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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화가로 불리는 홍성담 작가를 지난 2월 초 만났습니다. 사진기획하며 만난 풍자 예술가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의 풍자화 작업과 관련한 얘기를 재밌게 들었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그림 앞에서 포즈를 부탁했습니다. 미리 준비한 듯 큰 캔버스를 들고 와 벽에 기대 세웠습니다.

 

작품은 벚꽃노리’(2013년 작)였습니다. 지난 20132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자, 이를 기념해 그린 풍자화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그의 부친 박정희를 닮은 아이 손을 잡고 벚꽃 길을 따라 걸어가는 뒷모습입니다. 홍 작가는 작품의 벚꽃은 허무를 상징하며 저 꽃길을 따라 사라지는 박 대통령을 표현했다고 밝혔습니다.

 

 

홍 화백은 이 그림을 그리기 수개월 전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출산 그림을 그려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박 후보가 수술대에서 검은 선글라스를 껴 박정희를 연상케 하는 아이를 낳은 뒤 웃고 있고, 이를 본 의사가 거수경례를 하는 풍자화였지요. 박 전 대통령과 벚꽃 길을 걷는 꼬마는 그때 태어났던 아이라고 하더군요. 



그림 속 아이는 네 살쯤 돼 보입니다. 2013년 취임한 대통령의 4년 후를 내다 본 용한작품이 됐습니다. 작가 자신도 이 예언적 그림을 신기해했습니다. 박정희를 꼭 닮은 아이와 함께 사라져가는 모습이 한층 더 심오한 의미를 던집니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하면서 풍자화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벚꽃이 피기 전에 권좌에서 내려왔지만 자제되지 않은 권력의 벚꽃 같은 허망함을 보았습니다. 노래에 누가 되지 않는다면 작품 제목이 벚꽃엔딩이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청와대를 꿈꾸는 이와 그 주위에서 권력을 좇는 자들에게 그들의 얼굴 혹은 뒷모습으로 바꿔 넣은 이 신통한 풍자화를 선물하면 좋겠다 싶습니다.    

 

곧 벚꽃이 흐드러질 겁니다. 허무가 아니라 희망이겠지요. 다행입니다. 온전히 봄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아서.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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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 바이!’에 걸린 작품 더러운 잠이 논란입니다. 작가는 마네의 작품 올랭피아를 패러디해 대통령의 얼굴을 누드화 위에 합성했지요. “풍자와 표현의 자유여성 혐오와 비하라는 주장이 맞섭니다. 보수단체 회원이 전시된 작품을 떼어내 내동댕이쳤고, 새누리당은 이 논란을 빌미로 정치공세를 펼쳤습니다. 결국 전시를 주관했던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당 윤리심판원에서 징계를 받았지요. 개인적으로 여성 혐오보다는 무능한 권력자에 대한 풍자가 더 와닿았습니다. 남자라서 그렇겠지요. 

 

논란을 보면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사진을 떠올렸습니다. 공교롭게도 , 바이전은 블랙리스트 예술가들의 시국비판·풍자 전시였습니다. 조 전 장관은 현직 장관의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하고 또 구속됐지요. 요즘 구치소와 특검을 수시로 오갑니다. 몇 번을 와도 호송차에서 내리는 조 전 장관을 향한 플래시는 쉴 새 없이 터집니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특검 소환 사진을 매번 쓰기가 그랬는지 편집된 형태의 사진이 등장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비포 & 애프터사진입니다. 장관의 신분으로 특검에 첫 출석할 때의 모습과 구속 이후의 모습을 붙여 비교해 보여주는 사진이지요. 한 장의 사진으로 처리해도 무방할 텐데 여러 장의 사진으로 변화의 추이를 친절하게 보여줬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 YTN 캡쳐

 

화려한 이력의 잘나가던 여성 장관에서 지치고 초라해진 50대의 여성으로의 변화를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목적에 맞게 가장 대비되는 사진을 골랐을 테지요. ‘초췌해진...’ 또는 점점 더 초췌해지는...’ 등의 수식어를 붙인 비슷한 제목도 눈에 띕니다. 박탈감이 일상인 이들에게 어쩌면 통쾌함을 선사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이 아닌 사진을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이것이 부각되어야 할 본질이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여성 비하와 조롱은 오히려 이 친절한 사진에서 읽습니다. 

