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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요원들의 올림픽 특수!!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괜히 설레는 마음 어쩔 수 없군요. 신문에는 D-100일 부터 이미 올림픽에 관련된 많은 내용들이 비중있게 실리고 있죠. 삼성, 현대 등 굴지의 기업들이 현지에서 마케팅이다 뭐다하며 특수를 노리는건 당연지사. 국내서도 이 특수는 당분간 계속됩니다. 여러 업체와 홍보대행사들은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를 그냥 보고 있을 수 만은 없습니다. 제품이나 행사홍보를 위해 머리를 싸매던 홍보요원들에게 '아테네 올림픽... 우리선수 선전을 기원하며...' 라는 문구는 너무나 유혹적이죠. 매체를 상대하는 홍보행사에 이보다 더 언론의 집중을 받을 행사는 당분간 없을 듯 합니다. 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 + 그에 대한 신문의 집중 + 깔끔한 홍보 소재... 3박자가 고루 갖춰..

사진이야기 2004.08.12

텅빈 자이툰 훈련장!

자이툰 부대의 텅비어있는 훈련장이죠. 뒤로 보이는 초소에 조그맣게 이라크 국기가 보이는군요. 자이툰부대 1진이 조용히 출병했습니다. 환송식과 출발장소 일시 등 모두 비공개였습니다. 시민사회단체와 일부정치인의 파병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장병들의 안전이 비밀 출병의 이유였다는군요. 자이툰 부대원들이 훈련을 받던 한 부대의 텅빈 모습을 찍어야 하는 임무를 띠고 경기 광주를 찾았습니다. 부대안을 들어가는 건 당연히 불가능한 상황. 보통 사진기자들이 그러하듯, 인근의 가장 높은곳을 찾습니다. 산, 아파트, 기타건물, 이도저도 안되면 장사다리 등이죠. 부대 인근에 높은 아파트가 있더군요. 수위아저씨께 정중히 "여차저차하오니, 옥상 문을 좀 열어 주실수 없는지.." 물었더니, 군부대의 허가를 맡아오라고 ..

사진이야기 2004.08.04

탈북자와의 레이스!!

아시겠지만 어제 탈북자 2진 200여명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습니다. 비공개가 원칙이라 비행기가 인천공항 어디로 어떻게 내리는지는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습니다. 워낙 넓은 공항이라 난감했었죠. 대책이 서지 않을때는 무식하지만 그나마 가장 확률이 있는 '있는 구멍 다지키기' 시스템으로 돌입합니다. 2~3명의 사진기자들이 대여섯 조를 짜 나눠서 지키고 서로 연락을 취하는 방식이죠. 인천공항 화물청사 쪽 담너머에서 버스를 옮겨 타는 탈북자들을 발견, 취재에 성공했습니다. 다음은 버스의 움직임을 주시했습니다. 안산의 한 연수원으로 가는건 아는 사실이지만 어느길로 가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왜냐면 버스를 따라 붙어야 하기 때문이죠. 기관 사람들이 버스내 커튼을 쳐 얼굴 노출을 피하라는 얘기를 탈북자들 에게..

사진이야기 2004.07.29

너무 기쁜...서글픈 만남...또 기약없는 이별

지난 14~16일 금강산에서 열린 1차 이산상봉장 입니다. 남측 전성오 할아버지가 54년 만에 북에 두고온 처를 만났습니다. ... 오랜 침묵을 깨고...할머니가 할아버지의 얼굴을 쓰다듬었습니다. 꿈에도 그렸을... 할아버지가 손을 잡고 웃자, 할머니가 수줍어 합니다. 54년의 세월과 함께 침묵이 흐릅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모두 회상에 잠겼습니다. 남에서 가정을 이룬 할아버지 얼굴에는 시부모를 모시며 재혼도 하지않은 채 살아온, 자신보다 더 늙어버린 아내에 고마움과 미안함이 그대로 패여 있습니다. 또 그렇게 기약없는 이별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진이야기 2004.07.26

출근길 여유!

