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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대포, 정말 차더라

설마 했습니다. 설마 이리 추운날, 게다가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가 영하로 뚝 떨어진 날, 물대포를 쏠 줄은 몰랐습니다. 23일 밤 한미FTA 비준안 강행 처리에 반발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습니다. 이날 밤 마감은 이랬습니다. 오랜만에 많은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그 규모를 보여주려 했지요. 서울광장이 내려보이는 곳에서 서둘러 사진전송을 했습니다. 10여분 뒤 다시 광장을 내려다보니 참가자들이 더 늘어 있었지요. 다시 찍었습니다. 그리고 마감...'그새 또 늘었군'...다시 찍고 마감. 여하튼 어젠 그랬습니다. 본 집회가 끝나고 광장에서 을지로와 무교동 쪽으로 빠져나가는 집회 참가자들. 날이 추워 이쯤에서 끝나겠지, 싶었습니다. 그런 바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곳곳의 길목을 막아선 경찰. 이에 항의하는 시민...

사진이야기 2011.11.24

행복

수능 시험 가채점 하던 날. 서울시내 한 여고 교실 외벽에 붙은 급훈이 시선을 끌었다. '우리는 행복해야 한다' 여고생들은 어른들의 모습이 행복해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부모님의 모습에서 행복을 발견하지 못한 것일까. 곧 펼쳐질 대학생활과 취업에 대한 두려움도 녹아 있는 듯했다. 수능 가채점을 하며 희비가 엇갈리는 수험생들을 보며 '수능 점수'가 '행복'의 척도라 믿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나'는 행복한가? yoonjoong

4년 만에 만난 원기

원기를 처음 만난건 4년 전 장애인그룹홈입니다. 포토다큐를 하기위해 찾았던 '개봉공동체'라는 가정에서였지요. 무연고의 장애인들이 훗날 홀로 설 수 있도록 가정을 이뤄 살며 자활능력을 기르는 곳입니다. 피 한방울 섞어지 않은 장애인들이 가정을 이루었지요. 원기는 그 당시 8살로 구성된 5남매중 막내였습니다. 땡깡을 부리다 엄마(사회복지사인 지도교사로 '엄마'라 불린다)의 불호령에 벌을 서기도 했지만, 막내 특유의 재롱으로 누나, 형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었지요. 일주일 정도를 그 집으로 출퇴근 했으니 정이 들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을 못하고 살면서도 원기는 지금 잘 적응하고 살고 있을까, 삶의 기술을 제법 습득 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기도 했지요. 지난 주말 두산베어스가 샘물지역아동센터 아이..

사진이야기 2011.11.14

신문사진 이렇게 다르다

오후 한가한 시간에 테이블 위에 있는 일간지 9종을 펼쳐 보았습니다. 각 사가 1면 사진을 무엇으로 썼나를 보는 겁니다. 전날 '수능'이라는 '거사'가 있었기에 수능 사진을 어떻게들 썼는지 보려는 것이지요. 예년 같으면 시험치느라 고생한 자녀를 안아주는 부모 사진, 혹은 수험생 기도+부모의 기도를 엮은 사진 등으로 전 신문이 도배를 했을 겁니다. 거의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습니다. 각 사가 주목한 이슈를 사진으로 내세웠습니다. 어제는 수능시험도 있었지만,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크레인에서 309일 만에 내려왔구요. 국회 앞에서는 한미FTA반대 집회도 열렸습니다. 먼저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김진숙 위원이 크레인에서 내려오는 사진을 썼습니다. 물론 톱기사도 마찬가지구요. 조선일보..

사진이야기 2011.11.11

뻗치기..그 허무함에 대하여

"나온다~" 주변의 작은 분위기 변화에 무리속에 누군가가 외치고 삼삼오오 얘기나누며 시간을 죽이고 있던 기자들은 부산을 떨며 카메라를 급히 들고 자세를 잡습니다. 5초도 안되는 시간에 이뤄지는 것이지요. 흡사 "늑대가 나타났다"는 양치기 소년의 외침에 동네사람들이 몰려드는 것 처럼 신속합니다. 금세 "에이~뭐야"하는 소리들이 이어서 흘러나옵니다. 보통 이런 상황들이 세 차례쯤 지나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요. 바로 압수수색 현장입니다. 취재를 위해 무작정 기다린다는 은어 '뻗치기'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현장이지요. 어제 검찰이 SK그룹 본사를 압수수색 했습니다. 오전 9시경부터 오후 7시까지 약 10시간을 사다리에 앉아 기다렸던 선배와 교대를 했습니다. 압수수색한 수사관들이 그..