 

이제껏 남성 소환자의 사진을 여러 장 붙여 그 모습이 변해가는 걸 보여주는 사진은 제 기억에는 없습니다. 사진도 편집도 남성적 시선을 담고 있다고 새삼 느낍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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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새해 블로그 첫 포스팅은 국정농단 사태에서 아주 먼 얘기, 다소 희망적인 어떤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보는 시야가 워낙 좁다보니 안 되는군요. 여전히 어수선한 세상과 같이 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신년 첫 신문에 직무정지 상태인 박근혜 대통령이 출입기자들과 신년인사회를 하는 사진이 실렸습니다. 이날 간담회 참석 기자들에게 카메라와 노트북, 휴대폰을 들고 오지 말라고 했다지요. 참 가지가지 합니다.

 

사진은 청와대 전속 사진사가 찍어 제공한 것이었습니다. 모두 6컷을 제공했습니다. 사진을 보니 기자의 카메라를 통제한 이유가 보였습니다. 하나같이 널널하게전체를 보여주는 사진이었습니다. 한 장이면 족할 사진을 여섯 장이나 올려놓고 다양하게 제공했다고 우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청와대의 철저한 검열을 통해 제공된 사진이겠지요.

 

  <청와대 제공>

  <청와대 제공>

 

당번제로 취재하는 출입 사진기자가 간담회를 이런 식으로 찍어서 올렸다면 각사의 항의가 빗발쳤을 테지요. 사진기자라면 이날 대통령의 표정을 중심으로 여러 경우의 수를 머릿속에 그리며 다양한 사진을 챙겼을 겁니다. 얼굴에 주사 바늘 자국까지 까발려지는 카메라에 대한 공포였을까요?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이 드러났을 때 각종 의혹에 대한 이날 대통령의 반박들이 묻힐 수 있다는 우려를 원천차단하자는 계산이 깔렸을 것도 같습니다.

 

사진 속 대통령은 두 손으로 제스처를 써가며 얘기하고 주위에는 참모들과 기자들이 둘러서서 대통령을 바라봅니다. 사진은 난 여전히 대통령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청와대가 사진을 통해 그리 말하더라도 상식있는 국민들은 대통령의 뻔뻔함으로 읽겠지만요.

 

대통령에 대한 취재는 경호 등의 이유로 기본적으로 제한적이고 통제적입니다. 이미지와 영상이 대세를 이루는 시대라 통제가 한층 더 노골적이라 느껴집니다. 제공사진에는 지가 아쉬우면 쓰겠지하는 심보가 느껴집니다. 그 기저에는 사진은 다루기 쉬운 것, 부수적인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공사진은 합리적으로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때로 국한 되어야지요. 입맛에 맞는 몇 컷을 주고 쓰라는 것은 보도통제이자 언론자유에 대한 심각한 도전입니다. 시대를 거스르는 이런 발상들이 지금 국정농단 사태를 견인하지 않았나요.

 

박 대통령이 퇴진한다고 이러한 통제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 대통령이 됐을 때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비슷한 통제가 작동한다면 그 안에 국정농단의 싹은 언제든 자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촛불 이후의 바뀐 세상을 얘기합니다. 사진기자들이 대통령을 향해 자유롭게 카메라를 들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사진기자가 찍은 그 사진이 무슨 얘기를 하든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더 바랄 것 없겠습니다.

 

  <청와대 제공>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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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누렸던 권세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해줍니다.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 재벌 총수 9명이 한꺼번에 출석했지요. 국회에서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취재진의 규모였습니다. 대통령이 국회에 와도 이날 규모의 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취재진의 규모로 권력의 크기를 가늠한다면 대통령 위에 재벌이 있는 것이지요. 이런 재벌들을 대거 출석시켰으니 최씨의 권력이 대통령 위에 있다 할 수 있겠지요. 

 

 

 

 

의원들은 대기업 총수들에게 최순실의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의 대가성 등을 따져 물었습니다. 수없이 지켜본 청문회의 학습효과겠지만 재벌 총수들의 답변은 잘 모른다” “보고 받지 못했다” “송구하다등의 발뺌과 변명의 말이 대부분이었지요. 특히 이날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질문이 집중되었습니다. 재단 출연금 이외에도 정유라 승마 특혜지원과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회장은 느릿한 중저음의 목소리에 긴장과 지극한 공손함을 담아 시종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준비된 문장인 듯 질문이 달라져도 답은 같았습니다. 의원과 기자들 사이에서 실소가 터졌습니다. 내용 없는 답변에도 수준(?)은 있는지라 좀 의아했지요. 오랜 대책회의와 예행연습도 했을 텐데 말이지요. 준비한 답변에 대한 강박때문인지, 앞선 답변이 스스로 민망해 곱씹고 있었던 것인지 의원들의 질문을 못 알아듣기도 했습니다.

