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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폰 든 사진기자

"어디서 오셨습니까?" "경향신문 사진부 기잡니다." 사진기자를 아래위로 훑어본다. 카메라 가방이 없음을 알고, 의심스런 눈초리를 보낸다. 사진기자 주섬주섬 주머니를 뒤지며, "카메라를 보셔야 사진기잔 줄 아시나보죠?"(당연한 얘기지만) 바지주머니에서 꺼내들은 카메라폰을 내민다. 꺼낸김에 하나 더 점퍼주머니에서 꺼낸다. "투바디 입니다."(망원용, 광각용) 이런시대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삼성전자가 500만화소 카메라 폰을 출시했죠. 500만화소 1600만 컬러 LCD 셔터속도 최대 1천분의 1 원거리 풍경에서 10cm 접사까지... 제가 쓰는 큰 카메라로 손바닥 반 만한 카메라폰을 찍으면서, 미래의 사진기자가 주머니에서 카메라를 꺼내는 모습을 상상해 봤습니다. 정말 그런날이 올까요?

사진이야기 2004.10.20

가을걷이 바쁜 북녘들판!

북한 개성시 장단평야 논에서 주민들이 가을걷이를 하고 있다. 노랗게 익은 벼와 군데군데 쌓인 낟가리, 수확을 앞둔 채소밭이 한 폭의 그림같다. 도라전망대 / 김정근기자 15일자 1면에 크게 실은 사진입니다. 우리부서의 총무이자 자칭, 타칭 에이스 김정근 선배의 작품입니다. 작년엔 추수가 끝난 들녘에 새들이 떼지어 날아가는 사진을 게재했었는데, 올핸 조금 일찍가서 추수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네요. 날씨도 기가막히게 좋아 노랑, 초록, 연두가 묻어날듯 선명합니다. 자세히 보시면, 열 명 정도가 허리숙여 낫질을 하고 있습니다. 편안한 사진입니다. 신문사진은 지면의 창이라고 합니다. 답답한 뉴스들이 지면을 가득 채워 한 숨을 나게 하지만, 이 한장의 사진은 탁트인 창을 통해 상쾌한 공기를 다시 들이쉬게 하는거..

신문사진 편집의 묘미(?)

12일자 신문에 경향신문과 다른 한 신문이 이라크 아르빌에 주둔중인 자이툰 부대원의 사진을 실었습니다. 12일자 사진은 부대원들이 자신들의 활동을 보도한 한국신문을 보는 사진입니다.지난 9일자에 저희 경향신문에 보도된 사진속의 주인공이 스크랩된 자신의 사진이 실린 기사를 보는 사진이죠. 현지에 특파된 연합뉴스 사진부 선배가 현지전송한 사진입니다. 캡션은 '이라크 아르빌에 주둔중인 자이툰 부대원들이 11일 경향신문 10월9일자 등 부대활동을 보도한 한국 신문들을 보고 있다. 아르빌/연합'이라 났습니다. 잘 보시면 스크랩 상단에 '경향신문'이라고 찍혀있죠. 이왕쓸거 경향신문 보는 사진이면 금상첨화죠. 사진의 트리밍(의미를 방해하는 불필요한 부분을 자르는 등의 작업)으로 경향신문이 잘리지 않도록 신경을 썼습니..

사진이야기 2004.10.11

미안하다, 병아리들아~!

창간일이 다가오면 사진부에서는 창간 사진기획물을 준비합니다. 2주전부터 아이디어를 모으고 그 중에 몇 꼭지를 준비하죠. 사진의 질도 중요하지만 내포한 의미를 잘 표현해야 합니다. 신문사의 각오나 비전을 담은 사진이라면 더 좋죠. 물론 설명과 어우러져야 하지만. 기존 작품 중엔 '비온뒤의 무지개' '쭉 뻗은 대나무' '바위 뚫고 자란 소나무' 이런 것들이 있죠. 대충아시겠죠? 이번에 제가 찍은 사진은요.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였죠. 아이디어는 위에서 주셨구요. 섭외 및 취재는 제가 했죠.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닭가공'ㅎ'업체가 있는 전북 익산시의 한 부화장에 갔습니다. 하루에도 수십만 마리의 병아리들이 태어나고 있는 곳이죠. 온도와 습도 등 적절한 환경이 갖춰진 큰 부화기가 여러 수십개. 업소용 냉장..

사진이야기 2004.10.06

'샤라포바'를 봐야하는게 일이다.

샤라포바 열풍이 일고 있지요. 많은 분들이 그러하시겠지만 세계적인 선수이며, 출중한 외모의 소유자인 그녀를 직접 보고 싶은 건, 저라고 다를리 있겠습니까? ^^ 국내 한 테니스대회에 참가한 '샤'선수. 오늘은 16강 전이 있었습니다. 사진기자라 어쩔 수 없이 '매우 즐거운'마음으로 취재하러 갔더랬습니당. ^^ 분명, 전 일을 하러 간거죠. '샤'양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며 뚫어져라 쳐다봐야 하는거, 제 일이죠. 이쁜 얼굴이지만 경기하는 순간, 그 특유의 괴성을 지르며 공을 쳐내는 그 순간의 표정은 그다지 이뻐보이지 않습니다. 힘 넘치는 플레이, 정말 멋찌더군요. 승리로 장식한 샤라포바 선수는 박수를 보내는 수 많은 관중에게 답례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신문에 쓰지 않은 사진들 함 보시죠. 샤 선..