지하철노조 파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첫날인 어제, 서울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환승역, 신도림역으로 향했습니다. 아니라다를까 신문, 방송 전 사의 취재진들이 안그래도 복잡한 역사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물론 저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대체인력으로 열차시간은 정확히 지켜지고 있었고 예상대로 평소 복잡함과 별반 다를게 없었습니다. 사다리를 밟고 올라 북적이는 출근인파를 찍었습니다. 왜 기자들이 나와있는지 대부분 시민들이 아셨겠지만 기자들이 떼지어 있는 모습에 무슨일인지 궁금해하며 물어보는 분, 시비거는 분들도 가끔 있었습니다. 솔직히 사람들이 무지 몰리는 피곤한 출근시간에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는게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닐겁니다. 얼굴을 가리고 불쾌해 하는 분들에겐 대단히 죄송합니다. 회사로 ..

사진이야기 2004.07.22

살인범의 마스크!!

연쇄살인범 유씨가 늦은밤 조사를 받고 유치장으로 가는 모습을 찍고 들어와 작업을 하면서 마스크에 써진게 글씨 같기는 한데 무얼까? 사진을 넘기기 전에 잠깐 생각했습니다. 모니터 상으로는 잘 알아보기 힘들더군요. 다음날 뉴스메이커 표지 사진으로 실리면서 그 글씨가 '아빠'라는 걸 알았습니다. 분명 낮에 찍은 사진에는 글씨가 없었습니다. 언론이 경쟁적으로 주목하고 강도높은 조사를 받으며 문득 아들이 그리웠나 봅니다. 그 순간 아들에게 '아빠' 불리우고 싶었던 걸까요. 아니면 티브이를 볼 아들이 모자와 마스크로 가린 얼굴이 '아빠'라는 걸 위안삼아 알리고 싶었던걸까요.(사회부 후배 김준일선수의 기사에 따르면 수사도중 아들에 대한 얘기를 자주 한다더군요.) 한 아이의 아빠 유씨. 그 아이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아..

사진이야기 2004.07.21

살인범의 눈!

정말 이렇게 악랄할 수 없습니다. '인면수심'. 그렇습니다. 그는 일단은 인간의 얼굴을 했습니다. 짐승이라도 그토록 잔인할 수 있을까요? 욕이나오고 부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출근해 서울 서대문구 봉원사 인근 시체 유기 장소로 갔습니다. 현장검증이 끝나고 본격적인 시체 발굴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경찰통제선을 넘어 발굴작업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경찰들이 좀 막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지요.(관계자외 출입금지라는 곳 중 특별한 일부를 제외하고 많은 곳은 기자들이 '관계자'입니다.^^) 눈뜨고 못 볼 일을 눈 빤히 뜨고 한다는거 보통 곤혹스런게 아니었습니다. .....구체적인 묘사는 생략(많은 사람 꿈자리 뒤숭숭하게 할 수 있으므로).... 기동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고 구치소로 향하는 마스크와 모자를 눌러쓴 ..

사진이야기 2004.07.19

중증장애인의 투쟁!!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과 몸을 바꿔 딱 하루만 살아 볼 수 있다면... 적어도 이렇지는 않을텐데.."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투쟁이 한창일때 좀처럼 바뀌지 않는 시선과 정책에 대해 한숨쉬며 장애인이 한 얘기입니다. 비오던 8일 세종문화회관 앞에 중증장애인들이 나섰습니다. 중증장애인 고용장려금 축소 철회와 노동권 확보를 요구하기 위함입니다. 장애인들의 자립재활을 위해 인상하지는 못할망정..... 정책입안자들이 장애인의 생활에 얼마만큼 관심이 있는지 그 불편과 고통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는 하는건지 장애인들을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이나 하는건지 그 자신과 가족, 대대손손 장애를 갖지 않는다고 확신하는건지... 결국 비장애인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반성해 봅니다.

사진이야기 2004.07.09

자이툰과 뻥튀기!

고 김선일씨의 영결식 바로 다음날 자이툰부대의 훈련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정부의 파병 강행 방침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주기 위한 대국민 홍보행사라는 표현이 어울리겠네요. 김선일씨에 대한 국민들의 추모 열기가 식지않은 때라 훈련공개가 자칫 역효과를 불러오지 않을까 잠시 생각했는데요. '대 테러...' '방어' '공격' 이런 용어들이 들어간 훈련이 아니었습니다. 총들고 하는 훈련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꽹과리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이라크와의 우정을 기원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리더니, 이라크 현지인을 위한 '민사작전'이라는 이름의 훈련내용을 공개한다는 거였습니다. 의료활동, 기계수리 등... 그중에 가장 인상적인게 '뻥튀기'였습니다. 취사보직인 부대원들이 끊임없이 기계를 돌렸고, '뻥이요'라는 소리와 함께 ..

