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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따라 나서다

23일이 정월대보름 이었죠. '대보름'이라니, 달이 가장 크게 보이는 날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당일 밤. 대보름이니 달사진을 한 번 써보는게 어떠하냐는 윗 분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경험적으로 대보름날, 달 사진을 본 기억이 없었죠. 영상으로 보여주는건 가능하지만 한 장으로 보여줘야할 사진으론 적합하지 않은거죠. 보통 달집태우기나 쥐불놀이 등 대보름 전통행사 사진으로 대신하는 정도입니다. 보름달이 떴다고 달만 달랑 크게 찍으면 신문에 쓰지 못합니다. 아시죠? ^^ '도심에 뜬 보름달' 정도의 느낌이 나야되죠. 창밖을 내다보니 달은 이미 중천에 떴고, 서울에서 가장 높고 상징적인 서울타워를 걸고 찍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달을 따라 나섰습니다. 달과 남산타워를 가장 가까이 붙일수 있는 ..

사진이야기 2005.02.25

2005 포토르포 - 백수기살리기 프로젝트

[포토 르포]취업전선 극기체험 “바늘구멍 쯤이야…” “대한민국 인사담당자 여러분, 누가 뭐래도 능력 있고, 열정도 있습니다. 저 안 뽑으시면 정말 후회할 겁니다.” 졸업을 앞둔 조송미씨(24·부산대)가 산 정상에서 눈물 머금은 목소리로 외쳤다. “지금껏 접수한 서류만 50~60군데”라는 조씨는 아직 취업의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졸업=백수’의 가혹한 등식을 가만히 앉아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한화그룹이 지방대 졸업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취업 연수프로그램 ‘백수 기(氣) 살리기 프로젝트’를 열었다. 참가한 25명의 예비백수(?)들의 취업을 향한 뜨거운 몸부림이 시작됐다. ‘백수’라는 말이 듣기 싫지만 마냥 거부할 수도 없는 현실임을 안다. 취업을 위해 원서를 넣기 시작한 때부터 이미 ‘심리적 백수’ 상태임은 ..

사진다큐 2005.02.19

'리마리오'의 '장~난꾸러기~~'

사과 먼저 드려야 겠군요. 경향신문 1면 사진캡션이 엉뚱하게 나갔습니다. 일단 사진과 캡션이 처리되는 과정을 얘기해야 겠네요. 사진을 고르고 거기에 맞는 설명은 사진기자가 직접 붙힙니다. 당연한 거죠. 하지만 사진이 넘어가면서 문장이 다듬어지거나, 편집상의 이유로 길게 쓴 캡션이 줄어들기도 하지요. 어제 제가 넘긴 캡션이 초판엔 거의 그대로 나왔더군요. 신문을 확인하고 퇴근했죠. 새벽에 집으로 배달된 신문을 집어드는 순간 잠이 확 달아났습니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라고 초판에 실었던 내용이 '인기 개그맨 '리마리오'의 연기를 흉내내고 있다'라고...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사진속 동작은 이종규의 '장~난 꾸러기' 동작이죠. 망신스러웠습니다. 전날 초판이 나가고 동작의 의미를 궁금해 한 윗분..

사진이야기 2005.02.15

지율스님 단식풀던 날

지율스님이 단식중인 정토회에서 종일 뻗치기 하던 후배와 저녁이 다 돼서 교대했습니다. 이미 총리가 지율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간 터라, 다른 어떤 고위인사가 와도 총리사진만큼의 상징적인 의미는 갖지 못하는 상황이었죠. 만에 하나, 지율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됐을 경우를 대비해 마냥 지키는거죠. 그러던 중 총리실의 한 비서관이 '지율을 살리자'는 정부의 의지를 담은 중재안을 전달하기 위해 정토회로 들어섰습니다. 비서관의 표정도 앞장선 생명평화운동의 대부, 도법스님의 표정도 굳어있죠. 조금뒤 비서관이 웃음을 띤채 기자의 질문에 대답없이 걸어나갔습니다. 무슨얘기가 오간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 웃음에 의미를 부여할 순 없었죠. 나와서 정부중재안을 재조율한 뒤 다시들어간 비서관을 수많은 기자들이 추위에 떨며 기다렸죠...

사진이야기 2005.02.06

동아일보 변영욱 선배에 한 수 배우다.

사진기자들이 일하는거 실제로 보신적 있으세요? 티브뉴스나 드라마에서 종종 보셨을텐데요. 티브이뉴스는 현장감과 언론의 관심을 표현하는 소재로 무더기로 있는 혹은, 몸싸움하는 사진기자들을 영상에 담기도 하죠. 드라마는요. 사진기자들을 굉장히 가볍고 초잡한 존재(비록 엑스트라일지라도) 로 묘사해 볼때마다 짜증이 밀려옵니다. 피디라는 양반들의 머릿속 사진기자의 모습일 뿐이죠. 어설프게 카메라를 잡고 인물바로 앞에서 망원렌즈를 낀채 이리저리 뛰듯이 움직이는, 연기아닌 연기를 보면 화가 납니다. 현실적인 묘사는 먼나라 얘기죠. 그러나, 현장에서 사진기자의 일하는 모습은 티브이를 통해 보는 모습과는 많이 다르죠. 티브이에서 보여질 수 없는 멋진 모습이 많은데요. 오늘도 문득 그런 생각을 들게 한 선배가 있으니, '동..