 

 

청문회가 정회될 때마다 기자실로 모여든 동료들 사이에 이 부회장의 모습이 단연 화제가 되었습니다. “삼성전자 주식 있으면 빨리 팔아라” “저 정도 밖에 안 되나” “민망하네같은 반응들 사이에서 누군가 확신에 찬 말로 저거 연기하는 거다. 바보 연기. 삼성이 어떤 조직인데...”라더군요.

 

우리가 청문회장에서 본 이재용 부회장의 긴장하고 공손하고 어눌한 말과 고개 숙인 모습 등이 치밀한 계산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매뉴얼에 의한 연기였다면, 생각만으로도 참 무섭습니다. 일단 그런 의심을 갖고 보니 청문회 자체가 '연기'로 보입니다. 다른 대기업 총수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의원들에 대한 경외의 표정과 저자세, 적당한 긴장과 어리숙한 답변 등 연기 경연장이었던 셈이지요. 예행연습으로 익힌 이런 답변에 의원들의 질문 의지를 꺾고 국민들에겐 일말의 동정을 끌어내는 효과도 계산됐을까 궁금했습니다. 단 하루의 망신과 치욕의 비용을 감내하면 오랫동안 다리 뻗고 지내지 않겠나 생각했겠지요.

 

 

국회의원이라고 이 경연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미 언론보도된 것을 묻고, 같은 답으로 돌아오는 소득 없는 질문을 반복했습니다. 정곡을 찌르지 못하는 질문은 호통과 윽박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지켜보는 국민들의 '카타르시스'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그 또한 연극적입니다. ‘청문회 스타라는 정치적 타이틀을 의식했을까요.

 

이날 청문회의 마지막 장면은 의원들과 재벌 총수들이 서로 수고하셨다며 밝는 표정으로 인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쩌면 이날 하루 종일 기자들이 찍은 사진 중 가장 진실에 가까운 사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이날 연기 경연의 우승자는 누구일까요?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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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정치인은 카메라 플래시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치인은 카메라를 꺼려서는 크지 못하고 카메라 플래시를 즐길 줄도 알아야합니다. 정치인의 인지도가 카메라를 모으지만 플래시 세례를 많이 받는 이의 인지도가 올라가기도 합니다. 초선 의원들이 처음엔 어색해하지만 카메라 플래시에 곧 익숙해지는 모습을 봅니다. 검찰 포토라인이 아닌 다음에야 그 맛이 싫을 리 없지요. 플래시의 빛은 내가 주목받고 있구나’ ‘뉴스 안에 내가 있구나느끼게 합니다. 어느 은퇴한 정치인이 가장 그리워하는 것이 카메라 플래시 세례라는 믿거나 말거나 한 얘기도 있습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발언도 발언이지만 저는 대통령의 주위에 번쩍이는 플래시 빛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사진기자의 플래시를 은근히 통제해 왔다는 것을 익히 들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님이 싫어하신다는 이유로 말이지요. 듣자하니 문고리 3인 중 하나의 의지라는군요. 청와대 내 회의장이나 행사 공간이 충분히 밝다면 특별히 플래시를 사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용 자제를 요구하기 전에 그런 노력이 먼저여야지요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비대위원장 시절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국회의 한 회의장으로 들어서던 박 비대위원장이 사진기자들의 플래시가 일제히 터지자 손으로 눈 주위를 가리며 눈이 부셔서...”라며 거북해 했었지요. 플래시 빛에 노골적인 거부감을 보이는 정치인은 처음이었습니다. 함께 떠오르는 또 하나의 장면. 회의장에 일찍 도착한 비대위원장에게 한 취재기자가 가볍게 그러나 조금 예민한 질문을 웃으면서 던졌는데 대답 없이 빤히 바라보며 레이저를 쏘았었지요.



대국민 담화에서 터지는 사진기자의 플래시와 질문 있다며 손을 드는 취재기자를 보면서 대통령이 플래시질문을 즐길 줄 알았다면 나라꼴이 이 지경까지 왔겠나 싶었습니다.