사진이야기 2011.11.09

"원순씨, 여기 좀 봐주세요"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됐습니다. 선거기간 동안 양 후보를 오가며 사진 취재했습니다. 하루하루가 그렇게 길고 지겹더니, 막상 끝나니 언제 지나갔냐 싶네요.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일인 26일에는 박원순 희망캠프 개표 상황실을 지켰습니다. 아침 일찍 투표장 취재갔던 선배께 부탁해 상황실 자리를 맡았습니다. 출구조사 발표는 투표가 종료되는 밤 8시.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아침 9시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취재경쟁이 워낙 심했고, 이에 지레 겁을 먹은 것이 일찌감치 영역을 표시하도록 한 것이지요. 그리고 오후에 상황실로 갔습니다. 제 자리는 북새통 속에서도 얌전히 자리잡고 있더군요. 선배의 명함이 청테이프에 발린 채로. ^^ TV화면으로 보셔서 아시겠지만 팔다리를 제대로..

사진이야기 2011.10.28

조용한 도전, 전국장애인제육대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요? 개막 당일 경향신문 스포츠면에서도 단 한줄의 개막소식을 접할 수 없었습니다. 개막 다음날 포토다큐를 위해 미안한 마음으로 경남 진주로 향하게 되었지요. 장진수군(19.부산)는 13.87의 기록으로 100m 결승선을 통과한 뒤 코치에게 물었다. “나 몇 등 했어요?” “7등 했어. 뒤에 한 명 더 있다” “나이스~” 기뻐하는 모습만 본다면 1위를 차지한 것 같다. 지적장애인인 장군은 더없이 행복해 보였다. 진주시를 비롯한 경상남도 일원에서 제3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열려 5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주경기장인 진주종합운동장 관중석에는 노인들이 경기장 지붕이 만든 그늘 아래 띄엄띄엄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텅 비다시피 한 관중석을 배경으..

사진다큐 2011.10.24

하늘을 날다

일산 호수공원에서 열린 전국체전 개막식. 몸에 줄을 매단 무희가 호숫가 하늘을 한 폭의 그림처럼 날아 올랐다. 주변의 배경이 생략된 카메라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며 느린 무희의 움직임을 쫓다가, 문득 '내가 날고 있다'는 착각에 빠졌다. 카메라에서 눈을 떼는 순간, 막연한 꿈을 꾼듯 했고 놀이기구를 실컷 타다 바닥에 발을 디딘것 처럼 땅의 감촉이 한층더 단단하고 어색하게 느껴졌다. 장자의 '나비의 꿈'을 생각했다면 너무 간 것인가? ^^

“툭”하고 경쾌한 소리가 숲속에 울렸다. 돌아보니 밤송이 하나가 눈에 띈다. 투명한 연두색 가시로 둘러싸인 밤송이가 떨어지며 낸 애교스런 아우성이다. 작년 요맘때 떨어져 누렇게 변해버린 밤송이들 사이에서 반짝였다. 선선한 바람은 밤나무를 재촉해 밤알이 채 여물지도 않은 밤송이를 떨어뜨렸다. 가을이 서둘러 내주는 선물인듯 했다. 2011.9.20 용인 서전농원

아이는 일단 안고 보는 겁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후보들은 새벽부터 강행군을 하고 있습니다 후보의 보좌관 등 수행원들도 마찬가지지요 후보를 따라다니는 엄청난 수의 기자들도 자리다툼과 몸싸움으로 이제 시작인데 혀를 내두르고 있습니다 신문에는 무척이나 편안해 보이는 사진 한 장을 찍기위해 덥지도 않은 날씨에 땀이 범벅이 되고, 어정쩡한 자세 때문에 허리도 다리도 아파옵니다 어쨌든, 선거때마다 찍게되는 사진이 있습니다 후보와 기자들을 만족시키는 정형화된 사진의 최고봉은 '아기를 안은 후보'의 사진입니다 후보들은 아기가 '에 뛴다' 하면 일단 안아들지요 애초에 기자들의 요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거의 자동입니다 이에 익숙한 나경원 후보도, 그다지 익숙하지 않을 것 같은 박원순 후보도 아이들이..

