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470

뱀잡아왔냐?

지난주 일입니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인근에 난지천이라고 있지요. 일찍 나서서 난지천을 한 번 둘러보고 인근에 있는 다른 취재를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지요. 난지천 주변에 새들이 있는지 한 번 둘러보라는 거지요. 구체적으로 '백로'...이런게 아니라 그냥 '새들이 있는지'... 망원렌즈를 모노포드에 끼우고 난지천에 내렸습니다. 다리위에서 내려다보니 우거진 풀숲사이로 물길이 보이더군요. 새는 안보였지요. 간간이 새 울음 소리가 들려 숲으로 내려갈 수 밖에 없었지요. 사람이 다닌 길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고 내딛는 길은 오랜만에 사람 발길이 닿는 것이었지요. 새들의 울음인지 웃음인지 소리가 가까이 들리더니 한쌍의 청둥오리를 발견했죠. 궁극적으로 이 새(흔한 새)를 찍으러 온것은 아니었지만 일단 한컷 담았..

사진이야기 2005.05.03

홀라당 탈 뻔 했슴돠

쌀협상의 이면합의를 규탄하고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전국농민대표자 대회가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렸습니다. 집회 관계자가 배상자를 옮겨 쌓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근조'플래카드를 그 위에 덮었습니다. 이쯤되면 '아, 이거 불지르겠구나'하는 감이 옵니다.(그런 '연조'입니다 ^^) 관계자에 물었습니다. "불 지를 거죠?" 관계자,"불 붙겠어요?" 애매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모호한 대답은 대체로 '긍정'이죠. 대표자들의 발언이 이어지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휘발유가 배상자 위로 뿌려졌습니다. 그것도 듬뿍이~ 이순간 사진, 동영상 기자들은 자리잡기에 여념이 없죠. 전 멀찌감치 물러서서 자리잡고 "자~ 뒤로들 오세요. 위험합니다." 꼭 행사 관계자 같은 발언이죠. 정말 위험하거든요. 하지만 모두들 광각렌즈를 끼..

사진이야기 2005.04.28

매년 똑같은 사진

석탄일을 앞둔 조계사의 연등을 찍었습니다. 3년 달아서 나간거였더군요. 제작년 이맘때 조계사 옆 출판사 옥상에서 사진찍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작년 이맘때 그 출판사 문이잠겨 결국 올라가지 못했던 기억도 또렷합니다. 다시 오늘 조계사에 서서 시간이 이렇게도 빠른구나 했지요. 매년 돌아오는 기념일이고 나 아닌 누구라도 와서 찍을 수 밖에 없는 일이지만, 머리를 굴리고 발품을 팔며 이리저리 재보던 2년전 제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봐야 쓰는 사진은 뻔하다는 생각이 발품보다 먼저 저를 지배하는 겁니다. 어느순간 지난해 썼던 사진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사진을 찍고 있더군요. 내년 그 후년에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요. 사진을 보는 독자를 속이고 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입니다. 용서를...

사진이야기 2005.04.23

윤중로의 윤중^^

예년보다는 늦었지만 남쪽부터 피기 시작한 벚꽃이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도 만개했습니다. 이틀뒤(14일) 절정이랍니다. 점심식사중 부장 말씀, "윤중로 벚꽃(취재)은 윤중이가 나가라" 매년 찍어서 보도하는 윤중로 벚꽃이지만 공교롭게도 입사후 오늘 처음하는 윤중로 벚꽃취재였지요. 지난 5년동안 "윤중로엔 윤중이가 가라"는 말을 듣지 못했던게 오히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캡션이면 독자들이 신문보다가 입가에 살짝 미소를 떠올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걸 노린 기획이라고 보셔도 좋습니다. ^^ 참고로 오늘자 신문에 작가 조정래 선생의 인터뷰는 조장래 기자가 했지요.

사진이야기 2005.04.12

봄 마중!!

휴일인 27일 굉장히 따뜻했죠. 이런날 거의 100% 날씨 관련 스케치를 나갑니다. 보통 사건사고 같은 경우엔 지정된 현장이 있어 그런가보다하고 나가지만, 스케치류의 취재는 지정된 현장이 없어 일을 받는 순간부터 '어디가서 뭘 찍어야 하나' 고민에 휩싸입니다. 서울대공원, 에버랜드 같은 곳은 단골로 가는 곳이죠. 상대적으로 확률이 높거든요. 인파는 당연하고 공원 곳곳에 봄기운을 돋울수 있는 꽃들이 즐비하기 때문이죠. 머릿속에 가장 먼저 쉽게 떠오르기에 "두 곳 중에 한 곳을 가겠다"고 데스크에 말했더니, 최근 날이 풀리면서 한번씩 갔던 곳이라 두 곳 말고 다른 곳을 가랍니다. 난감해 졌습니다. 더이상 뻔한 곳은 떠오르지 않았지요. 사고의 한계를 느끼는 순간입니다. 남들 다 쉬는 휴일이라 그런지 머리는 더..