 

정치인을 키운다는 카메라 플래시를 오래전부터 싫어했던 대통령그때부터 큰 정치는 과분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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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소 뒷걸음에 쥐 잡는경우가 있습니다.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찍은 사진이 지면에 크게 게재될 때가 그런 경우겠지요. 좀 민망합니다.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주말 네 차례에 걸쳐 거대한 촛불이 일어났습니다만 대통령은 그 분명한 민심을 외면하고 있지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두 달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스가 크고 관련 기사들이 많다보니 반복해 찍을 수밖에 없는 사진이 있습니다. 청와대가 대표적이지요. 사진기자들은 대게 세종로 거리의 붉은 신호등과 멀리 보이는 청와대를 한 앵글에 넣어 위기의 청와대같은 식으로 제목을 달아서 씁니다. 사골처럼 우려먹은 이 사진이 식상했던지 데스크는 야경사진을 해보자고 지시했습니다.

 

인근 건물에 올라 해가 지고 불 꺼진 청와대와 경내를 밝힌 가로등 불빛을 앵글에 담았습니다. ‘어둠 속 침묵하는 청와대정도의 제목을 염두에 둔 것이지요. 어둠은 금세 짙어졌고 삼각대도 없이 들고 찍는 사진엔 한계가 있었지요.

 

이만하면 됐다싶어 철수하려다가 뭔가 살짝 아쉬운 마음에 렌즈의 줌 링을 방정맞게 돌리며 셔터를 난사해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진기자의 난사는 참 민망한 행위라 생각하지만 두 가지의 조건이 맞을 때 가끔 시도하는 것 같습니다. 목적한 적당한 사진을 찍었고 셔터소리가 들릴 만한 사람이 주위에 없을 때 한 번씩 후련하게 구사해 보는 겁니다. 때가 때인지라 수다스럽고 간사한 셔터소리가 화나고 갑갑한 속을 잠깐 위로해 주었지요.

 

사무실로 와 쓸 사진을 골라놓고 난 뒤 난사 컷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대부분이 흔들려서 버릴 사진들 사이에 그나마 덜 흔들린 사진 두어 장을 구색 맞추려 올렸습니다. 주변의 불빛이 청와대로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구색용 사진이 데스크와 편집국장의 상의 끝에 토요일자(11.19) 1면 사진으로 정해졌습니다. ‘시민들의 촛불이 청와대로 몰려가는 모습어둠 속 고립된 청와대의 느낌을 읽어낸 것이지요. 막상 1면에 배치되니 작자에게조차 천대받던 이 사진이 의미들을 뿜어냈습니다. 게다 4차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장에 무료 배포되기까지 했습니다. 시치미를 떼고 있었지만 좀 부끄러웠습니다.

 

사진은 개인적·사회적 경험으로 읽힙니다. 광장의 시민들은 이 사진을 청와대로 향하는 민심의 촛불로 읽었을 테지요. 국정농단의 주역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이 사진을 봤다면 어떻게 읽었을까요. 민심을 읽어내고 아파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상식이지만, 왠지 이 두 분은 ‘온 우주의 기운이 청와대로 몰려오고 있다라 해석하지 않았을까, 하는 매우 우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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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2 딸아이는 잠이 많습니다. 토요일이면 어지간해 12시 전에 일어나는 일이 없습니다. 보통 낮 한두 시가 되어야 부스럭거리며 일어납니다. 지난 토요일 10시가 좀 넘은 시간에 눈 뜬 아이가 친구와 약속에 늦었다며 서두릅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날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에 가기 전에 친구랑 피켓을 만들기로 했다더군요. 딸래미가 주말 오전에’ ‘스스로일어나는 것은 저희 집에서는 사건입니다.

 

집회에 다녀온 아이의 손에는 현장에서 만들었다는 피켓이 들려있었습니다. 가상 한국사국정교과서 표지에 낙서한 피켓이었지요. ‘한국사글자 위에 덮어 쓴 문구가 재밌습니다. 초등학생 때 국어책에도 국어꿇어로 바꿔 써 놓았던 것을 본 기억이 났습니다. 웹툰을 많이 봐서 다소 만화적인 표현을 즐겨 씁니다.  

 

 

가부좌 틀고 생각에 잠긴 반가사유상에 박근혜 대통령을, 뭔가 지시를 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 사진에 최순실을 덮어 그렸습니다. 선글라스를 머리에 얹어 쓴 최순실의 특징을 잘 잡아 표현했습니다. 손을 들어 이제 하야해라는 최순실, 앉은 채 오케이사인 보내며 언니, 알겠어라는 대통령. 대통령을 좌지우지한 최씨가 언니라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간단한 그림에 표현된 관계와 메시지가 기발하고 명확합니다.