사진이야기 2011.10.13

"자유롭고 싶다"

국정감사가 한창입니다. 야당의 공격과 여당의 방어는 여전하구요. 의원들 사이에 설전과 고성이 오가지만 이를 지켜보고 있는 증인들은 목이 탑니다. 평소 떵떵거리며 폼깨나 잡던 각 기관의 기관장들이 연방 마른 침을 삼켜댑니다. 의원들의 다소 고압적인 질문에 당황하는 기색도 역력합니다. 국회의원들은 국감장의 스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겠지만, 증인으로 나온 기관장들은 생애에 이렇게 긴 하루, 긴 시간에 치를 떨지 모르겠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 입니다. 증인으로 나온 기관장이 선서를 한 뒤 업무보고를 합니다. 국감장에 걸린 사진 속의 무희와 액자에 반사된 기관장의 모습이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액자 속 무희의 자유와 액자에 갖힌 기관장의 부자유. 무희도 기관장도 자유와 해..

사진이야기 2011.09.27

피켓 든 시장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발걸음이 바빠졌습니다. 주민투표가 열흘이 채 남지 않은 광복절에 몸소 거리로 나섰습니다. 무상급식 투표에 사활을 건 오 시장이 '연휴동안 투표에 대한 관심이 떨어져 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조바심을 가질만 합니다. 오세훈 시장이 투표 독려를 위한 캠페인 장소로 선택한 곳은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 입니다. 이순신 동상 앞은 광장이 조성된 이후 떠오른 1인 시위의 '메카'입니다. 전면 무상급식을 요구하는 1인 시위도 있었고, 반값 등록금 요구 1인 시위도 이곳에서 벌어졌습니다. 무심히 무지나던 시민들이 오시장을 힐끗힐끗 쳐다봅니다. 투표 독려 캠페인이지만 1인 시위의 형태를 띄고 있었습니다. '시장님이 1인 시위를 다 하시네'하고 의아하게 생각한 시민들이..

사진이야기 2011.08.16

연예기사 엠바고 유감

참 예쁘죠. 배우 박민영이 회사에 왔습니다. 새 드라마 에 캐스팅 되고 인터뷰차 온 것이지요. 보통 인터뷰에 앞서 사진을 찍습니다. 대게 인터뷰 일정도 빡빡하기에 사진을 오래 찍을 수 없습니다. 한 50컷 정도 사진을 찍었구요. 기분좋게 기념촬영도 했지요. 버릴 사진이 없었습니다. 눈 한 번 감지 않았더군요. 역쉬~ ^^ 50컷 중 어떤 컷을 써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였지요. 신문에 쓸만한 사진 10여컷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그 중 몇 컷을 웹전송 했습니다. 웹전송은 포털과 경향닷컴에 사진이 즉시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지요. 신문 게재보다 앞서 사진을 노출시키는 겁니다. 그리고 그날밤 인터뷰를 진행했던 후배기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엠바고가 걸려 있다며 기획사측에서 사진을 포털에서 내려달라고 연락이 왔다더군..

사진이야기 2011.08.12

박근혜가 대세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완패를 했지요 당 지도부는 총사퇴 했구요 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 박근혜 전 대표에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선거 바로 다음날인 28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유럽방문길에 올랐습니다 인천공항 귀빈주차장은 유세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박사모, 근혜사랑 등 박 전 대표의 팬카페 회원, 지지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지요 "박근혜~박근혜~"를 연호했습니다 들어서는 박 전 대표의 차량에 경례를 붙인 군복 입은 지지자들이 차량의 꽁무니를 따라 질주합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수행원, 의원, 배웅나온 인사 등 일군의 무리를 이끌고 귀빈실로 들어섭니다 귀빈실에서 배웅나온 청와대 정무수석과 간단한 얘기를 나누고 기자들의 질문에 간단한 답을 했습니다. 뒤로 친박 의원 ..

사진이야기 2011.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