사진이야기 2005.02.01

이주노동자분들,웃을일 많은 한해 되시길!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취재가 많은 편이죠. 집회 농성이 많은 편이구요.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한 위로행사도 부분을 차지하죠.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고용되어있는 지역(서울 성동구 등)에서는 노동자들을 초대, 위로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기도 하죠. 어제는 용인에 있는 한 화장품회사 인력개발원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초청, 행사를 했죠. 기존의 비슷한 외국인노동자 행사지만, 보도자료에 '쓰나미 피해지역(동남아) 노동자 위한 행사' 라고 의미부여하니, 솔깃했죠. 많은 인력과 예산을 집행하며 준비한 기업의 순수한 마음이야 헤아리지 못할 바 아니지만, 취재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조금 헷갈리기도 합니다.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이주노동자들만을 위한 행사의 순수성이 조금은 훼손되고, 사진을 위해 이래주세요, 저래 주세..

사진이야기 2005.01.31

프로레슬러 게일킴

교포2세 프로레슬러 게일킴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남자선수들의 경기가 메인게임이었지만, 이미 한차례 각 매체를 통해 얼굴이 알려진 게일킴의 경기가 더 기다려졌지요. 많은 관중들도 마찬가지였겠지요. 뭐 프로레슬링이라는걸 엔터테인먼트(물론, 아무나 할 수 없는 스포츠죠)라 생각하지만 남자선수들은 게임보다는 유머를 가미한 팬서비스에 치중하는 모습이었구요. 기다리던 게일 킴 선수의 등장에 내려놓고 있던 카메라를 들었지요. 워낙 움직임이 크고 빠른지라 정신을 못차리고 셔터를 누르다가 자세를 다시 고쳐앉는 순간 "땡땡땡"소리와 함께 경기가 끝이 나더군요. 관중들은 의아해 했습니다. 서비스 차원에서 경기를 좀 더 끌어줘야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지요. 뒤에 행사관계자에 물었더니, 전날 음식물을 잘못 먹어 배탈 때문..

사진이야기 2005.01.24

'그럴것이다'는 위험하다

일반인을 상대로 한 특전사 캠프가 있었죠. 첫날이라 피티체조 일정밖에 없었던 관계로 힘겨워 하는 표정을 잡기로 했죠. 이정도되면 사진기자들은 희망사항이 생깁니다. 머릿속에 경험을 통해 그려진 그림을 떠올리죠.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한 조건, 즉, 조교가 아주 세게 굴려줘야 할 것과 상대적으로 이런기회가 적은, 또는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여학생들의 표정이 유리하다...그림이 나올것이다... 교육전에 이리저리 지나는 말로 조교에게 "세게 굴리실 거죠?" "...뭐 그래야죠" 조교의 말은 내심 부담스런 눈칩니다. 사고 위험성 때문이죠. 일단 렌즈는 여학생들로 향합니다. 어깨동무에 앉아 일어서...어색하고 웃음이 나올만도 합니다. '계속 웃음이 나오나 봐라' 혼자 뇌까렸지요. 왠걸, 이 여학생들이 토끼걸음, ..

사진이야기 2005.01.18

한 어린이의 새해 소망

어린이에게도 참 힘들었던 2004년이었던 모양입니다.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에 마련된 '소망나무'에 걸린 수 많은 새해 소망들 가운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글이 있었습니다. 평균적인 아이들의 소망이 '공부 잘하게', '우리가족 건강하게'쯤으로 생각한 저는 좀 서글퍼 졌습니다. 지난해 아빠, 엄마의 힘든 모습이 안쓰러웠던 모양입니다. 엄마, 아빠의 긴 한숨이 안타까워던 모양입니다. 지수 어린이의 소망처럼 이 나라의 부모들이 내쉬었던 한 숨을 걷는 한 해, 좋은 일만 가득한 한 해 였으면 합니다. 지수가 건강하고 공부 잘 하는 2005년이 되게 해달라는 소망은 대신 적어 걸어줘야 겠습니다.

사진이야기 2005.01.06

연기를 마시며 시작하는 을유년!!

늘 그렇듯 새해 첫출근의 힘찬 발걸음, 표정 등을 찍기위해 신도림역으로 향했습니다. 인파들을 찍고 있는데 지나는 한 직장인이 "온수역에 불나서 이렇게 사람들이 몰린다" 고 하더군요. 대구지하철 화재이후 지하철 혹은 역사에 작은 연기만 나도 깜짝깜짝 놀라 출동하던 지난 2년을 돌아볼때 가봐야 별거아닌, 상황종료된, 가봐야 찍을거 없는 헤프닝쯤으로 미뤄 짐작해 버렸지요. 옆에서 같이 스케치를 하던 문화일보기자가 "부재중 전화가 6통이 왔네." 라는 말과 함께 역밖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어 이거 작은일이 아닌가 본데.' "같이 갑시다" ^^ 그렇게 얼떨결에 묻어가 도착한 온수역 앞은 소방차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역사로 내려가, 매캐한 냄새를 맡자마자 2년전 대구지하철 화재현장의 기억이 생생하게 살..

사진이야기 2005.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