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장이 섰다’고 하더군요. 장날도 보통 장날이 아니었습니다.

 

비선실세의 검찰 출석을 찍기 위해 기자들이 어마어마하게 몰렸습니다. 스포츠지, 연예지, 외신기자들까지 모였으니 짐작할 만하지요. 제 입사 이후 검찰에 모인 기자 규모는 이날이 최대였습니다. 기자 규모는 정확히 뉴스의 크기에 비례하지요.


 

전날 최순실씨 31일 오후 3시 피의자 신분 소환 조사라고 휴대폰에 속보가 뜨자마자 가슴이 뛰었습니다. 종소리에 침 흘리는 파블로프의 개 같은(ㅋㅋ) 반응이지요. 최대 뉴스의 현장에 있다는 것은 기록하는 자에겐 존재이유이지만 한편 살짝 긴장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기자이기 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끓는 분노가 그 떨림에 한 몫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사방으로 여러 줄 겹쳐 선 기자들이 겨우 자리를 잡고 서 있는 동안에는 시끌벅적한 속에서도 묘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오랜 기다림에 대한 보상은 좋은 사진 한 장 아니겠습니까. 저마다 최선의 사진을 위해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최씨가 걸어올 동선이 확보되고 포토라인 뒤로 기자들이 물러난 뒤에는 이 구역 안으로 들어오는 누구도 곧바로 적이 되지요.

 

최씨가 차에서 내려 걸어 들어옵니다. 검찰 직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말이지요. 이날 최씨를 둘러싸고 들어서는 검찰 직원의 규모도 제 기억에는 최대였습니다. 포토라인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몰린 기자로부터 최씨를 보호해야겠다는 의지가 읽혔습니다.

 

모자를 깊이 눌러 쓴 최씨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검찰 직원과 기자들이 엉겼고 그 와중에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포토라인 안으로 들어와 피켓을 들어 올렸습니다.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여기저기서 고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취재진과 검찰 직원들이 몸싸움을 하며 넘어질 듯 밀리며 청사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습니다. 바닥에 신발 한 짝이 떨어졌습니다. “최순실 신발이다.” 이번에 이 신발을 가운데 두고 사진기자들이 둘러쌌습니다. 최순실 관련이면 뭐든 기사가 되고 뭐든 사진이 되는 때이니까요.

 

 

최씨는 검찰 출석 전에 미디어에 어떤 모습을 보일까 고민했을 겁니다. 짧은 사과 발언, 울먹이는 모습, 복장 등도 나름 고민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날 나름 검은색 계열의 가장 수수한 복장을 선택했을 테지요. 하필 벗겨져 흘리고 간 신발이 고가의 프라다라 또 이리저리 인용되고 퍼 날라지고 있습니다.

 

주위가 진정되자 한 남성이 시녀검찰 해체하라고 외치며 개똥을 검찰 청사 유리창에 퍼부으며 짓이겼습니다. 똥내를 맡으며 3단 사다리 위에 어정쩡한 자세로 마감을 하는데 실실 웃음이 나더군요. 오랜만에 큰 장이 서니 다채롭구나싶었습니다.


 

검찰 조사 받을 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큰 장이 수시로 설 것 같습니다


yoonjoong    


 

저작자 표시
신고

'사진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문 너머에 특종이 있다  (0) 2016.11.11
거리에 선 딸래미  (0) 2016.11.06
오늘 검찰에 '장'이 섰다  (0) 2016.10.31
1분을 위한 8시간  (0) 2016.10.28
나는 사기꾼이었다  (0) 2016.10.21
흘낏 본 일본  (0) 2016.10.17
Posted by 나이스가이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