 

뭘 알겠나?’ 싶던 딸아이의 생각과 행동의 깊이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철없고 성질만 부릴 줄 아는 천상 중2라 생각했는데... 대견하네요. 나라가 이 지경이 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어른이자, 아빠로서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아침에 친구를 만나 만들었던 피켓에는 이런 나라에서 공부하기 싫다고 썼다더군요. 안 그래도 하기 싫은 공부, 확실한 핑계를 찾은 셈이지요. 이래저래 걱정입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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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오랜만에 뻗치기를 했습니다. 아시겠지만 뻗치기는 일종의 기다림인데 설렘은 전혀 없는 그런 막연한 기다림이지요. 언제 끝날지 몰라 더 지루하고 길게 느껴집니다. 늑장 부리던 검찰이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 관련 재단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 했습니다데스크 전화를 받고 달려간 곳은 최씨의 신사동 자택이었지요.

 

이미 와 있던 타사의 사진기자들이 반겨줍니다. 동료기자들이 모인다는 것은 이날 9곳의 압수수색 장소 중에서도 비중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죠. 더 중요한 건 덜 외로우리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긴 시간 버티며 의지할 사람이 왔다는 것이지요.

 

종일 한 공간에서 같은 목적으로 뻗치다 보면 애틋함이 솟아납니다. 그동안 왜 안 보였나, 어떻게 지냈나그간 어떤 재미난 일들이 있나 등 시시콜콜한 얘기부터 주택, 아이 교육 등 공통의 관심사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들이 오갑니다. 긴 시간 얼굴 맞대고 있으면 못할 얘기가 없지요. 길게 느껴지는 시간을 건너기 위해서는 어떤 말이라도 뱉어내야 하는 겁니다. 대체로 나만 이러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위안이 크지요.

 

기다림의 목적이 같은 자들은 신문이니 방송이니 하는 매체를 가리지 않고 서로 마음들을 씁니다. 나이에 따른 체감 정도는 다를지언정 다 고생하는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최순실의 명품 구두 신발장사진도 그렇게 찍을 수 있었습니다. 압수수색 중이어서 최씨의 집으로 들어갈 순 없었지만 아래층 계단까지는 접근이 가능했습니다. 신발장까지 접근이 가능하다는, 그 안에 명품 구두들이 많더라는 것을 먼저 알게 된 기자가 정보를 공유해줍니다. 함께 밥 먹고, 커피 마시고, 간식 나눠먹던 동료를 제쳐 두고 혼자 몰래 무언가를 찍는다는 것은 적어도 뻗치기의 현장에서는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모양입니다.


 

압수물을 담을 박스가 몇 개 들어가고도 한참이나 시간이 걸리자 뭐 들고 나올 거나 있겠나.” “적당히 시간 때우고 있는 거 아닌가.” “보여주려 하는 거니 다른 데로 빠지진 않겠지?”런 얘기들로 은근한 조바심을 드러냅니다. 압수수색은 해가 지고 주위가 깜깜해지고 나서 끝이 났습니다. 8시간 이상을 최씨의 빌딩 앞에서 기다렸고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 허무한 몇 컷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함께 뻗치던 기자들은 어둠 속에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인사를 던진 채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사실 데스크는 두 시간 전쯤 철수하라했지만 이미 기다린 6시간이 아까워 그냥 버텼습니다. 동료들이 여전히 지키고 있는 현장을 먼저 떠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요. 무엇보다 떠나자마자 압수수색이 끝난다면 이보다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눈치 보던 검찰이 뒤늦게 수사에 나서면서 압수수색, 소환 등 뻗치기의 날들이 늘 것 같습니다. 검찰의 수사의지에 달린 것이겠지만요.

 

뻗치기의 시간을 좀 더 잘 쓰는 방법을 매번 고민해보지만 뾰족한 답은 찾아지지 않습니다.


근데 '이게 뭡니까. 나라꼴이...'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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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2015년이 지나갑니다. 올해도 제 카메라는 수많은 사람을 담았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저와의 인연이었던 이들이라 믿습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면 잊힐 테지요. 지난 2014년에 이어 몇몇 사람들은 이 블로그에 남겨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훗날 저의 2015년 기자 생활을 떠올리는 의미있는 자료가 되겠지요. 월별로 모아 놓았던 사진을 빠르게 훑어보다 눈길이 머문 사진을 두서없이 골라냈고 거기서 몇 장 추렸습니다. 사건 속 인물도 있고 제 추억에 기댄 인물도 있습니다. 순전히 제 카메라에 담겼던 ‘2015 내 멋대로, 내가 만난 인물 정리'입니다.