사진이야기 2004.07.05

철책선 야경!

6.25를 앞두고 철책선 야경을 찍기위해 육군 칠성부대에 갔습니다. 사단 공보장교의 안내를 받아 짚차를 타고 민통선을 지나 한 시간 이상 꼬불꼬불한 산길을 달렸습니다. 산 허리선을 뱅글 돌며 지나는 비포장 도로 외에 사람 손이 닿은 것은 하나도 없어 보였습니다. 몇 곳의 위병소를 지나 막사에 도착했습니다. 막사 앞으로는 철책이 산 따라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사진 찍을 적당한 장소는 낮에 미리 봐둬야 하기에 철책선을 따라 공보장교와 무작정 걸었습니다. '무작정'이라 함은 만만하게 봤다는 얘기지요. 경기도에서 군생활을 한 저는 '강원도'를 제대로 느꼈습니다. 오르락내리락 하던길이 끊어졌다 싶으면 발아래 아득한 거의 수직인 계단이 이어졌습니다.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고 옆 줄을 있는 힘을 다해 잡..

사진이야기 2004.06.30

민망하지만...

민망한 현장이 있습니다. 적응이 될만도 한 연차라 생각하지만, 아직 눈 둬야할 곳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여성의 신체가 드러나는 사진을 찍어야 하는 경우죠. 그 중 여성의 다리가 강조되는 사진이 많은 데요. 사진적 가치를 논하자는 건 아니구요.^^ 다리를 아주 부각시키다 보면 야(?)해지고(물론, 보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덜 부각시키면 사진이 밋밋합니다.(경험적으로는요.) 사진이 일차적으로 시각에 소구하다보니, 독자의 시선을 잡는 사진이 좋은 사진의 한 요소기에 부각하는게 나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혼 날 말이죠?) 종합일간지에 게재하는 사진이라 나름대로 현장에서 검열도 합니다. 중간정도 수준을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옴부즈만과 독자들에게 욕을 먹은 사진이 되기도 합니다. 가장 잘 표현되면서도 적절한 사..

사진이야기 2004.06.27

2004포토르포-연탄은 살아있다!

참 덥네요. 더울땐 더운이야기로.... ^^ 올해 초 신문에 실린 사진르포 입니다. 제 블로그 프로필 사진도 이 르포 중에 찍은 겁니다. [포토르포] 연탄은 살아있다 “어머머, 아직 연탄 때는 사람이 다 있나?” 지나가며 던진 주민의 말에 1988년 이후 신림동에서 연탄 배달을 해 온 백미영씨(50)는 “언제부터 연탄 안 때기 시작했다고…” 하며 안타까워 한다.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이며, 모르고 자란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낯선 물건 ‘연탄’. 전국 약 19만 가구(2002년 통계)가 연탄으로 겨울을 난다. 경기불황으로 이번 겨울 연탄 사용가구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한다. 연탄 생산의 최일선인 탄광, 강원 태백시 장성광업소 철암생산부 소속 직원들은 수직 약 1㎞, 해수면기준 지하 약 400m의 막장에서 석탄을..

사진다큐 2004.06.24

광각렌즈의 함정!

사건사고 현장을 많이 쫓아 다니는 사진기자들은 위험한 상황에 쉽게 노출됩니다. 누가 말려도 그때뿐, 주제에 충실하고 완성도 있는 앵글을 잡기 위해 순간 그 위험을 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카메라를 다루시는 분들은 다 알겠지만, 그냥 눈으로 보는 광경이나 상황은 자기통제가 가능하고 가능한 상황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렌즈를 통해 보면 그 속에서는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립니다. 렌즈 속으로 빨려든다는 표현이 적절하겠네요. 그 사각 밖 세상은 카메라에 눈을 대고 있는 한 의식하지 못하는 세상이 됩니다. 정말 일하기 싫을 때도 카메라에 눈을 대는 순간 묘한 집중력이 생기는거, 왠만한 사진기자면 누구나가 체득한 직업병(?)이죠. 태풍 '디앤무'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린 강원도 영월에 갔습니다. 지나다..

사진이야기 2004.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