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

소심한 저의

신문 1면에 여의도 벚꽃 사진이 실렸습니다. 사진 제목은 “여의도 벚꽃대궐…오늘부터 윤중로 보행통제” 뒤 이은 사진설명의 첫 문장은 “서울 여의도 윤중로를 찾은 시민들이…”로 시작합니다. 마지막 바이라인 “강윤중 기자.” 네, 맞아요. 바로 접니다. ‘윤중’이라는 그리 흔하지도 않은 단어가 두세 줄 되는 글에 세 번씩이나 등장하니 좀 낯설다가 민망해지기까지 하더군요. 윤중로를 검색하면 ‘여의서로’로 뜹니다. “여의서로의 일부 구간”이라는 설명도 있지만 어쨌든 “여의서로를 찾은 시민들이…”로 시작되어야 하는 사진설명이지요. 그럼에도 사람들 입에 붙어 익숙한 ‘여의도 윤중로 벚꽃’이 계속 쓰이고 있는 겁니다. 사실, 사진설명을 쓸 때 멈칫했습니다. 여의서로로 써야할까. 하지만 윤중로로 쓰기로 했습니다. 다들..

사진이야기 2021.03.31

불빛빌딩과 물빛광장

열대야 사진을 찍는 명소가 있습니다. 여름에 빼먹지 않고 한 번은 찾는 곳입니다. 여의도 한강변의 '물빛광장'이지요. 폭염의 기운이 그대로 남은 광장의 물가에서 해 지기를 기다립니다. 열대‘야’이므로 밤 분위기는 나야지요. 출근 때 반바지를 챙기지 못한 걸 후회했습니다. 땀에 들러붙은 청바지에 두 대의 카메라를 어깨에 멘 제 모습은 지나며 마주치는 이들을 더 덥게 만들고 있는 것이 분명했지요. 해가 저물기까지 제법 긴 시간. ‘치맥’을 잠시 떠올렸습니다만, 근무 중이라는 이유보다 혼자 앉아 먹는 청승승이 싫어 시도하지 못했습니다. 오후8시. 조금 어둑해졌고 셔터를 누릅니다. 매시 정각에 뿜어져 나온다고 써 있는 분수를 기다렸는데 안 나오더군요. 관리직원이 휴가 갔거나, 이 더위에 뭔가 문제가 생겼으리라 ..

사진이야기 2019.08.09