   

 

*삭발하는 엄마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원고 희생자의 어머니들이 삭발을 했습니다. 카메라 뒤에서 저도 눈물을 떨궜었지요. 세월호 이후의 사회는 달라질 것이라던 다짐의 말들은 공허해졌고 아픔과 고통은 치유되지 않은 채 남았습니다. 엄마들은 여전히 거리에 있습니다.

 

 

 

*청각장애 가진 은비

 

청각장애인 학교인 서울삼성학교를 취재(포토다큐)한 건 SNS를 달군 스웨덴의 한 수화통역자 때문이었지요. 그는 가수의 노래를 통역하며 리듬, 동작, 표정을 풍부하게 살려 열정적으로 전달해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수화와 구화를 섞어 진행되는 삼성학교의 수업에서 교사와 학생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속 유은비양은 구화가 능숙해 제게 말을 곧잘 걸어왔고 수화로 제 이름과 간단한 표현 몇 가지를 가르쳐주었습니다. 아래 수화 익혀두세요. 순서대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사랑합니다

 

 

*성완종, 이완구, 홍준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과 그가 남긴 리스트가 큰 파장을 일으켰지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완구 국무총리는 결국 사퇴를 했구요. ‘모래시계 검사홍준표 경남지사도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이완구 전 총리, 홍준표 지사를 불구속 기소하고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대통령의 측근은 모두 무혐의로 결론지었습니다. 국가 최고 권력과 검찰의 유기적 관계, 기업인과 정치인, 돈과 정치, 정치와 배신 등을 생각했습니다.

 

 

*DJ 배철수

 

그룹 송골매의 노래를 따라 부르곤 했습니다. 이젠 라디오 DJ로 더 유명한 '배철수 아저씨'는 송골매의 리더였지요. 차 안에서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를 들을 때면 언젠가 그를 촬영하게 된다면 기념사진을 찍으리라막연히 생각했었지요. 입사한 지 16년째 되는 올해 그를 처음 만났습니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 청재킷과 스니커즈가 잘 어울렸습니다. 사진을 찍는 동안 연신 콧노래를 부르던 여유, 잊을 수 없습니다. 물론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

 

 

*에티오피아 아이들

 

아프리카 출장이라는 드물고 귀한 기회를 가졌습니다. 예정에 없던 포토다큐를 현지에서 기획했습니다. 이런저런 고민 중에 아이들의 맑고 투명한 눈망울에 시선이 꽂혔습니다. “살람하고 현지 인사를 하면 아이들은 엄청나게 재미난 것을 목격한 양 배를 잡고 웃었지요. 호기심으로 반짝이던 커다란 눈의 아이들을 그려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다만 배고픔에 그 눈빛을 잃지 않길 소망합니다.  

 

 

 

*찍힌 유승민

 

대통령이 찍어낸 사람,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사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입니다. ‘배신의 정치 심판같은 날 선 대통령의 말씀에 집권당의 원내대표가 자리에서 쫓겨났지요. 권력의 작동방식을 무섭게 놀랍게 안타깝게 지켜봤었습니다.

 

 

 

*농구 대통령 허재와 아들 허훈

 

농구 대통령, 농구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던 허재 전 KCC 감독이 이제 농구선수 허훈(연세대)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농구 잘하는 아들 덕에 카메라 앞에 같이 선 것이지요. 농구 판에서 늘 주인공이었던 아빠가 이날은 조연이었습니다. 다소 까칠할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말을 건넨 허재 전 감독은 나긋나긋 수줍은 듯 제게 최선의 예의를 갖췄습니다. 막내 아들을 위한 인터뷰 자리에서 그는 그저 아빠였습니다.

 

 

*남은 물건으로 만난 10명의 아이들

 

10월 말쯤 문득,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아이들이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수능시험을 치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고당시 단원고 2학년 1반부터 10반까지 각 한 명씩 10명의 아이들의 남겨진 물건을 찍었습니다. 아이들의 추억과 꿈이 담긴 물건은 여전히 책상 위에, 책꽂이에, 진열장에 남아있었습니다.