사진이야기 2005.03.28

독도는 우리~땅!!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을 통과 시키면서 한일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망발에 대한민국은 대대적으로 일어났지요.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오랜만에 보는 하나된 외침입니다. 그 대상이 공동개최국이었던 일본이라는게 아이러니네요. / 우철훈기자 사사건건 맞붙던 여야국회의원들이 함께 일본의 군국주의 망령부활 규탄하며 구호를 외칩니다. /남호진기자 일본의 막가는 행태에 보수 진보가 따로일 수 없죠.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수많은 시민사회단체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인 시민들이 일본을 꾸짖습니다. 독도 특별수업이 진행된 한 초등학교에서는 독도문제에 대한 아이들의 진지한 토론이 벌어집니다. 이 수업은 한국교총, 전교조, 한교조 등 교원단체가 함께 진행한 공동수업이었죠. /권..

사진이야기 2005.03.18

지율스님 오랜만에...

지율스님을 오랜만에 봤습니다. 아니, 지면이나 영상으로 봤을뿐 실제로 본 건 처음이었지요. 천성산 경부고속철 공사를 반대하며 100일 단식을 하던 때, 스님이 있던 정토회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을때도 그림자조차 볼 수 없었던 분이었으니까요. 연일 지율 지율 지율.... 하다보니 처음 봤음에도 처음 본 분 같지 않았다는게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천성산 공사구간의 환경영향공동조사에 즈음해 '천성산을 위한 시민, 종교단체 연석회의' 기자회견에 참석하셨더군요. 기력이 덜 회복된듯 힘없는 목소리였지요. 환경과 대형국책사업 사이에서 많은 논쟁이 있지만 공동조사가 이뤄지고 합리적인 결과과 도출되리라 믿고 싶구요. 이날, 뉴스의 중심에 있는 지율스님의 모습을 죄송스럽지만 좀 살폈습니다. ^^ 프레스센터 환경재단 회의실에서..

사진이야기 2005.03.11

'독수리 송별회'에서...

6일 독수리 환송행사가 경기 파주에서 열렸습니다. 천연기념물로 우리나라 철원, 파주 등지에서 겨울을 나는 이 독수리들은 밀렵군들이 놓은 약을 먹고 죽은 기러기나, 오리 등의 사체를 먹고 2차 감염이 됐다네요. 수주간의 치료를 받은 뒤 고향인 몽골, 중국 등지로 보내는 행사였죠. 인간의 욕심이 병들게 했지만 또 그 인간들의 치료를 받아서 고향으로 가게 되는데요. 그냥 '독수리 송별회'가 아니더군요. '남북통일기원'이란 거창한 타이틀도 함께 붙어 있었지요. 어차피 북을 거쳐 날아가는 거 '남북통일'이라는 의미를 얹어 놓았지요. 약먹은 독수리 덕에 여러사람이 생색내는 거죠. ^^ 행사취지와 의미를 깎아내리는건 절대 아닙니당!! 우리에 갇힌 독수리를 카메라에 담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도 있구요. 조류보호협회 관계..

사진이야기 2005.03.09

눈따라 나서다

날씨에 민감한 사진기자들에게 눈오는 날은 보통사람들이 느끼는 정서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지난 2일 신문가지러 나갔다가 아파트 주차장을 하얗게 덮은 눈을 보며 반사적으로 "아이 씨~ ~" ^^* 눈이 제법오고 있었죠. 일찍 출근하는 날이라 서둘러 나왔습니다. '조근자'에게 눈 스케치에 대한 상당한 책임감이 따르는 구조거든요. 지하철에서 내려 회사로 뛰는 동안 눈발은 더 굵어지고 있었습니다. '오케바리, 제발 30분 동안만 그치지 마라' 주문을 외웠습니다. 사진기자 하는 동안 점점 싫어져가는 눈이지만 함박눈이 내리니, '그림 되겠다' 싶은 사진기자의 본능으로 돌아가는거죠. 어디가서 무엇을 배경으로 어떻게 눈을 찍을 것인가? 이 눈의 의미는 '폭설...교통정체' '봄시샘하는...낭만' 등 몇 가지 의미들을 들..

사진이야기 2005.03.04

달따라 나서다

23일이 정월대보름 이었죠. '대보름'이라니, 달이 가장 크게 보이는 날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당일 밤. 대보름이니 달사진을 한 번 써보는게 어떠하냐는 윗 분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경험적으로 대보름날, 달 사진을 본 기억이 없었죠. 영상으로 보여주는건 가능하지만 한 장으로 보여줘야할 사진으론 적합하지 않은거죠. 보통 달집태우기나 쥐불놀이 등 대보름 전통행사 사진으로 대신하는 정도입니다. 보름달이 떴다고 달만 달랑 크게 찍으면 신문에 쓰지 못합니다. 아시죠? ^^ '도심에 뜬 보름달' 정도의 느낌이 나야되죠. 창밖을 내다보니 달은 이미 중천에 떴고, 서울에서 가장 높고 상징적인 서울타워를 걸고 찍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달을 따라 나섰습니다. 달과 남산타워를 가장 가까이 붙일수 있는 ..

사진이야기 2005.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