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일을 앞둔 조계사의 연등을 찍었습니다. 3년 달아서 나간거였더군요. 제작년 이맘때 조계사 옆 출판사 옥상에서 사진찍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작년 이맘때 그 출판사 문이잠겨 결국 올라가지 못했던 기억도 또렷합니다. 다시 오늘 조계사에 서서 시간이 이렇게도 빠른구나 했지요. 매년 돌아오는 기념일이고 나 아닌 누구라도 와서 찍을 수 밖에 없는 일이지만, 머리를 굴리고 발품을 팔며 이리저리 재보던 2년전 제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봐야 쓰는 사진은 뻔하다는 생각이 발품보다 먼저 저를 지배하는 겁니다. 어느순간 지난해 썼던 사진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사진을 찍고 있더군요. 내년 그 후년에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요. 사진을 보는 독자를 속이고 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입니다. 용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