 

 

*‘다섯손가락이두헌

 

계산해보니 저의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될 무렵 즈음인데 당시 그룹 다섯손가락의 노래를 참 많이 따라 불렀습니다. 지금도 새벽기차이층에서 본 거리같은 노래의 가사를 거의 기억합니다. 카세트 플레이어에 테이프를 넣고 듣고 또 들었었지요. 오토리버스 기능이 있던 카세트라 듣다 잠들면 밤새 노래가 반복되곤 했지요. 어릴 적 추억을 고스란히 돋게 하는 이두헌의 다섯손가락이 데뷔 30주년이 되었답니다. 제게도 그렇게 30년 세월이 흘렀네요.

 

 

2015년이 갑니다.

올 한 해 어떠셨는지요.

이래저래 고생들 많으셨죠?

새해엔 삶의 곳곳에서 기쁨과 희망이 수시로 돋길 소망합니다. ^^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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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국회풍경

한편의 정치드라마를 본 것 같습니다.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은 곳이 국회지요. 국회 출입 사진기자인지라 매일 펼쳐지는 드라마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은 무엇인지를 포착하려 애썼습니다.

 

메르스의 위기가 절정에 이를 무렵 해외출장을 갔다가 10여일 지나 돌아온 626, 신문 1면은 메르스가 아니라 배신의 정치, 심판해야...”라는 제목에다가 굳은 표정으로 발언하는 박 대통령의 사진이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은 그렇게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한 것이지요.

 

배신자로 낙인찍힌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다음날 대통령에 진심으로 죄송하다. 마음 푸시고 마음 열어주시길 기대한다며 몸을 바짝 낮췄습니다. 메르스로 수세에 몰린 박 대통령이 정치적 공세로 국면을 전환시킨 것도 극적이며 대통령에게 사과하며 고개를 숙인 유 원내대표의 모습도 드라마적이라 생각했습니다

 

 

새누리당 최고위 회의 때마다 친박(친 박근혜)계 최고위원 등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종용합니다. 특히 김태호 최고위원은 회의장 바로 옆자리에 앉아 대놓고 사퇴를 촉구합니다. 유 원내대표의 표정은 덤덤했습니다. 심경이 복잡하고 화도 났을 테지요. 국회법 개정안이 '유승민 사태'의 원인이었다면 개정안에 합의했던 최고위원을 비롯한 지도부가 함께 감당해야 할 문제일 텐데 유승민 한사람을 희생양으로 삼아 못 잡아먹어 안달인 것이 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정치드라마에 대한 이해부족이겠지요. 유 원내대표를 지키려는 비박계의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긴장이 계속되면서 드라마는 절정을 향해 달려갑니다

 

 

김태호 최고위원이 2일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콩가루 집안 잘 되는 것 못 봤다며 유 원내대표의 결단을 다시 공개적으로 요구했고, 이에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이해가 안 된다. 너무하다며 김 최고위원에 반발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이 재차 사퇴를 촉구하려들자, 김무성 대표가 그만해. 회의 끝내하고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떠났습니다. 대표 뒤에서 김 최고위원이 대표님, 이렇게 할 수 있습니까?”하고 소리 질렀습니다. 이 장면이 유승민 사태의 클라이맥스가 아니었을까요.

 

 

새누리당은 6일 예상대로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 재의 투표를 거부하며 대통령의 심기를 선택했습니다. 이틀 뒤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하는 의원총회를 열었습니다. 의총에서 사퇴권고가 결정되자, 유 원내대표는 즉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사퇴의 변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습니다. 지난 2008년 뜨거웠던 촛불이 떠올랐습니다.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지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을 계속 가겠다는 대목은 후속편을 기대하라는 말처럼 들리더군요.

 

 

대통령과 여당 원내대표의 갈등에서 많은 이들이 원내대표가 버텨줬으면하고 바랐습니다. 드라마에서 강자에 맞서는 상대적 약자인 주인공의 모습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곤 하는 것이지요. 이번 드라마는 강자의 뜻대로 된 모양새지만 결말이 주인공에게 비극이었다라고 말하는 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의 분노 발언이 있었던 지난 달 25일부터 유 원내대표가 사퇴한 8일까지 회사 사진데스크에서 유승민을 키워드로 넣고 사진을 검색해 봤습니다. 370장의 마감된 사진이 검색 됐습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정치에 발을 담근 지난 16년 동안 마감된 그의 사진 중 지난 10여 일 동안 생산된 사진의 비중이 절반쯤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하튼 극적이라는 면에서 정치를 드라마라고 한다면 자신의 정치적 이미지를 만들고 관리하는 정치인은 배우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 삶도 다분히 정치적이며 어느 순간 '나는 연기에 몰입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고 자문할 때가 있습니다. ^^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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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 중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 보수단체는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와 약속에 공감한다"며 한 일간지에 광고까지 실었습니다. 여간해선 볼 수 없는 대통령의 '눈물'에서 진정성을 읽었기 때문일까요. 또 다른 쪽에서는 똑같은 눈물을 악어의 눈물로 폄하하며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합니다. 사고 수습과정과 급히 쏟아낸 대책을 보며 신뢰를 줄 수 없다는 얘기지요.

