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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장관급회담-한강유람

지난 21일부터 나흘동안 제15차 남북장관급회담이 서울에서 열렸지요. 꼬투리를 잡거나 억지를 부리며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나는 일도 없었구요. '화기애애' '일사천리' 등의 말이 이번 회담에 따라붙는 수식어가 됐지요. 회담장인 워커힐호텔에는 수백명의 내외신기자들로 북새통이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주요일정 취재는 보통 POOL로 이뤄집니다. 모든 취재기자 사진기자들이 회담장에 들어가면 혼잡할뿐 아니라 몸싸움에 제대로된 취재는 불가능하죠. 순번을 정해 기자대표들이 돌아가면서 취재를 하는걸 POOL취재라 합니다. 보통 사진밑에 '사진공동취재단'이라는 바이라인이 POOL 취재한 것을 말하는거죠. 기자들이 거사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돼죠. ^^ 저는 둘째날인 22일 오후 일정 POOL이었죠. 원래일정은 남북대표단의 ..

사진이야기 2005.06.27

먹고합시다~~!!

대검찰청입니다. 대검을 상징하는 조형물 앞에 사진기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뭘까~~요? 그렇습니다. 쪼그려 앉거나 서서 일제히 피자를 씹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 한국일보 김주성 선수는 먹는게 너무 즐겁나 봅니다 ^^ 오후 7시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의 구속집행을 앞두고 일찌감치 나와 자리를 잡고 있던 사진기자들. 출출한 시간인 오후 5시. 초조함과 지루한 기다림에 배는 더 고파옵니다. 오후 5시무렵 누군가가 돈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대충 고참인 선수 중심으로 1만원씩 걷었죠. 피자를 시켜먹기 위함이었습니다. 지루한 시간을 재우고 여유로운 웃음으로 초조함을 달래고 무엇보다 배고픔을 달래는 즐거운 시간이었죠. 이날 16판의 피자를 시켜먹었습니다. 이런 재미도 있습니다. ^^

사진이야기 2005.06.17

7억5천만원가지세요!

인천공항세관에서 압수한 금괴입니다. 밀수꾼이 컴퓨터 부품속에 숨겨들어오다 적발된 것이죠. 엄청난 수의 상자들 중 10곳에 나눠 넣은 것이 설마 걸릴까 했겠지요. 배테랑 세관직원들을 피할 수 없죠. 제대로 걸린겁니다. 각사 기자들이 모였지요. 저도 지면, 영상으로만 봤지, 실제로는 처음이었지요. 당연히 만져봤죠. 언제 저런거 만져 보겠습니까? ^^ 기자들은 "어디 껌없냐? 붙여서 나가게" 차마 들고가진 못하겠고 우연찮게 껌이나 접착성 있는 물질에 자연스레 달고 나올 수 없나 하는 심정에서죠. "하나씩 나눠 갖죠?(웃음)"이런 말들도 들립니다. 사실은 제가 한 말이죠. ^^ "우리같은 사람은 저걸 가졌다하더라도 어디서 어떻게 바꿀줄도 모르니, 주머니에 들고 다니며, 술값 계산할때 대패로 밀어서 금으로 계산해..

사진이야기 2005.06.10

현충원에서 본 baby ^^

잘은 모릅니다만, 광고에 3B 원칙이 있다죠. 미인(Beauty),아기( Baby),동물( Beast) 이 세가지가 광고에 등장하면 주목도가 높다는. 사진을 찍다보면 기자들 역시 이 세가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사건사고 현장에서도 간간이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며 더 간절한 상황을 얘기하기도 하죠. 경제면에 주로 게재되는 신차발표나 백화점 사진에 남성의 등장은 오히려 어색할 정도지요. 위의 3B 에 경험적으로 충성하고 있다할까요. ^^ 오늘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스케치를 나갔습니다. 보훈의 달인 6월을 하루 앞뒀기 때문이죠. 도착하기전부터 한차례의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현충원에는 까치들이 많거든요. 이 까치의 무리들이 일제히 국화를 입에 물고 묘비위에 줄지어 앉아 있는... Beast(동물)에 집착..

사진이야기 2005.05.31

'내신반대촛불집회에서'

지난 주말 내신등급제를 반대하는 고교생들의 촛불집회가 광화문에서 열렸습니다. 현장에 도착하니 경찰버스가 광화문 일대를 둘러싸고 있었고 학생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듯 전경들은 방패와 진압봉 없이 무장해제한 채로 곳곳에 서 있었습니다. 큰 사안이라 토요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언론들의 취재 열기가 대단했죠. 학생들을 보호하려는 자원봉사단원들이 양쪽으로 줄지어 스크럼을 짜 학생들의 안전한 진입을 돕고 있었죠. 학생들은 얼굴을 가린채 속속 입장을 했지요. 학교측의 처벌방침에 얼굴이 공개되는 걸 꺼렸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집회와는 달리 학생들을 마주보는 쪽에서 카메라를 드는 것은 원천적으로 봉쇄되었구요. 무대를 중심으로 양쪽 끝으로 취재진은 밀려났죠. 사다리에 올라 학생들이 촛불을 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가슴에 '자..