사진이야기 2004.09.30

경찰헬기를 타고...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29일 귀경차량들의 행렬을 보기 위해 경찰청 헬기를 탔습니다. 헬기를 몇차례 타봤지만, 늘 드는 생각, '저게 뜰까?' 헬기가 일으키는 소음과 강풍에 알면서도 새삼 놀랍니다. 강풍에 고개를 숙이고 헬기탑승 순간에도 사진기자들은 이때도 은근한 몸싸움을 합니다. 상대적으로 조금 나은 자리가 있기 때문이죠. 사건, 사고에 익숙한 직업이다 보니, 생각하기는 싫지만 늘 '사고는 안나겠지. 설마'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헬기가 내는 소음과 진동에 조금 주눅이 들어서 더 그런 모양입니다. 헬기 탑승뒤 쓰는 서약서의 문구는 좀 더 '바짝 쫄게'만듭니다. 오늘은 읽어 보지도 않았습니다. 서글퍼 지거든요. 신체포기각서 같은... ^^* 쉴새없이 이런저런 사진을 찍었습니다. 탑승 목적인 차량행렬도..

사진이야기 2004.09.29

웃음으로 시작해...몸싸움까지.

지난 22일 '서울시 관제데모 진상조사위'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서울시청에 항의방문을 했습니다. 의원들이 도착하기 직전, 이 명박 시장은 행사 참석차 시장실을 나섰습니다. 극적이죠. 수도이전 결사반대 구호가 적힌 띠를 두른 이들이 보였습니다. 서울시의원들입니다. 한 기자가 물었죠. "(시장실 진입을)막으실 건가요?" 시의원 왈 "인사나 하러 나왔어요." 수많은 기자들이 시장실 앞에서 진을 치고 있었지요. 기자들이 없었다면 이런 몸싸움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띠를 두른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기다리며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 장영달 위원장과 반갑게 악수를 나눕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는 가운데 잠시 분위기가 화기애애합니다. 그러더니... 이내 한 시의원이 열린우리당 의..

사진이야기 2004.09.25

군대 꼭 가야할 사람!!

병역비리에 연루된 송승헌씨가 20일 호주에서 귀국하자마자 경찰청에 출두했습니다. 카메라 후레쉬 세례를 받으며 경찰청에 들어선 그는 깎지않은 수염에 수척한 모습이었습니다. 긴장된 모습으로 기자의 질문에 간단한 대답을 한 채 수사실로 올라갔지요.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입영을 피한 점 인정한다"는 뒤늦은 후회의 말을 남겼습니다. 20대 초반에 폭발적으로 활동을 하는 수많은 남자 연예인들을 보지만, 입대하는 모습을 보는 건 매우 드문 일입니다. '저 친구 군대 갈때 됐는데...' 하는 생각 자주 하지요. 실제로 신체상의 면제사유 등으로 안가는 이들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되더군요. 최근 프로야구선수와 연예인들의 병역기피, 비리를 접하면서 인기와 그에 따른 돈을 먹고 사는 공인들의 무책..

사진이야기 2004.09.21

'물먹고, 물먹이기.'

오늘 IAEA 2차 사찰단이 비밀리에 입국했습니다. 출근하자마자 관할부서 기자들에 전화를 했죠. 오늘 입국한다는 사실 이외 어떤 정보도 알고 있지 않더군요. 정부관계자들이 철저하게 비공개에 부쳤기 때문입니다. 취재기자들은 나중에 관계자들의 얘기를 옮겨 기사화 할 수 있는 문제지만, 어디 사진기자는 그럴 수 있나요. 현장 사진을 찍지 못하면 의미없는 존재 아닙니까.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언제 어디서 무슨 항공편으로 입국한다는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무작정이요. 공항기자실에 도착하니 몇 개 사의 사진기자들이 있었죠. 아무것도 모르고 이리저리 연락해봐야 아무런 정보가 나오지 않는 난감한 상황, 그렇다고 다른 대안도 없는 상황엔 단순 무식한 방법이 동원됩니다. 가장 원초적인 방법이죠. 현장 풀(나눠서 맡아 사진공유..

사진이야기 2004.09.19

마음이 아팠지요.^^*

블로그를 하다보니 블로그'용' 사진을 찍게 되더군요. 보도용이 블로그용으로 쓰여 지긴 하지만, '이건 블로그용!' 하고 생각하고 찍은 건 왠만해서는 신문게재는 힘들죠. 반드시 그런건 아니지만요. 어제일입니다. 서울 명륜동 성균관에서 추기 '석전대제'가 열렸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85호로 공자의 사당인 문묘에서 지내는 제사라는데요. 제사를 지내는 대성전 안은 취재통제를 하니, 바깥행사 중 그림이 될만한 걸로 승부를 걸 수 밖에요. 제사지만 꼭 제사지내는 모습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진기자는 없습니다. 이날 대성전 앞마당에서 성균관대 무용학과 학생들이 나라의 제사때 추던 집단춤인 '팔일무'를 선보였지요. 그림과 컬라를 생각할때 쓸만한 사진이 이것밖에 없더군요. 이날 정말 더웠습니다. 한 시간 이상 계속되..

사진이야기 2004.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