 

요즘 정치인들의 눈물 사진이 자주 눈에 띕니다. 선거의 계절이기 때문일까요. 여하튼 이 사진들을 기억하는 것은 눈물 사진이 주목도가 높고, 신문지면에도 잘 반영되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눈물에 약해지는 건 대한민국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겠지요.

 

정치인의 눈물에는 타이밍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울어야 될 때 잘 우는 것도 정치감 내지는 역량이 아닐까 합니다. 울컥 눈물이 솟아도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져 울지, 말지를 고민하는 직업병이 정치인에게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의도한 눈물을 적재적소에서 흘릴 수 있다면 거의 배우의 내공입니다. 배우들이 화낼지 모르지만 정치와 연기의 공통점이 많은 듯 합니다. 한편, 진심으로 울어도 그 진의를 의심받는다면 참 억울할 것도 같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정치인이기에 감당해야하는 운명입니다.

 

거의 모든 종합일간지들이 20일자 신문 1면에 대통령의 눈물 사진을 게재하였습니다. 각 신문의 1 제목이나 기사를 읽고 다시 사진을 바라보면 같은 사진이지만 같은 메시지를 던지지는 않습니다. 말과 행동에 이런저런 계산이 있을 수밖에 없는 대통령이겠지만, 큰 슬픔을 당한 국민들과 앞뒤 잴 것 없이 부둥켜안고 펑펑 울 수 있는 대통령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함께 흘리는 눈물은 '공감'의 다른 말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대통령은 앞으로 '그 눈물'의 진정성을 증명해 보여야 할 큰 숙제를 떠안았습니다.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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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

국정원 정치·선거 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에서 배제된 윤석열 전 팀장이 국정감사에서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음날 사진기자의 카메라가 향할 대상은 자명합니다. 

 

다음날 황교안 장관은 청와대 국무회의에 참석했고 23일자 경향신문 1면을 포함해 몇몇 신문이 박근혜 대통령 뒤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황 장관의 사진을 게재 했습니다. 전날밤 청와대에서 이 사진을 다른 사진으로 교체해 달라고 했다더군요. 사진 앵글 왼쪽에 있는 박 대통령의 얼굴이 아웃포커스됐다는 이유였습니다.

 

사진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파문이 커지는 국정현안에 침묵하는 대통령과 수사 외압 의혹에 함구하는 황 장관을 한 컷에 잘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청와대에는 보통 신문사의 고참급 사진기자가 출입합니다. 생각해보면 그 한 컷의 사진은 뉴스에 대한 해석과 기다림 그리고 순간적 포착 등 경험에서 나오는 노하우가 응축된 것이지요황 장관의 표정에 포커스를 맞춘 것은 당연합니다. 한편 산전수전공중전의 경험을 가진 사진기자도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과 황 장관을 둘 다 또렷하게 찍을 방법은 없습니다. 망원 렌즈의 기계적인 특성이 그러하기 때문이지요.

 

                                                                                                                                                      <청와대사진기자단>

 

사진을 바꿔달라며 청와대가 저자세로 사정을 하는 모양새였을지라도 최고 권력을 쥔 곳의 전화 한 통은 묵직한 압력이 아니겠습니까. 그 밤에 여러 신문사에 전화를 돌렸던 모양입니다. 그럼에도 몇 신문이 교체하지 않고 사진을 썼습니다. 간밤의 요구는 이미 지난 일이 되었습니다만, 이런 경험이 학습이 되고 은연중에 사진에 대한 자기검열이 이뤄진다면 앞으로가 더 끔찍할 것 같습니다. 

 

현안에 둔감하고 사진에 민감한 청와대의 모습이 씁쓸합니다.

대통령의 모습이 아웃포커스 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 정부가 침묵으로 포커스아웃 시키는 것들이 문제가 아닐까요.

 

yoo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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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이스가이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