사진이야기 2005.05.10

뱀잡아왔냐?

지난주 일입니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인근에 난지천이라고 있지요. 일찍 나서서 난지천을 한 번 둘러보고 인근에 있는 다른 취재를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지요. 난지천 주변에 새들이 있는지 한 번 둘러보라는 거지요. 구체적으로 '백로'...이런게 아니라 그냥 '새들이 있는지'... 망원렌즈를 모노포드에 끼우고 난지천에 내렸습니다. 다리위에서 내려다보니 우거진 풀숲사이로 물길이 보이더군요. 새는 안보였지요. 간간이 새 울음 소리가 들려 숲으로 내려갈 수 밖에 없었지요. 사람이 다닌 길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고 내딛는 길은 오랜만에 사람 발길이 닿는 것이었지요. 새들의 울음인지 웃음인지 소리가 가까이 들리더니 한쌍의 청둥오리를 발견했죠. 궁극적으로 이 새(흔한 새)를 찍으러 온것은 아니었지만 일단 한컷 담았..

사진이야기 2005.05.03

홀라당 탈 뻔 했슴돠

쌀협상의 이면합의를 규탄하고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전국농민대표자 대회가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렸습니다. 집회 관계자가 배상자를 옮겨 쌓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근조'플래카드를 그 위에 덮었습니다. 이쯤되면 '아, 이거 불지르겠구나'하는 감이 옵니다.(그런 '연조'입니다 ^^) 관계자에 물었습니다. "불 지를 거죠?" 관계자,"불 붙겠어요?" 애매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모호한 대답은 대체로 '긍정'이죠. 대표자들의 발언이 이어지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휘발유가 배상자 위로 뿌려졌습니다. 그것도 듬뿍이~ 이순간 사진, 동영상 기자들은 자리잡기에 여념이 없죠. 전 멀찌감치 물러서서 자리잡고 "자~ 뒤로들 오세요. 위험합니다." 꼭 행사 관계자 같은 발언이죠. 정말 위험하거든요. 하지만 모두들 광각렌즈를 끼..

사진이야기 2005.04.28

매년 똑같은 사진

석탄일을 앞둔 조계사의 연등을 찍었습니다. 3년 달아서 나간거였더군요. 제작년 이맘때 조계사 옆 출판사 옥상에서 사진찍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작년 이맘때 그 출판사 문이잠겨 결국 올라가지 못했던 기억도 또렷합니다. 다시 오늘 조계사에 서서 시간이 이렇게도 빠른구나 했지요. 매년 돌아오는 기념일이고 나 아닌 누구라도 와서 찍을 수 밖에 없는 일이지만, 머리를 굴리고 발품을 팔며 이리저리 재보던 2년전 제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봐야 쓰는 사진은 뻔하다는 생각이 발품보다 먼저 저를 지배하는 겁니다. 어느순간 지난해 썼던 사진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사진을 찍고 있더군요. 내년 그 후년에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요. 사진을 보는 독자를 속이고 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입니다. 용서를...

사진이야기 2005.04.23

윤중로의 윤중^^

예년보다는 늦었지만 남쪽부터 피기 시작한 벚꽃이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도 만개했습니다. 이틀뒤(14일) 절정이랍니다. 점심식사중 부장 말씀, "윤중로 벚꽃(취재)은 윤중이가 나가라" 매년 찍어서 보도하는 윤중로 벚꽃이지만 공교롭게도 입사후 오늘 처음하는 윤중로 벚꽃취재였지요. 지난 5년동안 "윤중로엔 윤중이가 가라"는 말을 듣지 못했던게 오히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캡션이면 독자들이 신문보다가 입가에 살짝 미소를 떠올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걸 노린 기획이라고 보셔도 좋습니다. ^^ 참고로 오늘자 신문에 작가 조정래 선생의 인터뷰는 조장래 기자가 했지요.

사진이야기 2005.04.12

봄 마중!!

휴일인 27일 굉장히 따뜻했죠. 이런날 거의 100% 날씨 관련 스케치를 나갑니다. 보통 사건사고 같은 경우엔 지정된 현장이 있어 그런가보다하고 나가지만, 스케치류의 취재는 지정된 현장이 없어 일을 받는 순간부터 '어디가서 뭘 찍어야 하나' 고민에 휩싸입니다. 서울대공원, 에버랜드 같은 곳은 단골로 가는 곳이죠. 상대적으로 확률이 높거든요. 인파는 당연하고 공원 곳곳에 봄기운을 돋울수 있는 꽃들이 즐비하기 때문이죠. 머릿속에 가장 먼저 쉽게 떠오르기에 "두 곳 중에 한 곳을 가겠다"고 데스크에 말했더니, 최근 날이 풀리면서 한번씩 갔던 곳이라 두 곳 말고 다른 곳을 가랍니다. 난감해 졌습니다. 더이상 뻔한 곳은 떠오르지 않았지요. 사고의 한계를 느끼는 순간입니다. 남들 다 쉬는 휴일이라 그런지 머리는 더..

사진이야기 2005.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