줍니다 믿음을 싹트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요 그 널디넓은 평야에 드문드문 재두루미들이 보였지만 스케일 즉, '떼'를 생각했으므로 좀 돌아다녀야..

사진이야기 2008.11.07

'노숙'

감기에 걸렸습니다 며칠전 노숙자 취재하며 좀 떨어서 감기가 왔나봅니다 지금 코를 훌쩍이며 자판을 두드립니다 그정도 추위에 걸려버린 감기에 약한 모습보인 제 몸에 대한 배신감보다 이제 시작하는 추위에 무방비로 내몰린 노숙인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크게 남습니다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노숙자들이 예년에 비해 늘었다는 통계를 보고 나간 취재였습니다 서울 시내 지하철을 끼고 있는 한 지하상가에 밤12시쯤 도착했습니다 어느 봉사단체에서 주는 무료급식을 타기위한 노숙인들의 줄이 길었습니다 일찌감치 자리를 깔고 누워자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지하철 막차시간이 다가오면서 노숙인들 사이로 많은 귀가객들이 스쳐지나고 있었습니다 늘 거기에 그렇게 있었던 것처럼 의식하지 않고 지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지요 귀가하는 이들과 술에 취해 ..

사진이야기 2008.10.27

상 탔어요!!

경향 강윤중기자 보도사진상 선정입력: 2008년 10월 16일 17:55:10 한국사진기자협회(회장 김낙중)는 제69회 ‘이 달의 보도사진상’ 스포츠부문 최우수 수상자로 경향신문 사진부 강윤중 기자를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강윤중 기자의 수상작 ‘불가능은 없다. 베이징장애인올림픽’은 장애인 선수들의 투혼을 생생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스파트뉴스 부문은 이상학(연합뉴스), 제너럴뉴스 부문은 최종욱(한국일보), 포트레이트 부문은 조인원(조선일보), 내추럴 부문은 김선규(문화일보), 아트 앤드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조수정(뉴시스) 기자가 차지했다. 출장 한 번 갔다와서 같은 사진을 이렇게 우려먹을 줄 몰랐습니다 여하튼 뿌듯한 고생의 결실이 상으로 한 번더 맺어지는군요 찾아와 주시는 여러분들 덕입니다^^* 환절..

사진이야기 2008.10.17

'인간승리 드라마, 불가능은 없다'-2008베이징장애인올림픽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열린 장애인올림픽을 다녀왔습니다 쉽지않게 가게 된 출장에서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이 많은 것을 보고 느꼈습니다 보고 느낀것을 그렇게 표현한다는 것은 역시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사진기자를 하면서 평생 고민해야 할, 그리고 추구해야 할 것이겠지요 아래는 베이징에서 마감한 다큐입니다 수많은 사진중에 단 몇 장을 골라내는 일을 스스로 한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입니다 고통속에 골라낸 사진입니다 어떻게 보실런지? ^^* [포토다큐]불가능을 이긴 사람들 패자는 없다, 도전만 있다 입력: 2008년 09월 15일 17:11:13ㆍ2008베이징패럴림픽 ‘인간승리 드라마’ 다리 못써도 아랍에미리트연합 바다니 모하마드가 남자400m T54에 출전해 장대비가 쏟아지는 베이징 궈자티위창 트랙을 힘차게 질주하고 ..

사진다큐 2008.09.22

명소가 된 '냐오차오'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베이징장애인올림픽까지 두 달은 중국인들에게 자부심과 함께 큰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특히, 주경기장인 궈자티위창, 일명 냐오차오(새둥지) 앞은 경기가 끝난 늦은 밤까지 축제가 이어집니다. 주경기장의 야경은 나란히 있는 수영센터 '워터큐브'와 조화를 이뤄 더 멋져보입니다 주경기장과 수영장 사이의 거대한 광장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진을 찍고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경기 티켓을 가진 이들만이 즐길 수 있었지요 올림픽 주경기장, 체육관 등의 외부로 넓게 쳐진 철조망 밖에서는 표가없어 경기를 볼 수 없는 이들이 철조만 너머 카메라를 들이대거나 부러운 시선을 던지고 있었지요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3 (1/40)s iso80..

사진이야기 2008.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